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련 기자2018-08-17

1997년, IMF 경제 위기 당시, 전국에서는 일명 '아나바다 운동'이 전개됐다. 최근 심각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나바다 운동'의 오마주 프로젝트를 시작한 예술 작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알루미늄캔 재활용한 의자 등 다양한 작품 전시 문승지 작가는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란 의미의 아나바다 운동을 환경문제에 접목시켜 작업한 작품들을 전시를 통해 선보였다. 문승지 작가는 "국가적 경제난을 해소하고자 전 국민이 하나가 대 실천했던 아나바다운동이 아직도 기억에 뚜렷하다"며 "그 기억은 현재 나의 디자인 작업에 여전히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우리에게는 지구온난화, 플라스틱 대란 등 환경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이 숙제처럼 남아있다"면서 "이런 환경에 살고 있는 한 사람이자 디자인으로서 현재 상황에 대해 좀 더 진지해질 필요를 느꼈고, 작업물을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이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전시는 △아껴 쓰고: 아낌없이 시작하는 방법 △나눠 쓰고: 나의 공간을 누군가와 나누는 것 △바꿔 쓰고: 작은 변화가 주는 커다란 가능성 △다시 쓰고: 다시 쓰며 생기는 새로운 이야기 등 4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에는 한 장의 합판에서 버려지는 부분을 최소화해 만든 나무 의자, 버려진 알루미늄캔 500여 개를 재활용한 의자, 버려진 가구가 갖고 있는 본래 소재의 아름다움을 살린 리폼 소파,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공유하는 가구 디자인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또 알루미늄 캔을 이용해 의자를 제작하는 과정도 영상을 통해 엿볼 수 있다. 1층에 전시된 제작 과정을 보기 전 벽면에 설치된 영상을 먼저 보면 제작 과정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단지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전시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에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공유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전시장에 알루미늄 캔 1개를 가져오면 전시 포스터를 무료로 증정하고, 수집된 알루미늄캔은 작가가 작품에 활용한다. 또 작가와 함께 폐지를 활용한 화분 만들기 등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한편 문승지 작가는 확고한 스토리텔링 디자인 철학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을 기획한다. 가구 디자인을 비롯해 제품 디자인, 오브제, 설치, 공간 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전세계적 관심을 받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최윤정 이사장은 "환경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이번 전시가 관객들에게 집과 가구를 통해 일상에서 예술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환경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디자인을 통해 해답을 제시하고자 하는 문승지 작가. 문 작가의 전시 <쓰고, 쓰고, 쓰고, 쓰자>는 서울 중구 파라다이스ZIP에서 11월 3일까지 진행된다. ▲버려진 가구가 본래 갖고 있는 소재의 아름다움을 살린 리폼 소파 ⓒ데일리굿뉴스

