김신규 기자2019-02-20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한국을 향한 자신의 외교적 접근에 반대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정적들을 추방하거나 투옥, 또는 처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월 1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탈북민 단체인 ‘북한전략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북한의 부유한 엘리트층 50∼70명을 숙청하고 그들의 재산을 몰수했다고 전했다. 보고서 등에 따르면 작년 말 시작된 숙청 작업은 북한 기득권층이 모은 외화 몰수에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진행됐으며, 이를 통해 현재까지 수백만 달러를 거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WSJ는 북한의 반부패 슬로건을 내건 이 작업은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하에서 반대파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김정은 정권의 재정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미 안보 전문가들과 한국의 전직 정보 관리들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또 이 숙청은 대북 제재로 수출이나 국제 금융망 접근이 막히면서 전통적인 외화 획득이 어렵게 되자 기득권층을 숙청한 후 자산 몰수로 필요한 재정을 보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봉 전 국가정보원 실장은 “이번 숙청에서 많은 경우는 돈과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숙청에는 김 위원장의 선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손을 대지 못했던 북한 호위사령부가 포함된 것이 가장 눈길을 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호위사령부 고위 간부들이 지난해 말 수만 달러 상당의 비자금을 운용한 혐의로 숙청됐다는 것이다. 호위사령부의 비리가 적발된 후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북한전략센터는 2011년 김 위원장 집권 후 모두 400여명이 숙청됐다고 밝혔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숙청 작업이 북한의 정치적 위기를 보여주는 증거는 아니라면서 김 위원장의 장악력이 여전히 단단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북 제재의 여파로 가까운 미래에 김 위원장이 외화를 절실히 필요로 하게 될 것으로 이들은 예상했다. 이와 별도로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수의 최고위 외교관들을 숙청하거나 교체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참모들로 대미 협상팀을 새로 꾸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0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발 기사에서 한성렬 전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이 미국을 위해 스파이 행위를 하고 돈을 챙긴 혐의로 숙청됐다고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의 북한 전문가 마이크 매든은 2명의 북한 소식통으로부터 “한성렬은 간첩 혐의를 받고 있으며 작년 7월 이후 사라진 상태”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도 한 전 부상이 노동교화소에 수용됐거나 아니면 이미 처형을 당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전 부상은 2013년 귀국 전까지 여러 해 동안 이른바 ‘뉴욕 채널’을 담당한 대표적인 대미 외교통으로 지난해 2월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한 이후 자취를 감췄다. 통일부도 지난달 발간된 북한 인명록에서 그의 이름을 지웠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신 4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를 대미특별대표로 임명하는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신진급 외교관을 대미 협상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국 정부 관리는 로이터에 “북한의 많은 외교관이 부유한 자본주의 국가들에서의 경험 탓에 이념적 충성을 의심받고 있다”며 “김혁철도 직업 외교관이기는 하지만 충성 테스트를 통과해 북미 협상의 포인트맨이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신규 기자2019-02-19

