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인 기자2020-09-29

박재현 기자2020-09-28

'드라이브스루' 집회, 도로교통법 등 어기면 처벌" 정세균 국무총리가 북한이 남측 공무원을 사살한 사건과 관련해 남북관계에 큰 장애가 되지 않게 하려면 하루빨리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과 관련해 남측과 북측이 공동으로 조사해야 양쪽이 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군사적 충돌을 예방하던 군사 통신선이 있었다면 이번 불행을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남북간 소통 채널이 복원되는 게 양측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한편 일부 보수단체가 개천절에 군중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집회나 결사의 자유가 헌법의 기본권이지만 국민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하지는 않다"며 "죄송하지만 그 기본권을 잠시 유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전날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코로나19 확산 기로에 선 현 상황을 '전쟁에 준하는 상태'라고 표현하며 집회와 연관된 불법 행위자는 현장에서 즉시 검거하는 등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한 바 있다. 야권 일각에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비친 차량 행진 집회 참가자도 처벌 대상인지를 묻는 말에 정 총리는 "차를 타고 지나가는 것이야 시비 걸 일이 없다"면서도 "도로교통법 등을 어기면 처벌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아울러 "시위 성격으로 차량이 줄지어 가는 것에 대해서는 서울시도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라며 "변형된 형태의 집회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총리는 "제가 오죽했으면 현 상황을 전쟁에 비유했겠나"라며 "지칠 여유도 지칠 자유도 없다는 각오로 전쟁 같은 상황을 이끌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신규 기자2020-09-28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우리 정부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오는 10월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한미가 북한의 동향에 촉각을 세우는 가운데 북한군에 의한 한국 공무원 사살 돌발 사건이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어 외교 당국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도 바빠지고 있다. 특히 10월 미국과 중국의 외교장관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중 갈등 속 '줄타기' 입장인 우리로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9월 28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나선다. 이 본부장은 공무원 총살 사건이 북한과 대화 재개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상황 악화 방지 등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선 전 북미가 만나는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10월의 이변)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대두되는 상황이다. 이에 한미 외교당국은 긴장 고조와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상황 관리에 우선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워싱턴 도착 직후 특파원과 만나 총살 사건과 관련, "(미국과) 어떻게 같이 공조할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얘기할 생각"이라며 옥토버 서프라이즈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너무 앞서나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을 다녀온 뒤 중국과도 공무원 피살사건 등을 포함한 한반도 정세 논의를 위해 여건이 되는대로 중국의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뤄자오후이(羅照輝) 외교부 부부장도 만날 계획이다. 정부는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발신할 메시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작년 창건일에는 도발이나 대규모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갔지만, 올해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라 북한이 열병식 등을 통해 미국에 위협이 될 새 무기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쏠 수 있는 신형 잠수함 진수식도 거론된다. 군 당국은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SLBM을 시험 발사도 배제할 수 없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5일 아시아소사이어티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에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가 주요 관심사"라며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와 남북 협력을 향한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기를 희망하면서 대화를 장려하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가 숨 가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미중 외교장관의 10월 잇따른 방한도 주목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다음 달 초 방한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비롯한 한미동맹 현안을 논의한다. 외교가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미중 갈등 현안에 대한 미국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의 이해를 얻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에 이어 일본도 방문할 폼페이오 장관은 일본에서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다자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당국자들은 쿼드에 한국 등을 추가한 '쿼드 플러스'를 언급하고 있어 한국에도 가입을 권유할지가 관심사다. 