김주련 기자2018-08-16

중국의 한 영화감독과 한국 프로듀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문제를 다룬 한중 합작 다큐 영화를 만들었다. 다큐 영화 <22>는 일본군 위안부라는 역사적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이 공동 제작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목소리 담담하게 담아내 영화 <22>는 중국에 생존해 있는 22명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다. 지난해 작고한 마오인메이 할머니의 본래 이름은 박차순. 부모님은 가난 때문에 중국으로 왔지만 할머니가 다섯 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어린 딸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할머니는 7살이 되던 해 민며느리가 됐고 18살이던 1941년 '양말공장에서 일하게 해주겠다'는 꾐에 속아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다. "7월이었던 것 같아. 한커우였는데 문을 다 잠가서 안에 갇혀있었지. 한 명씩 들어와서 놀다가 가버렸어. 끝나면 그냥 바로 가버렸어. 다른 건 없었어. 아는 것도 있고 까먹은 것도 있어. 다 말했어. 이제 그만할래. 말할 때마다 마음이 아파." 전쟁이 끝났지만 고향에 돌아갈 길이 막막했던 할머니는 중국인과 결혼해 중국에 남았다. 위안부 후유증으로 불임이 된 할머니는 동네 소녀를 양녀로 삼았다. 한중 합작 다큐멘터리 <22>는 중국에서 생존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육성을 그저 담담히 담아내는 데 집중한다. 제목 <22>는 촬영 당시 중국에 생존한 피해자 수다. 궈커 감독은 어떤 인위적 개입을 배제하기 위해 배경음악조차 쓰지 않았다. 오직 피해 할머니와 이들을 돕는 운동가, 위안부 피해자가 낳은 중일 혼혈인의 목소리를 담담하게 전한다. 어떤 특수효과보다도 진실의 힘이 관객의 시선을 강하게 잡아끌었다. 그렇게 4년에 걸쳐 완성한 <22>는 지난해 8월 14일 중국에서 개봉해 5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중국 다큐 흥행 1위에 올랐다. 그리고 1년 뒤인 지난 14일 한국에서 이 영화가 개봉했다. 중국에서는 영화 <22>를 통해 위안부 문제가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했다. '위대한 중국'을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아픈 역사는 잘 드러내지 않는 풍조가 있었다. 그럼에도 다큐 영화 1위를 차지한 것은 국경을 넘어 한국과 중국이 함께 대응해야 할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 <22>는 장가이샹 할머니의 장례식으로 마무리된다. 눈 덮인 무덤엔 어느새 초록색 잔디가 돋아나며 봄이 온다. 22명이던 중국 내 생존자 수는 4년여 만에 6명으로 줄었다. 제작사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 김원동 대표는 "흥행이 안될 걸 알면서도 극성수기인 8월에 개봉을 고집한 것은 그 뜻을 기리잔 의미"라며 "'또 위안부 문제'냐는 비난이 제일 가슴 아프다. 끝내지 못한 숙제를 계속하는 기분인데, 모두 함께 거들면 이 숙제도 더 빨리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천보라 기자2018-08-16

천보라 기자2018-08-16

'2018년 책의 해'를 맞아 시민의 독서 활동을 지원하는 야외도서관 '라이프러리(Lifrary)' 캠페인이 부산에서 첫선을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와 '2018 책의 해'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도종환 문체부 장관,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 이하 조직위)는 16일 '라이프러리' 일정과 내용을 공개했다. '라이프러리(Lifrary, 삶(Life)+도서관(Library))'는 '2018 책의 해'를 맞아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책을 만날 수 있도록 야외 생활공간에 도서관을 조성하여 함께 읽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캠페인이다. 올해 8월부터 10월 말까지 네이버와 네이버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부산과 제주(협재), 서울(서울숲, 광화문) 3개 도시에서 총 4회 개최될 예정이다. 첫 번째 라이프러리는 17일부터 19일까지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책과 영화'를 주제로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휴게존을 중심으로 '북그라운드', '오픈 스튜디오', '셀러브리티의 책장', '캣왕성 유랑책방' 등이 마련되고 '라이프러리 시네마', '라이프러리 시네마 콘서트' 등도 함께 열린다. 먼저 휴게존에는 출판인들이 선정한 책 4천여 권이 꽂힌 26X20미터 규모의 거대한 이동식 서가와 독서 테이블, 의자가 설치된다. '네이버 열린 연단: 문화의 안과 밖'에서는 네이버 온라인 서비스를 오프라인에 구현하여 우리나라 석학들의 교양 콘텐츠를 서가 속 태블릿 컴퓨터를 통해 시청·청취할 수 있도록 한다. 방송인 오상진·김소영 부부가 직접 고른 '북 리스트&책장'으로꾸민 '셀러브리티의 책장'은 유명인사의 독서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재미와 공감을 전한다. 이외에도 다섯 마리 우주 고양이가 지구를 떠도는 이야기가 담긴 2018 책의 해 '찾아가는 이동 책방'인 '캣왕성 유랑책방'도 일명 '캣왕성의 금서' 300여 권을 트럭에 싣고 부산의 행사장을 찾아온다. 지역 출판인들도 직접 책을 추천하고 팬 상품을 증정한다.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행복한 사전> 등 총 3편이 매일 1차례씩 무료로 상영되며, 재즈밴드 판도라(PANDORA)의 유명 영화음악(OST) 공연과 팟캐스트 공개 방송도 예정됐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2018 책의 해를 맞아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책을 더욱 쉽게 만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캠페인이 마련된 만큼, 이 행사를 통해 전국의 책을 사랑하고 즐기는 독자들이 책의 소중함과 책이 주는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일상에서 책을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어 개인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책이 있는 야외도서관 '라이프러리'와 관련한 세부 사항은 2018 책의 해 누리집(www.book2018.org)과 공식 포스트(https://post.naver.com/bookyear2018)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화미 기자2018-08-15