세계의 시선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베트남으로 쏠리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던질 비핵화 카드가 관심사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최근 비핵화의 대가로 제재 완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공식 언급하고 있으며 이에 화답할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가 주목된다.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의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뤘지만, 북미의 합의 이행이 반년 넘게 시간만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과 회의감이 커가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이번 회담에서는 이를 불식시킬 실질적인 조치를 내놓아야 하는 형국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지난해 남북 정상이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에서 핵 개발의 상징인 영변 핵시설 폐기와 사찰·검증,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사찰·검증, 동창리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장 폐기와 사찰·검증을 약속했다. '상응조치'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든 비핵화의 구체적인 조치를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했다는 것은 미국의 상응조치만 있으면 충분히 실행 가능함을 예상케 한다. 영변 핵시설의 경우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갖추고 원자로뿐 아니라 방사화학실험실과 동위원소 생산가공연구소 등 390개 이상의 방대한 실험 및 연구시설을 갖춘 핵 개발의 산실이다. 2010년 미 스탠퍼드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 분리기 1,000여기를 갖춘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을 직접 목격한 바 있다. 현재는 우라늄 농축시설의 규모가 배로 확장됐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나아가 김 위원장이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좀 더 파격적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달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태연구소 주최 강연에서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해체와 파괴를 약속했다"며 "단순히 영변에 있는 핵시설 이외에도 플루토늄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을 때라고 한정했다"며 "추가로"가 중요한 의미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2차 정상회담이 두 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주 중 베트남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비건-김혁철 실무회담에서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가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영변 핵시설 폐기와 검증뿐 아니라 추가적인 조치 등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한 결단은 북미 정상의 만남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상부 눈치 보기'에 익숙한 고위급 실무자들이 핵 폐기 조치를 결정하기 어려울뿐더러, 상대방과 직접 대화를 통해 최종 결심을 굳히는 김정은 위원장의 특성 때문이다. 남북 정상의 합의문인 지난해 4월 '판문점 선언'에 "완전한 비핵화" 문구를 넣은 것도, 9월 평양공동선언의 핵시설 폐기·검증 관련 내용 역시 김 위원장이 고위급 실무자들을 제쳐둔 채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 직후 결단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이번에도 김 위원장은 정상 간 대화 과정에서 미국의 진정성 있는 상응조치를 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영변 핵시설의 완전 폐기와 검증 등 구체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선물'을 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월 13일 한반도 평화를 향한 김 위원장의 "장점은 파격적이고 속전속결식의 공세전"이라며 "기성의 관념과 뿌리 깊은 적대의식을 불사르는 과감하고 새로운 투쟁방식의 연속"이라고 평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결단을 끌어내려면 미국이 어떤 상응조치를 내놓을지도 중요한 변수다. 비핵화를 통해 북미 관계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경제성장을 이루려는 김 위원장의 구상과 지도력에 힘을 실어주려면 핵 대신 얻어가는 것이 있어야만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당장 김정은 위원장이 '핵·경제병진' 대신 경제성장 집중 노선을 선언하고 내년이 시한인 국가발전 5개년계획을 제시한 상황에서 기득권과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눈에 띄는 대가가 있어야만 김 위원장의 결단이 명분과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북미 비핵화 협상 이후 북한 기득권층과 주민들 사이에는 핵 포기에 대해 우려와 불안, 회의론이 큰 데다 김 위원장의 실제 의지인지 여부를 믿을 수 없어 입에 올리기조차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이 지난 13일 재외동포의 이름을 빌려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의 당위성을 이례적으로 조목조목 상세히 설명하며 설득에 나선 것도 이런 여론을 고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신문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전차를 묶은 매듭을 칼로 내려쳐 끊었다는 '고르디우스의 매듭'(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풀어내는 묘수를 의미)에 비유하는가 하면,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의 "개척자·선구자"가 되려는 것이 김 위원장의 "드팀 없는 신념"이라고 역설했다.

김신규 기자2019-02-18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행과 관련해 어떤 방식이 이용될지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일성·김정일 등 북한 역대 지도자들은 전통적으로 기차를 애용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항공기도 꺼리지 않아서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어떤 이동 수단을 이용할지에 대해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18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수백 명의 대규모 수행단을 이끌고 베트남까지 갈 수 있는 방식은 전용기와 중국 항공기 임차 그리고 전용 열차 이용 등 3가지다. 현재로선 김 위원장이 자신의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타고 직접 하노이까지 날아가는 방법이 유력하다.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 중형기를 개조한 것으로,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해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비행에 문제가 없다.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운항 거리는 1차 북미회담 장소였던 싱가포르까지 4,700㎞의 절반 수준인 2,760여㎞에 불과하다. 김 위원장은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안전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참매 1호에 타지는 않았다. 그러나 참매 1호는 당시 북한 수행단 등을 태우고 싱가포르까지 이상 없이 왕복 운항을 해내며 장거리 노하우를 축적한 바 있다.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 국빈 방문까지 할 경우 ‘정상 국가’ 이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에 임차하기보다는 전용기 편으로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회담과 마찬가지로 중국 지도부 전용기를 빌려 가는 방법도 여전히 유효하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초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4차 정상회담을 하면서 비행기 임차 문제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최고 지도자의 안전을 제일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거리 운항 시 안정성이 떨어지는 참매 1호보다는 중국 지도부 항공기를 선호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4차 방중 당시베이징에 도착해 중국 측의 환영을 받고있는 모습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지난 1·4차 방중 당시 김 위원장이 이용한 북한 특별열차를 타고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廣州) 등을 거쳐 하노이까지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방법상 가장 안전 하지만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가는데 사흘 가까이 걸리는 데다 중국 내 경비와 교통 통제 등 번거로운 절차가 너무 많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베이징 소식통은 “현재로선 김 위원장이 참매 1호를 타고 가는 방안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면서 “또다시 중국 항공기를 빌리는 것은 사실상 중국의 보호를 받는다는 것을 천명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소식통에 의하면 “평양에서 하노이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북한 체제 특성상 김 위원장이 오래 자리를 비우기도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인경 기자2019-02-17