한중 외교당국은 10월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도 조율하고 있다. 외교부는 공식적으로 "중국 측 인사 방한 관련해 현재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폼페이오 장관과 마찬가지로 왕이 부장이 일본을 방문하면서 한국에 들르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HK 보도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이르면 10월 방일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왕이 부장도 방한 시 미중 갈등에 대한 중국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최근 왕이 부장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맞대응으로 발표한 '글로벌 데이터 보안' 이니셔티브를 언급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함께 글로벌 데이터 보안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2020-09-28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탈북 루트'가 막혀 급감세를 보였던 국내 입국 탈북민 수가 지난달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28일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국내로 입국한 탈북민 수는 39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올해 1분기(1∼3월)에 135명이었으나 2분기(4∼6월)는 12명에 그쳐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4월(7명), 5월(2명), 6월(3명) 각각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7월에도 6명에 그쳤다. 통상 탈북민들은 북한 국경을 넘어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나 중국 같은 제3국에 체류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오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에 이동 제한이 커지면서 '탈북루트'가 봉쇄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올 초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 봉쇄를 강화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입국한 탈북민은 최근에 북한을 이탈한 사람들은 아닐 것으로 봤다. 일각에선 지난달 초중반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진정세를 보이고 상황이 비교적 안정돼 해외에 흩어져있던 탈북민이 다수 들어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이미 오래전에 북한에서 넘어와 제3국에서 장기 체류하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삶이 어려워지면서 동남아를 거쳐 국내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8월 연간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모두 19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724명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해철 의원은 "코로나19로 탈북민 수가 급감했지만 지난달 사례처럼 국내 입국하려는 탈북민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탈북민이 꾸준히 유입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정부 당국의 정착 지원 노력이 느슨해져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정은 기자2020-09-28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7일(현지시간)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과 관련해 "(미국과) 어떻게 같이 공조할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의 협의를 위해 방미한 이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미 국무부가 해당 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낸 것을 거론하며 이렇게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과 종전선언도 논의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번에 온 취지가 모든 관련된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가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종전선언 얘기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과거 몇 번의 계기에 미국도 종전선언에 대해 나름 관심을 갖고 검토한 적이 많다"면서 "무조건 된다, 안된다고 얘기하기 전에 같이 한번 앉아서 얘기하면 공감대가 있을 거로 본다"고 부연했다. 종전선언을 미국 대선 전에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얘기해보겠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얘기를 나눠볼 생각"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본부장은 11월 미국 대선 이전에 북한과 관련해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10월의 이변)가 있을 것인지에는 "현재로선 너무 앞서나가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기본적으로 모든 것은 북한에 달려있기 때문에 그것을 지켜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북 인도지원과 관련해서는 "이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비건 부장관이 인도지원 용의를 밝힌 바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 가능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의 인도지원 의향에 대해 북한의 반응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본부장은 3박4일간 대북특별대표를 겸하는 비건 부장관 등과 만나 북한의 남측 공무원 사살 사건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례적 사과가 이어진 현 정세에 대한 판단을 공유하고 상황 악화 방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대미압박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종전선언 추진 등을 통한 상황 관리 및 북미협상 재개 방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내달 방한을 앞두고 사전조율도 이뤄질 예정이다.