박혜정 기자2018-08-14

광복 73주년을 맞아 광복절을 기념하는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서울시에 마련된 참여형 문화 행사들은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눈물과 피를 흘린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느끼게 한다. 또 청년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잊지말자는 기독교 행사가 있어 소개한다. 광복을 이끈 선조들의 아픔이 서린 곳 '서대문형무소역사관' 2010년부터 매년 열린 '2018 서대문독립민주축제'는 올 해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어김없이 개최된다. 제 73주년 광복을 축하하는 행사는 14일(오늘) 오후 7시 30분 개막을 알리고 15일 저녁까지 마련된다. 광복절(15일) 당일 오후 7시 30분에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주 무대에서 심용환 역사작가와 박은혜 오르가니스트가 '역사 속에서 손을 맞잡다'라는 스토리텔링 콘서트를 선보인다. 콘서트는 3.1운동의 내용과 의미, 해방 전후의 민족통일운동과 평화를 주제로 약 100분 간 진행된다. 볼거리 뿐 아니라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들이 마련된 이 곳은 이미 14일 오후 1시부터 축제의 열기가 시작됐다. 시민들은 열린 태극기 플래시몹 '하나됨의 노래 아리랑'에 참여해 태극기를 흔들며 옥사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다. 태극기를 만들고 물총 전투를 하며 태극기를 지키는 프로그램과 1930년대 서대문형무소 일상을 직접 체험하는 등 다채로운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독립민주체험마당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태극 연만들기, 독립의 등불 만들기, 자유의 깃발 보드게임을 비롯해 '독립의 그날까지 형무소역사관 VR체험' 등 25개 부스가 운영된다. 한편 서대문형무소는 일본으로부터 해방을 외치며 조국의 독립을 이끈 독립운동가들과, 해방 이후에는 독재에 항거한 민주화 운동가들이 옥고를 치르고 목숨을 잃은 아픔이 서려있는 곳이다. 현재 국가사적 324호로 지정돼 있다. 축제 기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는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2018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광복과 통일을 이야기 하는 역사대담 자리 ▲'결국 그 벽을 넘는다' 포스터 서울시 성북구 성북구청 4층 아트홀에서는 15일 오후 2시 '결국 그 벽을 넘는다'라는 광복 73주년 기념 문화제가 열린다. 성북구(구청장 이승로)가 주최하고 성북문화원(원장 조태권)이 주관하는 이번 문화제에서는 '통일을 위한 분단 살아가기'란 주제로 역사 대담이 펼쳐진다. 대담은 광복과 분단을 둘러싼 역사절 사실을 다루며, 이신철 역사디자인연구소장과 임성숙 한양대 강사가 패널로 참여한다. 광복 이후 분단과 남북한의 변화와 재일조선인 및 귀환자들,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 구보 박태원의 광복 전후 파란만장한 행보를 조명한 단편영화 '소설가 구보씨의 일생'과 성북의 독립운동과 독립운동가 소재로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상이 상영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1시부터 성북구청 앞 바람마당에서는 태극기 목판 인쇄와 독립운동가 인물 포토존 체험, 세계 각국 일본군 위안부의 피해자의 기록과 현실을 다룬 특별전시도 마련된다. 광복절 맞이 기독행사, 청년들과 비전 선포하는 자리 열려 ▲비전선포식 포스터 광복절을 기념하며 기독교인들이 주최하는 행사도 있다. 광복절 당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 대성전에서는 '초인류 대한민국 건설 비전선포식'이 열린다. '청년! 예수로 일어나라'를 주제로 한 선포식은 초고속으로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젊은 세대들이 하나님께 쓰임 받아 초일류대한민국으로 거듭나야 한단 비전을 제시한다. 청년부터 전문인 사역자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본 집회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국제예수전도단 설립자이자 하와이 열방대학 총장인 로렌 커닝햄 목사와 라이즈업네이션스의 대표이자 과학기술 행정가인 정근모 장로,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 바로보기 - 월드뷰>를 창간하고 발행하고 있는 김승욱 교수가 강연에 나선다. 이 행사는 라이즈업 네이션스와 CCC, GEDW, 코리아 시더(Korea Cedar), UPG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청소년들, "일본군위안부 문제 잊지 않겠습니다" ▲일본군'위안부' 역사 알리기 포스터 한국YWCA연합회 소속 청소년들은 광복절을 맞이해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한 전국 동시행동 캠페인을 펼친다. 삼일절 독립만세운동 정신을 잇는 의미로 광복절 당일, 시작 시간이 오후 3시 1분이다. 청소년회원 조직인 Y-틴은 각 6개 지역(거제, 대구, 대전, 전주, 진주, 창원)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각 지역에 세워진 소녀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한다. 세계 1억인 서명운동을 비롯해 할머니들을 위한 팔찌와 배지 만들기, 나비기금 모음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나비기금은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아이들을 돕기 위해 조성한 기금이다. 일본위안부 캠페인은 15일 △거제문화예술회관 소녀상 앞 △대구 2.28공원 소녀상 앞 △대전시청 소녀상 앞 △진주 중앙동 소녀상 앞 △전주 풍남문광장 소녀상 앞에서 진행된다. 한편 만 12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으로 구성된 YMCA 청소년회원 조직 Y-틴은 35개 지역 200여개 학교에서 5천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천보라 기자2018-08-13