오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의전에 관련한 실무협상이 이번주 개최된다. 이 때 합의문에 담길 구체적인 사항들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 D-9, 의전 등준비 본격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흘 여 앞둔 가운데, 양국 특별대표가 이번주 구체적인 합의사항과 의전에 관련한 실무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오는 20일을 전후해 하노이에서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는 오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정상회담에서 지난해 6월 첫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등의 합의사항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외교 소식통은 17일 "합의문 내용은 현재 백지에 가깝다"고 말했다. 합의문 내용을 어떻게 채울지는 이번 실무협상 결과에 달렸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핵심 의제는 북한 측의 영변 핵시설 폐기, 검증과 이에 대한 미국 측의 상응 조치다. 현재로서는 낙관적 평가와 비관적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낙관적 측면은 북한이 상응조치로 요구해 온 '제재 완화'에 대해 미국이 유연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이러한 결정을 하는 것은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그간 '제재 완화'에 대해 비핵화 이전까지는 안 된다고 선을 그어왔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전향적인 발언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비핵화 결단을 끌어내기 위한 당근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제재 완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지 않으면 이번 회담에서도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북한이 어느 정도의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 제재 완화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제재 완화가 유일하게 남은 대북 압박카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영변 핵시설에 더해 영변 외의 우라늄 농축시설 등에 대해서도 신고·검증을 통한 폐기에 나서야 제재 완화가 검토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제재 완화의 대상으로는 개성공단 사업이나 금강산관광 재개가 1순위로 꼽힌다. 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따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된 대북 정유제품 공급 상한선을 올리는 방안도 일부에서 거론된다. 하지만 실제 이런 사항들이 상응조치로 거론된다 해도 북한이 모든 핵시설의 폐기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실무협상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대표기 지난 8일 평양에서 돌아온 직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후속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지난주에는 비핵화-상응조치의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북측이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아 후속 협상이 다소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담판에 사실상 결과를 맡겨두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한다. 다만, 미국이 '제재 완화'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내비치면서 북한도 보다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릴 가능성이 종전에 비해 커졌다는 기대도 여전히 존재한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현재핵과 미래핵에 해당하는 모든 핵시설에 대한 폐기 이행계획과 이미 생산한 핵분열물질과 핵무기 등 과거핵에 대한 폐기 의지가 합의문에 담길 가능성이 있다"며 "핵시설 폐기의 상응조치로 미국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제시하고, 합의문에 담기지는 않더라도 안보리 차원의 유류 공급 상한선 완화와 일부 남북 경협사업도 패키지로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혜정 기자2019-02-15

로힝야 난민 문제가 발생한지 1년 6개월이 넘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과 학살, 극심한 박해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가 보고서로 만들어졌다. 보고서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이웃 국가 방글라데시로 국경을 넘어와 난민촌을 꾸린 로힝야 피해자들의 심층 인터뷰 내용이 토대다. 그 누구보다 정의가 실현되길 바란다고 호소하는 로힝야들의 간절함과 애통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5개 마을주민 진술로 확인된 사망자만 1,265명 2017년 8월 25일, 로힝야족 반군 단체인 '로힝야 구원군(ARSA)'은 미얀마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했다. 그 뒤 미얀마 정부는 즉각 반격에 나섰고 이는 민간인들이 사는 로힝야 마을 400여 곳에서 집단학살과 방화, 강간, 약탈로 이어졌다. 당시 두 달간 9,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72만 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이곳에서 난민촌을 꾸린 로힝야 피해자들은 아직까지도 고향으로 돌아갈 희망도 없이 고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는 2017년부터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캠프에 거주하는 로힝야족 조사관 6~10명과 함께 로힝야들 출신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로힝야족 총 780여 명과 인터뷰를 가졌으며 총 15개 마을의 '로힝야 학살보고서'를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제작해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주요 일간지는 이 보고서를 "학살 피해자이자 목격자인 로힝야 난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로힝야족 탄압 실태를 정리하고 분석한 세계 최초의 보고서"라고 밝혔다. 그 중 지난해 12월 5개 마을 출신 203여 명의 로힝야족들의 학살 피해 상황이 통계화된 보고서가 먼저 발표됐다. △뚤라똘리 마을 △돈팩 마을 △인딘 마을 △춧핀 마을 △쿠텐콱 마을의 피해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난민들의 증언으로만 확인된 전체 사망자 수는 5개 마을에서 총 1,265명이다. 각 마을 별로 80% 이상의 주민들은 직계가족의 사망을 경험했고, 학살 피해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힝야에 대한 학살이 가장 대규모로 벌어진 곳은 뚤라똘리 마을이었다. 라카인 주 북부의 마웅도 지역에 위치한 이 마을에서 2017년 8월 30일 오전 아기들이 불구덩이에 던져지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미얀마군은 5~6명씩 여성들을 민가로 끌고가 성폭행을 저질렀다. 아디는 이에 "미얀마 군부가 주도한 군사작전 중 최악의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 상 수치로 보면 뚤라똘리 마을에서만 사망자는 451명이다. 여성이 248명, 18세 이하 청소년과 아동은 251명이다. 이중 10세 이하 아동이 169명으로 전체 사망자 중 37%를 차지했다. △돈팩 마을이 158명 △인딘 마을 147명 △춧핀마을 361명 △쿠텐콱 마을 148명으로 뒤를 잇는다. 이 역시 최소 추산치 사망자 수에 불과하다. 인터뷰에 응한 로힝야 피해자들은 국제사회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정의를 원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뚤라똘리의 마을 출신 30대 여성은 "내가 살던 집과 정의를 되찾고 싶다. 왜 이런 폭행을 당해야만 했고 미얀마 정부는 왜 우리를 죽였을까"라며 "국제사회의 정의를 원한다"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남성은 "내 부모를 죽이고 아내와 여동생을 성폭행하며 집을 불태우고, 재산까지 빼앗아간 데 대한 정의를 원한다"라고 호소했다. 로힝야학살보고서 내년 완성하고 ICC에 제출 이같이 780여 명의 로힝야 난민 인터뷰가 담긴 보고서는 학살 증거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출될 예정이다.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를 상대로 저지른 학살을 기소할 증거자료로 마련한 것이다. 로힝야족이기도 한 조사관들은 학살을 직접 경험한 만큼 조사과정 중 눈물을 감출 수 없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조사관 아자쟈 씨는 "인터뷰를 할 때 로힝야족으로서 이 땅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며 "무슬림으로 태어나 자라면서 잔혹한 상황을 수없이 마주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난민캠프 내에서 조사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방글라데시 정부의 규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관들은 로힝야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끝까지 조사를 이어갔다. 아자쟈 씨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캠프 내에서 광범위한 학살 조사를 허가하지 않아 두려움을 느끼며 조사하는 일에 임했다"며 "우리가 직접 수집한 로힝야 생존자들의 증거와 증언을 국제사회가 받아들이길 바란다. 반인류적 범죄와 집단학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정부는 이들의 귀환을 협의 중이나, 신변 안전과 시민권 보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로힝야 난민들이 외치는 정의가 언제 이뤄질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련 기자2019-02-15