박재현 기자2020-09-27

비전과 자질을 직접 비교 검증할 본격적인 기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는 29일(현지시간) 밤 첫 대선 TV토론에 나선다. 대선 기간 세 차례 예정된 TV토론은 이날 서막을 올린 뒤 10월 15일과 22일 두 차례 더 열린다. 부통령 후보간 TV토론은 10월 7일이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29일 밤 9시(한국시간 30일 오전 10시) 열리는 이번 TV토론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각종 오프라인 선거운동이 제약을 받는 상황인 만큼 두 후보의 비전과 자질을 직접 비교 검증할 본격적인 기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TV토론에선 두 후보의 개인 이력, 연방대법원, 코로나19, 경제, 인종과 폭력, 선거의 완전성 등 6개 주제별로 15분씩 총 90분간 광고시간 없이 진행된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이로 인한 경기침체, 흑인사망에서 비롯된 인종차별 항의시위와 그 과정의 폭력사태, 우편투표를 둘러싼 논란 등의 주제들은 대선전 본격화와 맞물려 선거판을 뒤흔드는 이슈인 만큼 치열한 공방전과 불꽃 튀는 설전이 예상된다. 이번 TV토론은 지지층의 공고화와 함께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을 흡수하기 위한 기회라는점에서도 중요하다. 현재 여론조사상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트럼프 대통령이 뒤쫓는 형국이다.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지난 19~23일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단위로 바이든 후보 지지율은 49.6%로 트럼프 대통령(43.0%)을 6.6%포인트 앞서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7월말 트럼프 대통령을 10%포인트 가까이 따돌리기도 했지만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지지층 결집현상이 생기며 격차가 6~7%포인트 안팎을 보인다.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 벨트' 3개 주(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바이든 후보가 약 4~6%포인트 앞선다. 그러나 남부 3개주인 플로리다(1.3%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0.8%포인트), 애리조나(3.2%포인트)에서는 바이든의 우위가 근소한 차이에 그쳐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이번 대선의 부동층 비율이 10%가량임을 감안하면 이들 표심의 향배가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이런 맥락에서 TV토론의 중요성과 무게감을 더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TV토론을 대선 판도를 바꿀 중요 승부처라고 인식하고 이번 기회를 단단히 별러온 만큼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로 바이든 후보를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 역시 코로나19 대유행 대응 실패론을 고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을 파고들며 '반 트럼프' 진영 규합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현 기자2020-09-26

"북일관계 수립, 지역 평화·안정에 기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지난 16일 취임한 스가 총리가 국제 외교무대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가 총리는유엔 총회 일반토론의 비디오 연설을 통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는 국제사회의 중요한 관심 사항"이라며 "피해자 가족이 고령이 된 상황에서 납치 문제 해결을 잠시도 미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면서 "북일 간에 성과 있는 관계를 수립해 가는 것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내세워 김 위원장과 조건 없는 회담을 하겠다는 입장을 수시로 밝혀왔다. 그러나 북한은 일본 정부가 미해결 상태라고 주장하는 납치 피해자 12명 가운데 요코타 메구미등 8명은 이미 사망했고, 다른 4명은 북한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면서 '해결할 납치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이번 연설에서 코로나19때문에 내년으로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과 관련해선 "인류가 전염병을 극복한 증거로 개최한다는 결의"라며 "안심, 안전한 대회에 여러분을 맞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도쿄 올림픽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을 "인간 안보에 대한 위기"라고 규정한 스가 총리는 코로나19로 초래된 위기를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 싶다며 치료약·백신 개발과 이에 대한 개발도상국의 공평한 접근을 전면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유엔 개혁 방향에 대해선 "유엔에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지배구조(거버넌스)가 한층 요구되고 있다"면서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을 포함한 유엔 개혁이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법의 지배에 대한 도전을 허용해선 안 된다"며 "일본은 법의 지배에 근거한 지역 평화와 번영의 초석인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무기 문제와 관련해선 "올해로 핵무기를 처음 사용한 지 75년이 됐다"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했다. 스가 총리는 이어 일본 정부는 비핵 3원칙(핵무기 보유·제조·반입 금지)을 견지하면서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신규 기자2020-09-2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25일 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우리 측에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혀 향후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앞으로 보낸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병마의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통지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공개사과에 나선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다. 공식 통지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대단히 미안하다"라는 표현까지 내놓은 셈이다. 