국제 현대미술 축제인 광주비엔날레의 개막을 25일 앞두고 주요 얼개가 드러났다. 9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개막하는 광주비엔날레는 '상상된 경계들'이라는 큰 주제로 광주 전역을 무대로 삼았다. 제임스 리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장은 13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광주 전역을 무대로 활용한다는 점이 돋보인다"고 준비 상황을 밝혔다. 광주비엔날레는 주 전시장인 광주비엔날레 용봉동 전시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외에도 옛 국군광주병원, 이강하미술관, 광주시민회관, 무각사, 대안공간 핫하우스 등 곳곳에서 43개국 출신 작가 164명이 참여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주제전, 광주 역사성을 반영한 신작으로 채운 GB커미션, 해외 미술기관이 참여한 파빌리온 프로젝트로 크게 구분된다. 주제전은 국내외 손꼽히는 큐레이터 11명이 7개 섹션을 통해 근대의 잔상, 포스트인터넷 시대의 격차와 소외를 깊이 생각하는 자리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클라라 킴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큐레이터와 크리스틴 Y.김 LA카운티미술관 큐레이터는 각각 준비 중인 주제전 '상상된 국가들/ 모던 유토피아', '예술과 글로벌 포스트인터넷 조건'을 설명했다. 먼저 클라라 킴 수석큐레이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각국에서 건축을 통해 새 국가를 건설하려던 움직임을 다뤘다"라면서 "건축 모델을 본다든지 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이들 건축물이 남긴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려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브라질리아, 바그다드 등 도시 이미지를 소개하면서 "당시 정부 주도로 지은 여러 건축물이 미래를 향한 기대를 품고 있었음에도 발전적 방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비판적인 관점을 취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주제전은 최창호·김인석 등 북한을 대표하는 미술가들의 회화(문범강 큐레이터 '북한미술'), 5·18 광주 배경인 전일빌딩에 그린 니나 샤넬 애브니 회화(정연심·이완 쿤 큐레이터 '지진') 등 다채로운 작품이 공개된다. 이른바 '광주정신'을 시각 예술로 풀어낸 GB커미션의 구체적인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영국 설치미술가 마이크 넬슨은 5·18 광주의 치열한 현장인 옛 국군광주병원 건축물을 재해석하고, 태국 영화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또한 당구공과 스크린을 통해 아시아의 근대성과 상흔을 드러내 보인다. 행사 기간에는 루앙루파, 코 응왕 하우, 로와정 등 참여 작가들의 퍼포먼스와 국제심포지엄도 열리며, 랄프 루고프 2019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이 국제심포지엄 기조발제에 나선다. 광주비엔날레는 광주의 문화예술 전통과 5·18광주민주화운동 이후 국제사회 속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광주 민주정신을 새로운 문화적 가치로 승화시키기 위하여 지난 1995년 창설돼 2년마다 열리고 있다. ▲광주비엔날레가 오는 9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개막한다.ⓒ광주비엔날레