과거 혹인을 조롱하는데 사용된 '흑인가면'을 연상하게 하는 제품으로 물의를 빚은 이탈리아 명품 패션 업체 프라다가 다양성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구찌·케이티페리도 논란 일자 사과 발표 AP통신에 따르면 프라다는 다양성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아프리카 미술 작가 티에스터 게이츠와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인 '미투'의 기수로 꼽히는 영화감독 에바 두버네이를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프라다 측은 사내와 패션업계에서 유색인종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다양성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프라다의 흑인 인형 악세서리가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데 따른 것이다. 프라다는 지난 연말 검은 얼굴과 붉은 입술을 과장한 신제품 악세서리를 출시했다. 550 달러, 우리돈 약 62만원에 달하는 이 제품은 19세기 백인극에서 흑인 노예를 조롱하기 위해 사용한 흑인 가면을 연상시킨다는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프라다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혐오한다고 사과하고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나 구찌가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 신제품을 내놨다가 흑인 비하 논란에 휘말려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신발 브랜드인 케이티 페이의 제품도 물의를 일으키는 등 인종차별 문제가 패션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라 있는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는 흑인 디자이너를 고용할 때까지 프라다와 구찌제품을 입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프라다의 CEO 겸 수석 디자이너인 미우치아 프라다는 "다양한 인재를 채용하고 양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패션 산업 내 유색인종의 목소리를 강화하고 패션계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성위원회를 맡은 티에스터 게이츠는 "프라다와 함께 일하게 돼 기쁘다"며 자신의 역할이 광범위한 문화적 소통에서 빠져있는 유색인종의 목소리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찌의 제품이 흑인 비하 논란에 휩싸이자 구찌는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김주련 기자2019-02-14

일본 각지의 동성커플 13쌍이 발렌타인데이에 맞춰 "동성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인당 100만엔 배상 요구해 원고는 남성 커플 8쌍, 여성 커플 5쌍으로 이뤄진 원고측은 동성간 결혼을 금지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결혼의 자유'와 '법 아래 평등' 등의 권리를 침해한다면서 1인당 100만엔의 배상을 요구했다. 소송은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삿포로 등 4개 지역 지방재판소에서 제기됐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더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발렌타인데이인 14일을 제소일로 잡았다. 일본 헌법 24조는 '혼인은 양성의 합의로서만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일관되게 "이 조문은 동성 커플의 혼인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원고측 변호인단은 "헌법 조문은 강제적인 결혼을 막기 위한 의도"라며 "동성혼을 금지하는 내용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일본 법무성은 "아직 소장을 받아보지 못해서 코멘트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에서는 2015년 이후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동성 커플을 인정하는 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도쿄 시부야구와 세타가야구, 오사카시와 나하시 등 전국의 11개 지방자치단체가 '파트너십제도'로 불리는 이 방안을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이 없어 상솓과 세제상 우대 등 배우자로서의 법적 권리를 인정받지는 못한다.