분단 이래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남한에 사과한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다. 1972년 5월 4일 김일성 주석이 북한을 찾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면담에서 4년 전 발생한 1·21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이하 1·21사태)을 놓고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며 "좌익맹동분자들이 한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5월 13일 방북한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에게 "(1·21 사태는)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는 면담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번처럼 공식 통지문을 통한 사과는 아니었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갈등 국면에서 때때로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8월 18일)의 경우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유엔군 사령관에게 구두로 전달했다. 1995년 '시아팩스호 인공기 게양 사건'(6월 27일)이 벌어지자 전금철 베이징 쌀 회담 북측 수석대표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전문을 보냈다. 1996년 '동해안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9월 18일) 석달 뒤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조선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의 안정을 위해 함께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우발적 발생'이라거나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을 남측으로 떠넘기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2002년에는 제2차 연평해전(6월 29일)을 놓고 김령성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 정세현 통일부 장관에 "서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7월 11일)이 벌어지자 다음날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천안함 폭침(3월 26일)을 놓고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유감은 표명하되 사과하거나 자신들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같은 해 연평도 포격(11월 23일) 사건을 두고도 "책임은 포진지 주변과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형성한 비인간적 처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이후에는 남북 고위당국자 공동합의문을 통해 남측 군인이 다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유감 표명은 모두 북한 실무자나 조선중앙통신 논평 등을 통해 내왔으며, 이번처럼 최고지도자의 발언을 통해 "미안하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쓴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대남사과까지 하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전임 최고지도자와 비교해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도 이 같은 사과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 김 위원장의 공개 사과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한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신규 기자2020-09-24

결국 북측에 의해 피살된 후 화장처리된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남측 공무원 A씨 사건과 관련 군당국의 당시 조치에 대해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군 당국이 A씨가 북측으로 넘어가 북측 인원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사실상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9월 24일 군 당국에 따르면 소연평도에서 어업지도 중 사라진 공무원 A 씨(47)가 북측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의해 최초 발견된 시점은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께다. 전날 A씨가 어업지도 중 실종됐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된 지 약 28시간 만이다. 군 당국은 북측이 구명조끼를 입고 '소형 부유물'에 탑승한 '기진맥진한' 상태의 A씨를 최초 발견한 정황을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군 당국은 당시엔 그를 실종자로 특정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이 오후 4시 40분께 북측이 A씨에게 표류 경위를 확인하고 '월북 진술'을 들은 정황을 입수한 뒤부터는 상황이 다르다. 이때를 계기로 실종 당사자임을 특정할 수 있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A씨가 총살된 건 '월북 진술'이 이뤄진 지 약 5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께로 파악됐다. A 씨를 발견한 북한 군부대에서 상부의 지시를 기다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상부의 지시를 받아 고속정에 탄 북한군이 A씨를 향해 총격을 가했고, 30분쯤 뒤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북측 인원이 해상에서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 군의 설명을 종합하면 A씨가 북측에 최초 발견된 이후 총살되기까지 5∼6시간가량 생존해 있었다는 의미다. 이는 곧 우리 군이 국제상선통신망 등을 이용해 북측에 즉각적인 연락을 취했다면 적어도 '참변'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건이) 북한 측 해역에서 발생했고, 처음에 위치를 몰랐다"면서 "북한이 설마 그런 만행을 저지를 줄 몰랐다"고 말했다. 또 "우리측 첩보 자산이 드러날까 봐 염려된 측면도 있었다"며 "우리가 바로 (첩보 내용을) 활용하면 앞으로 첩보를 얻지 못한다. 과거 전사를 보면 피해를 감수하고도 첩보 자산을 보호한 사례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남측 민간인을 총살한 것도 모자라 시신까지 불에 태운 북한의 잔인한 행위를 군이 사실상 지켜보기만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A 씨에 대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만 하루가 지났고 군사적 긴장도가 높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벌어진 '특이 동향'에 대해 마냥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도 논란을 빚고 있다. 22일 밤 A씨의 피격 및 시신을 불에 태운 정황이 확인된 직후인 23일 오전 1시께 서욱 국방장관과 박지원 국정원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외교안보 수장들이 청와대로 소집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23일 오후에 군이 발표한 내용은 '실종자가 발생했으며 생사는 단정할 수 없다'는 '반쪽' 사실이었다. 당국이 북한에 '실종 사실 통보와 관련 답변'을 처음으로 공식 요구한 것도 23일 오후 4시 45분이어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북측이 실종자를 이미 잔인하게 총살한 뒤 시신을 불에 태운 다음 날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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