김신규 기자2018-08-13

창간 6주년을 맞은 계간 국제문학(발행인 김성구 박사)과 국제문학문인협회(회장 조규옥 시인)는 지난 8월 6일부터 7일까지 ‘제1회 문화소외지역 주민들을 찾아가는 문학예술축제’를 전남 신안군 안좌면 한운리 사치도 섬에서 ‘바람과 바다와 별빛 가득한 시인의 섬 사치도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이 축제기간 동안 마을 입구 정자에 사치도의 풍광을 배경으로 한 시화족자 전시가 열렸다. 또둘레둘레 앉아 시낭송과 강연과 스토리텔링, 하모니카연주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그밖에도 사치교회에서 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만찬과 준비한 선물 나눔이 있었다. 행사를 마치고 김순기 시인은 자신의 낡은 봉고차를 제공한 가운데 사치섬 둘레길과 폐교된 사치분교 방문의 시간을 가졌다. 또 무인섬 상사치도에 입도해 사람의 손이 가지 않은 자연풍광에 시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이번 국제문학행사는 사치도 주민들에게 사랑과 정이 담뿍 담긴 문학예술축제가 돼 평생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화를 향유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민 중 한사람은 정자에 전시된 시화족자 몇 개를 달라고 하여 가져가면서 “우리 마을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자료로 쓰고 싶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랜 세월동안 소외되고 고립된 섬마을 생활은 이들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게 했고 술과 미신으로 찌들게 했다. 따라서 이번 문화소외지역 주민을 찾아가는 국제문학예술축제가 마을 주민의 가슴에 신선한 향기가 됐다. 주민들은 행사 주최측 관계자들에게 “다음에 다시 방문하면 점심을 꼭 대접하겠으니 꼭 다시 오기를 기다린다”는 말로 배웅을 했다. 이번 행사에는 김성구, 김순기, 김명대, 김영심, 이귀란, 이경숙, 조경민, 조규옥 작가가 참여했다. 특히 하와이에서 활동하는 이경숙 시인이 참여하면서 국제문학의 행사로 큰 의미를 가지게 됐다. 이 행사를 총 기획진행한 시인 김성구 박사가 육지에서 배를 타고 1시간 30분을 가야 하는 남해의 작은 섬을 찾게 된 것은 국제문학19호 특집 기사를 위해 섬마을 시인 김순기 시인을 취재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국제문학 19호에 소개된 사치도 시인의 섬 이야기를 읽은 독자작가들이 사치도에 꼭 가고 싶다는 소망들을 보내와 시작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폐교가 된 사치분교의 어린이들이 전국소년체전에서 우승을 하면서 그 이야기를 ‘섬개구리만세’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사치도에서 물건을 파는 상점을 볼 수 없고 신문이나 잡지를 볼 수 없을뿐만 아니라서점도, 도서관도 없다. 또한 목욕탕, 숙박업소, 학교가 없다. 택시나 버스도 없다. 그저 걸어서 다니거나 승용차가 있어야 이동한다. 현재 이곳에는 주민들이 50여명 살고 있다. 이곳은 거주민들이 마음의 양식을 삼을 마을도서관, 작가들이 와서 쉬면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도시와 섬을 연결하는 문화예술네트가 절실한 문화소외지역이다.