김주련 기자2019-02-14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자국 여성의 해외 이동을 실시간 감시, 통제할 수 있는 앱을 구글과 애플 온라인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한 사실이 밝혀져 인권단체와 미국 정치인 등이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남성이 앱 통해 여성 가족의 해외여행 통제 사우디 내무부의 행정서비스 제공 무료 어플 '앱셔(Absher)'는 지난 2015년 중순 출시돼 구글플레이와 애플 아이튠즈를 통해 수백만 차례 다운로드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어플에는 남성이 아내와 딸, 여성 형제의 해외여행을 허가하거나 철회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특히 여성 가족이 공항에서 여권을 사용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문자를 보내주는 알람기능이 탑제돼 있다. 사우디 여성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남성 가족 후견인'이 있어야 하고, 후견인의 허락 없이는 결혼은 물론 여권 발급과 해외여행도 할 수 없다. 후견인은 앱셔 어플을 통해 여성 가족이 해외여행을 몇 차례,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어느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지도 설정할 수 있다. 한 사우디 여성은 아버지 휴대전화의 앱셔 어플에 몰래 접속해 자신의 해외여행을 허가한 뒤 몰래 호주로 떠날 수 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관련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휴먼라이츠워치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 어플이 여성들을 억압하고 반인권적이라고 비판했다. 앱셔 어플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이달 11일 론 와이든 미국 상원의원이 팀쿡 애플 CEO와 선다 피차이 구글 CEO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미국 기업이 사우디 정부의 가부장제를 가능하게 하거나 용이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앱 퇴출을 요구하면서다. 와이든 의원은 "애플과 구글은 사우디 남성들이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가족들을 통제하고 그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팀쿡은 미국 공영라디오 NPR인터뷰에서 앱셔 어플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들어본 적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분명히 살펴볼 것"이라고 답했다.

김신규 기자2019-02-13

음력 설도 지난 2월 중순 남과 북이 ‘다소 늦은’ 새해맞이를 함께하며 다양한 계층·부문에서의 교류확대를 다짐했다. 올해 첫 남북 민간교류 행사인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이 음력 설이 지난 지 꼭 일주일이 되는 지난 2월 12일 개최돼 13일까지 북측의 금강산에서 계속됐다. 남측에서는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의장, 김희중 대주교 겸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지은희 시민평화포럼 고문,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 의장 등 200여명이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박명철 6·15 북측위 위원장, 김영대 북측 민화협 회장, 강지영 조선가톨릭중앙협회 위원장, 양철식 민화협 부위원장, 김철웅 민화협 중앙위원 등 100여명이, 해외측에서는 손형근 6·15해외측위원회 상임대표 의장, 김광일 6·15대양주지역위원장 등 15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첫날 열린 대표자대회에서 ‘8천만 겨레에 보내는 호소문’을 채택하고 남북 정상이 판문점선언을 한 지난해 4월 27일부터 9월 평양공동선언이 나온 9월 19일까지를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활동기간’으로 지정하고 남과 북, 해외에서 선언 이행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새로운 남북관계 발전을 지지하고 남북 사이의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활성화하며, 평화와 통일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나가자고 주장했다. 남북 양측이 채택한 호소문은 원론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합의에 이르기까지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됐다. 남측은 호소문에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문구 삽입을 제안했지만, 북측이 그 문제는 ‘남북 정상’이 다룰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대표단 회의가 예정보다 1시간을 초과됐으며 오후 대표자대회를 비롯해 부문별 상봉모임과 만찬연회가 1시간씩 뒤로 밀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부문별 상봉회의는 수정봉식당, 별금강식당, 금강산호텔 등지에서 6·15 남북해외측, 시민·학술·문화·언론, 여성, 노동, 교육, 종교, 청년·학생 등 7개 분야로 나눠 이뤄졌다. 각계각층을 대표해 참여한 남측과 북측 인사들은 이 자리에서 다양한 교류·협력 활동을 제안했으며, 앞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논의를 확대해 나가자고 약속했다. 첫날 오후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에서는 환영만찬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희중 대주교, 강지영 위원장, 김광일 위원장이 순서대로 연설한 뒤 포도즙을 발효해 만든 ‘인풍술’로 건배를 제의했다. 이후 이어진 건배사는 보수정당에서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방북한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군)이 맡아 눈길을 끌었다. 황 의원은 “분단의 아픔과 평화·통일의 희망을 안고 사는 휴전선에 지역구를 뒀다”면서 “동해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평화통일번영의 기운이 온 겨레에게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측과 북측은 이틀째인 13일 오전 해금강에 모여 ‘새해 소원’으로 “남북공동선언 실천으로 평화번영을 이룩하자”고 빌었으며 금강산 4대 명찰로 불리는 신계사를 돌아봤다.