김주련 기자2018-08-10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그림수업을 진행했던 이경신 화가가 20여년 전 할머니들과의 수업을 회고하며 쓴 에세이를 책으로 출간해 눈길을 끈다. 20여년 전, 할머니들과의 미술수업 회고한 에세이 "여기 봉오리를 터뜨리기 전 목련꽃이 꼭 내 신세 같네. 제일 이쁠 적에 제대로 한 번 피어보지도 못한 것이 나랑 닮았어." 김순덕 할머니는 감색 바탕에 목련이 수 놓인 자수 천을 꺼내 보였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주변 버려진 병풍에서 떼어낸 것이었다. 할머니는 자수천을 펼친 뒤 물감판을 열었다. 생천 위 목련꽃 뒤에서 오래 전 경남 의령군 산골에 살던 열일곱 살 소녀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상징하는 그림이 된 <못다 핀 꽃>은 20여 년 전, 나눔의 집을 찾은 화가 이경신과 할머니들의 미술수업에서 탄생했다. 같은 제목의 신간 <못다 핀 꽃>은 1993년부터 약 5년간 할머니들에게 그림을 가르쳤던 이경신 화가가 당시를 돌아보며 쓴 에세이다. 미대를 졸업하고 '화가 인생의 출발점'에 섰던 이경신 작가는 나눔의집에서 한글을 가르칠 자원봉사자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광주로 달려갔다. 한글 수업은 곧 미술 수업으로 바뀌었는데, 처음에는 할머니들의 반대도 있었다고 한다. '이 나이에 뭔 그림이여', '치아라~머리 아프다'라는 반응을 보였던 할머니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미술선생, 나 이런 것도 그려보고 싶어지데?'라고 제안할 정도로 그림 그리기에 빠져들었다는 후문이다. 할머니들과의 서먹했던 첫 만남부터 난생 처음 붓을 잡아본 할머니들의 순탄치 않았던 그림 배우기 과정, 할머니들이 그림을 통해 자신들의 상처와 마주하고자 노력한 모습들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기록했다. ▲김순덕 할머니의 작품 <못다 핀 꽃> ⓒ데일리굿뉴스 이 작가는 책에서 할머니들이 깊은 상처를 캔버스 위에 조금씩 꺼내 놓으면서 고통스러워하던 순간, 완성된 그림 앞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들을 복원해낸다. 특히 유난히 과묵하던 강덕경 할머니가 작품 <빼앗긴 순정>을 완성해나가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지독하고 끔찍한 고통과 분노, 좌절과 외로움 속에서 살아온 할머니들이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라는 이름의 굴레를 벗어나 새로운 삶에 도전하며 생을 마감할 때까지 열정을 불태웠던 순간들을 통해 할머니들의 용기와 마지막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휴머니스트는 "할머니들 그림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가 한일 과거사, 여성 인권 문제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에서 기폭제 역할을 했다"며 "이런 그림들이 그려진 과정과 의미를 최초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천보라 기자2018-08-09