김주련 기자2019-02-13

올해는 2.8 독립선언과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출범 100주년을 맞는 해다. 하지만 조국을 위해 몸바쳐 독립운동에 앞장섰지만, 서훈등급이 낮은 독립열사에 대해 서훈을 격상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서훈 등급 위해선 법 개정 필요"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몸 바쳐 싸운 선조 중 특히 3.1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사람이 있다. 바로 유관순 열사다. 유관순 열사는 이화학당 동문들과 결사대를 조직하고 3.1만세 운동에 동참했다. 이후 고향 천안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했고, 18세의 나이로 순국할 때까지 옥중에서도 만세를 부른 애국지사다. 유관순 열사는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해 유관순 열사의 서훈 등급 상향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업적 재평가 여론이 일고 있다. 유관순 열사가 받은 건국훈장 독립장은 5등급 중 3등급이다. 현행 상훈법상 건국훈장은 공적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눠진다. 유 열사는 1962년 포상 당시 활동 내용과 순국, 독립운동사에 끼친 영향을 종합해 건국훈장 3등급인 독립장을 받았다는 것이 국가보훈처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유 열사의 서훈을 안중근 의사 등이 받은 1등급(대한민국장)이나 신채호 선생이 받은 2등급(대통령장)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2월 친일행위가 인정돼 서훈이 박탈된 동아일보 창업자 김성수가 2등급에 추서됐었는데, 유 열사의 서훈이 3등급이라는 것은 공적과 상징성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기존 상훈법은 한번 결정된 등급을 재논의할 수 없게 돼있다. 결국 유관순 열사의 서훈 등급 상향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 것. 이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한편 유관순 열사의 고향인 충청남도는 올해 3.1운동 및 임시정부 관련 주요 인사 업적 재조명을 추진하고, 유관순 열사의 서훈 등급 격상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열사의 서훈 등급이 상향 조정될 수 있을지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상경 기자2019-02-12

1년여 전 강원도 평창에선 우리나라 역사상 첫 동계올림픽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역대 가장 성공한 올림픽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화려한 빛 뒤에는 그림자가 따르는 법. 막대한 혈세를 쏟아 부은 시설들이 무용지물로 전락하면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성공 개최에 가려진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은 과제들을 짚어봤다. '애물단지' 전락 경기장, 딜레마 언제까지 평창올림픽 1주년을 맞아 다양한 축하 행사가 펼쳐졌다. 평창과 강릉 곳곳에 올림픽기와 참가국 깃발들이 펄럭이고 찬사도 잇따랐다. 한반도 정세는 올림픽 전후로 완전히 달라졌다. 갈등과 전쟁위협으로 가득했던 상황에서 평화 시대를 맞은 전환점이 된 것이다. 올림픽이 추구하는 진정한 정신을 가장 완벽하게 실천한 대회라고 평가 받는 이유다. 이런 찬사 속에도 올림픽은 씁쓸한 과제를 남겼다. 현재 강원도와 평창은 경기시설 사후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경기시설 활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수천억 원을 들여 건설한 경기시설 상당수가 유지관리 비용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올림픽경기장 총 13곳에 들어간 예산은 총 8,680억 원에 달한다. 이중 새로 지은 슬라이딩센터나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는 일반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전문 경기장들이라 마땅한 활용방안도 없이 방치돼왔다. 전체 13개 경기장 가운데 8곳이 이 같이 완전히 방치됐거나 단순 행사장으로 간혹 쓰일 뿐, 운영수익을 내지 못하며 유지관리비만 줄줄 새고 있는 형편이다. 개·폐회식이 열렸던 메인 스타디움은 1년이 지난 지금엔 허허벌판이 됐다. 1,100억 원을 투입해 지은 슬라이딩 센터는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딴 영광의 무대였으나 얼음도 없이 콘크리트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무결점 경기장'이란 찬사까지 받았지만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폐쇄 조치됐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도 방치되긴 매한가지다. 무려 1,261억 원의 건설비가 투입됐지만 운영수익은 전무한 실정이다. 2,000억 원이 든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은 갈등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존치와 복원을 놓고 정부와 지자체, 지역주민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바람에 시설 관리조차 손을 놓은 상태다. 당초 벌목과산사태 등의 우려로 생태복원을 전제로 건설됐지만 강원도와 정선군이 곤돌라와 운영도로 등을 올림픽 레거시로서 남겨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존폐논란이 불거졌다. 그사이 관리 주체가 없는 시설은 유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흉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개최도시의 재정 압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한국산업전략연구원의 적자분 분석 결과, 경기장 별로 연간 10억 원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마저도 경기장이 정상 운영된다는 가정하에 산출된 비용이다. 김형익 강릉상의회장은 "재정적인 문제는 물론 올림픽 뒷감당까지 지역이 떠안고 있는 형편"이라며 "문제해결에 적기를 놓친 감이 없진 않지만 이제라도 정부와 정치권, 지역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타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남은 과제들이다. 정부는 뒤늦게 기념재단을 만들어 시설 운영과 관리를 맡기로 했다. 기념재단은 슬라이딩센터 등 경기장 세 곳의 유지·관리를 비롯해 국제올림픽위원회 협력사업, 평창 포럼 등 올림픽 유산 사업을 맡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재단 운영 방식과 재정 지원 규모 등을 뽑기 위해 외부 연구 용역을 추진 중에 있다. 재단 설립은 강원도가 추가 재원을 출연하고 문체부가 용역결과를 반영해 예산을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재단의 주무관청이나 시설 관리운영과 지원 방식 등 아직 정해진 게 없어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일부는 국가대표들이 훈련할 수 있게 하고 훈련비를 받을 예정"이라며 "나머지는 일반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게끔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주련 기자2019-02-12