올해 최고의 만화는 최규석 작가의 <송곳>이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한 해 동안 가장 주목받은 만화를 선정하는 '2018 부천만화대상'의 대상에 <송곳>이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2013년 12월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송곳>은 외국계 대형 마트에서 벌어지는 부당해고와 그에 대항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최 작가는 현실에 굴복하지 못하는 주인공 이수인과 냉철한 조직가 구고신 등 다양한 인물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관찰력과 통찰로 한국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보여줬고, 독자들에게 다시없을 명작이라는 평과 함께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2015년에는 JTBC에서 동명의 드라마로도 방영돼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올해 부천만화대상은 후보작품 추천위원회를 통해 한국만화부문 30편, 어린이만화부문 10편, 해외작품 5편, 학술평론부문 5편 내외로 추천했으며, 추천된 45개의 후보작을 대상으로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작을 선정했다. '독자인기상'은 독자들의 가장 많은 온라인 투표를 받은 허5파6 작가의 <여중생A>이 선정됐다.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며 큰 인기를 얻은 <여중생A>은 작가의 귀여운 그림체와는 달리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지난 6월 엑소 수호의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어린이만화상'은 심흥아 작가의 <나는 토토입니다>가 뽑혔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면서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길고양이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볼 수 있는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 같은 작품이란 심사평을 받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일상에 대한 소소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일본 작가 타카노 후미코의 <노란책>은 '해외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삶의 아름다움이 어디에서 오며, 그 아름다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잘 그려낸 작품이라는 평이다. '학술 평론상'은 이준희의 <이현세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에 나타나는 정서적 과잉과 그 정치적 함의: 1980년대 청년-독자들의 감정구조와의 연관성을 중심으로>에 돌아갔다. <공포의 외인구단>을 통해 당시의 정치적인 시대상 속에서 살아가는 대중의 심리와 정서를 심도 있게 서술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부천만화대상은 한 해의 대표만화를 선정 및 시상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만화상으로 시상식은 오는 15일 열리는 제21회 부천국제만화축제(8월 15∼19일) 개막식에서 진행된다. 축제 기간 동안 한국만화박물관 2층 만화도서관에서 부천만화대상 수상작들을 열람할 수 있으며, 대한민국창작만화공모전 수상작은 협찬사인 저스툰에서 무료 열람할 수 있다.