멕시코 가톨릭계에서 최근 9년간 성추행 혐의가 드러나 150명이 넘는 사제가 파면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성직자 성추문으로 구속되기도" 멕시코 주교 회의는 11일 지난 9년 동안 청소년과 심신이 미약한 성인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로 사제 152명이 파면됐다고 밝혔다. 로헬리오 카브레라 대주교는 "각 교구가 관할 구역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다루기 때문에 멕시코에는 여전히 성직자들의 학대에 관한 정보를 총괄하는 중앙 정보센터가 없다"며 "일부 성직자들은 기소되거나 교도소에 갔다"고 말했다. 최근 가톨릭교회는 사제들의 아동 성 학대 추문이 세계 곳곳에서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과 칠레, 호주 등 세계 주요 지역에서 성직자의 아동 성 학대 의혹이 속속 불거지면서 2013년 즉위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교황은 지난달 26일 제34회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참석차 방문한 파나마시티의 산타 마리아 라 안티과 대성당에서 가톨릭 사제와 수녀, 예비 성직자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교회는 스스로 저지른 죄로 상처받았다"며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 학대에 대해 '끔찍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교황은 이번 달, 미성년자 성추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흘간 이정으로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김신규 기자2019-02-12

올해 첫 남북 민간교류 행사인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이 2월 12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금강산에서 열린다. 불교·개신교·천주교 등 7대 종단 수장들과 시민단체, 양대 노총, 여성·청년·농민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사로 꾸려진 대표단 213명을 비롯해 취재진과 지원인력 등 251명은 육로로 방북에 나섰다. 연대모임 공동대표단장은 남측에서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의장, 김희중 대주교 겸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지은희 시민평화포럼 고문,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이 맡았다. 북측과 해외 측에서는 누가 대표를 맡았는지 밝히지 않았다. 김희중 대주교는 출발에 앞서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주차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고자 고심분투하는 모든 국민을 대신해 이번 기회를 갖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수천 년 동안 함께 살아온 민족이 70여 년간 갈라져 살았는데 하나로 합해 공동번영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충목 상임대표는 "어려움과 제한이 있겠지만 이번 새해맞이 연대모임이 남북 각계각층이 교류하고 협력하는 대통로를 열어내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방북 첫날에는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진행하는 연대모임과 남·북·해외 대표단회의를 시작으로 금강산호텔 등에서 열리는 6·15민족공동위원회 위원장단회의, 남북 민화협·종교계·시민·여성·청년단체 상봉모임 등이 예정돼 있다. 둘째 날 오전에는 해금강에서 해맞이 결의모임을 진행한 뒤 전날 만나지 못한 농민·교육·지역별 상봉모임이 개최되며 그 외 대표단은 금강산 4대 명찰로 꼽히는 신계사를 방문한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각계각층은 북측에 다양한 교류사업을 제안할 계획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신계사 템플스테이를, 조희연 교육감은 교육자 공동학술대회와 학생 예술 활동·스포츠 교류 등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계를 대표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북측 노동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직총)에 '2019년 남북노동자 통일대회' 개최와 업종별 교류방안 의사를 타진하기로 했다. 또 허성무 창원시장은 창원통일마라톤대회와 평양국제마라톤대회 교류를,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올해로 90주년을 맞는 광주학생독립운동 자료교환 및 공동조사를 북측에 각각 제안할 계획이다.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규탄 집회를 하는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이사장은 남측의 일본군 성노예 문제해결 활동 현황을 북측에 설명하고 연대활동을 제안하기로 했다. 북측에는 '조선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연행피해자보상대책위원회'가 있다. 이번 방북에는 더불어민주당 설훈·노웅래, 임종성, 심기준 의원과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 등 현직 의원들과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과 신양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 등 경협사업 관계자들도 동행한다. 민간단체의 방북은 남측 민화협이 지난해 11월 3∼4일 금강산에서 북측 민화협과 함께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민화협 연대 및 상봉대회'를 개최한 이후 3개월 만이다.