김주련 기자2018-08-08

북한을 가장 많이 방문한 사진기자, 김정일 위원장이 유일하게 기억한 '남녘 사진가'. 모두 임종진 작가를 수식하는 말이다. 임종진 작가 북한의 생활상을 담은 특별한 사진전을 개최했다.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6차례 북한 방문 고무줄 놀이를 하는 아이들, 자전거에 아이를 태우고 가는 아버지, 손을 잡고 강변을 걷는 젊은 연인 등 평양의 일상이 담긴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임종진 작가가 지난달 31일부터 서울 종로구 갤러리 류가헌에서 사진전 <사는 거이 다 똑같디요>를 진행 중이다. 임종진 작가는 1998년,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처음 북한을 방문했다. '남북이 서로 공감할 만한 것을 찍고 싶다'는 임 작가의 요청에 북한은 유례없이 자유로운 촬영을 허가했다. "남쪽에는 '꽃제비'라 불리는 사진들이나 체제비판적인 사진들이 많아 북쪽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모자람이 있습니다. 당신들 살아가는 보통의 모습들을 내 느낌대로 찍으려 하니 통제하지 말아주세요. 나를 믿으셔도 됩니다." 북측 안내원들은 다음날 답변을 줬다. "림선생! 찍고 싶은 대로 다 하시라요. 우리가 한번 믿어 보갔습네다!" 첫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로운 분위기였다지만 북한이 사진에 민감한 시절이었다. 임작가는 1998년 첫 방문을 시작으로 2003년까지 6차례에 걸쳐 북한 땅을 밟았다. 임종진 작가는 평양 시내 곳곳을 별다른 제지 없이 돌아다니며 정치나 이념에 의해 삭제되거나, 왜곡되지 않은 북한 주민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임종진 작가가 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평양에서 사진전 개최하는 것이 소망이죠" 임 작가는 남과 북의 일상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번 사진전을 개최했다고 전했다. "우리 삶과 다를 것 없는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재잘거리는 어린 아이들도 길거리에 넘쳐났고, 젋고 밝은 대학생들을 만나 수다를 떨기 시작했죠. 다른 줄로만 알았는데 같은 것이 있음에 가슴이 설레었어요." 이런 임종진 작가의 모습을 본 북측 안내원 들은 농담 섞인 말을 건네기도 했다. "림선생! 사는 거이 뭐 다 똑같디요. 무엇이 좋아서 그리 찍습네까? 하하하"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수백, 수천 장의 사진 중에서도 남쪽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북한의 일상이 잘 표현된 110여 점의 사진을 선정했다. 임 작가는 그 중에서도 북한 여성들이 카메라를 보며 웃고 있는 한 작품을 가리켰다. "빈곤과 억압 위주의 체제적 단면만 교육 받아온 저에겐 '북한 사람도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북한의 일방적인 모습만 봐왔던 사람들에게 이 사진을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물론 이 사진들이 북한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임 작가는 반세기 동안 떨어져 있었던, 그래서 폭 넓은 다양함으로 북한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남쪽 사람들에게 '그 동안 알고 있던 북한의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북한 고향을 떠나오신 분들은 본인이 겪은 어려움 때문에 이 사진들이 아프게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북한 사람들이 억압과 고통의 대상으로 규정화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 전시회를 열게 된 거에요." 임 작가는 '하나'가 되는 과정에는 분명 과도기가 있을 수 있지만 그 하나가 두려워 그것만 가지고 부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서로의 다름이 잘 포개어 지고 다듬어 져서 하나의 틀이 만들어지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정책적인 통일은 위에서 정치가 한다면, 정서적인 통일은 밑에서 민간이, 예술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남과 북의 닫힌 정서의 길이 열리길 바라요. 또 이 전시를 평양에서도 열 수 있길 소망해봅니다." 임종진 작가의 사진전 <사는 거이 다 똑같디요>는 8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류가헌에서 만날 수 있다.

천보라 기자2018-08-06

천보라 기자2018-08-06

세월 앞에서 우린 속절없고, 삶은 그 누구에게도 관대하지 않다. 다만 내 아픔을 들여다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린 꽤 짙고 어두운 슬픔을 견딜 수 있다. "모두가 널 외면해도 나는 무조건 네 편이 되어줄게" 하면서 내 마음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 본문 30쪽, '내가 네 편이 되어줄 테니' 중에서 대한민국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며 지난 2017년 최고의 베스트셀러에 오른 <언어의 온도> 이기주 작가. 그가 2년 만에 산문집 <한때 소중했던 것들>을 들고 독자를 찾아왔다. 전작 <언어의 온도>와 <말의 품격>이 일상의 언어에 대한 집중이었다면, 이번 신간은 일상의 면면들의 수집이다. 삶을 향한 작가의 꾸준한 '관심'과 약간의 '통찰력'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영롱하게 반짝이는 특별한 순간을 알아챈다. 작가는 지금은 곁에 없지만 누구나의 가슴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난날 곁을 머물다 떠나간 사람과의 대화, 건넛방에서 건너오는 어머니의 울음소리, 휴대전화에 찍힌 누군가의 문자메시지, 문득 떠오르는 어느 날의 공기나 분위기, 결국 '그리움'으로 귀결될 순간순간들이다. 그리고 그가 꺼내놓은 고백은 잔잔하게 공명하며 비슷한 경험을 가진 독자들의 상처와 마주한다. 그러나 작가는 "지금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지난날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 것들"이라고 말한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끌어안고 삶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행복했던 기억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결국 모든 것은 '마음'이 시켜서 하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인생의 평범하지만 자명한 진리를 깨우친다. 이 책을 통해 추스르고(1부), 건네주고(2부), 떠나보내면서(3부) 묵직한 감동과 울림이 독자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두드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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