최상경 기자2019-02-12

난항을 거듭해온 미·중 무역협상이 다음달 1일로 예정된 타결 시한을 앞두고 11일부터 베이징(北京)에서 재개됐다.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이번 베이징 협상에서 극적인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무역전쟁이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막기 위해 협상 마감 시한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1일 미중 차관급 협상 개시…14일부터 고위급 협상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끄는 차관급 협상단이 선발대 형식으로 11일 오전(현지시간) 베이징에 도착해 중국 측과 통상 현안에 대한 실무 논의에 나섰다. 이어 14일부터 15일까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방중해 류허(劉鶴) 부총리 등과 고위급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미국 측 대표단에 그레그 다우드 USTR 농업부문 협상대표, 데이비드 맬패스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 담당 차관, 길버트 캐플런 상무부 국제통상 담당 차관 등 지난달 말 워싱턴 미·중 고위급 협상 일원들이 대거 동행해 추가 합의를 끌어낼지 주목된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베이징의 무역 협상 재개의 일정과 의제에 대해 "류허 부총리가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오는 14일부터 15일까지 베이징에서 미국 무역 대표단과 중미 고위급 협상을 한다"고 확인했다. 화 대변인은 "양측은 얼마 전 워싱턴 협상을 토대로 공동 관심사에 대해 진일보한 토의를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전세계인들과 마찬가지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30~31일 워싱턴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무역 불균형, 기술 이전, 관세·비관세 장벽 등 폭넓은 의제를 논의했다. 중국은 당시 협상에서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지재권 보호 강화 등을 약속했다. 따라서 이번 베이징 협상에서는 중국의 첨단 기술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와 더불어 화웨이(華爲) 등 중국 기업 문제와 관세 및 비관세 장벽 분야 등을 놓고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이뤄질 전망이다. 중국은 외국인 투자 등 대외 개방을 확대하며 중국 기업 육성책은 관여하지 말라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중국 대표 기술업체인 화웨이 등에 강력한 압박을 가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또한 거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 정·관·재계에 로비를 통해 미·중 무역협상의 조기 타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방위로 피력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지난달 워싱턴 협상에서 중국이 미국산 대두 500만t을 추가로 사들이겠다고 하는 등 미국산 수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미국에 러브콜을 보냈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경제 패권을 다투는 이번 협상에서 한 번에 합의해줄 의사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추가 관세 유예 마감 시한인 내달 1일을 앞두고 미·중 간 개략적인 무역 합의서 초안조차 마련하지 못했다며 양국 간 합의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은 이번 베이징 방문을 통해 협상을 이어가면서 협상 마감 시한을 연장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전화 통화 등을 통해 대화를 이어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오는 6월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이 최종 담판을 지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최대 40%에 이르는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 전쟁을 벌여 중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8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며 큰 타격을 받았다. 미·중 양국 정상은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회동해 '90일 휴전'에 합의한 뒤 양국은 추가 관세 부과를 유보하고 협상을 해오고 있다.

김신규 기자2019-02-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2월 5일 미 연방의회에서 한 국정연설을 통해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하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역시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이자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촉진자' 역할을 자임해 온 문재인 대통령도 어느 때보다 엄중하게 3주 앞으로 다가온 2차 북미정상회에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6월의 1차 정상회담은 북미가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루는 상징적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2차 정상회담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생각이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사이에서 '주고받기'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느냐의 문제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북미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중재자' 역할에 집중할 전망이다. 북미 양자 간 협상에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지만, 물밑에서는 충분히 이견 조율에 나설 수 있다. 워싱턴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 회담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서훈 국정원장의 비공개 워싱턴행,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실무협상을 위한 방북 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것 등도 이런 조율행보라는 시각이다. 이번 북미 간 담판의 결과가 향후 남북관계 발전의 동력도 크게 좌우할 수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더욱 절박한 심정으로 중재역에 나설 공산이 크다. 문 대통령이 최대 과제 중 하나로 제시한 '되돌릴 수 없는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이런 연장선에서 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날짜에 맞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을 찾을 수 있다는 추측도 일부에서 나온다.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찾아 북미정상회담 종료 후 곧바로 남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부에서 거론한 바 있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날 것으로 알려져, 북미정상회담이나 미중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종전선언 논의가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북미 담판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작년 4·27 판문점선언이나 9·19 평양공동선언 등에 명시된 남북협력 사업 논의에 급격히 속도가 붙으며, 자연스레 정부의 대북정책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나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해 4차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면, 이는 올해 상반기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문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서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는 초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당부할 가능성이 크다. 평화체제 논의를 앞세워 자유한국당 일부를 중심으로 한 대북정책 공세를 누그러뜨리는 것은 물론, 경색된 정국을 타개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청와대 내부에서 번지고 있다. 한편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개각에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애초 문 대통령은 설 연휴가 지난 뒤 인사검증 작업에 박차를 가해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뜻을 가진 장관들을 중심으로 2월말∼3월초 교체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2월 27∼28일로 잡혀 개각 시기 역시 이에 맞물려 더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자연스레 뒤따른다. 북미정상회담까진 문 대통령도 중재행보에 집중해야 하며 그 후에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는 만큼 다른 여력이 없으리라는 근거에서다.

prev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goodtvICGICGCCMLOVE굿피플KCMUSA기독뉴스GoodPeople아멘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