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규 기자2020-09-2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25일 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우리 측에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혀 향후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앞으로 보낸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병마의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통지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공개사과에 나선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다. 공식 통지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대단히 미안하다"라는 표현까지 내놓은 셈이다. 분단 이래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남한에 사과한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다. 1972년 5월 4일 김일성 주석이 북한을 찾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면담에서 4년 전 발생한 1·21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이하 1·21사태)을 놓고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며 "좌익맹동분자들이 한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5월 13일 방북한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에게 "(1·21 사태는)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는 면담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번처럼 공식 통지문을 통한 사과는 아니었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갈등 국면에서 때때로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8월 18일)의 경우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유엔군 사령관에게 구두로 전달했다. 1995년 '시아팩스호 인공기 게양 사건'(6월 27일)이 벌어지자 전금철 베이징 쌀 회담 북측 수석대표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전문을 보냈다. 1996년 '동해안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9월 18일) 석달 뒤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조선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의 안정을 위해 함께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우발적 발생'이라거나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을 남측으로 떠넘기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2002년에는 제2차 연평해전(6월 29일)을 놓고 김령성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 정세현 통일부 장관에 "서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7월 11일)이 벌어지자 다음날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천안함 폭침(3월 26일)을 놓고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유감은 표명하되 사과하거나 자신들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같은 해 연평도 포격(11월 23일) 사건을 두고도 "책임은 포진지 주변과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형성한 비인간적 처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이후에는 남북 고위당국자 공동합의문을 통해 남측 군인이 다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유감 표명은 모두 북한 실무자나 조선중앙통신 논평 등을 통해 내왔으며, 이번처럼 최고지도자의 발언을 통해 "미안하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쓴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대남사과까지 하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전임 최고지도자와 비교해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도 이 같은 사과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 김 위원장의 공개 사과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한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신규 기자2020-09-24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에서 실종된 해양 공무원이 결국 북한에 의해 피격당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9월 24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측에 피격된 뒤 화장됐다고 공식 확인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해양부 소속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씨(47)는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km) 해상에서 실종됐다. A씨는 실종 당일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께 보이지 않아 다른 선원들이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 후 해경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선내에서는 A씨의 신발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이튿날인 22일 첩보를 통해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포착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런 사실을 실종 이틀 만인 23일 오후 언론에 처음 공개했으며, 생사에 대해선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현재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같은 날 늦은 시각 언론을 통해 실종자가 피격 후 화장됐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후 공식 확인한 셈이어서 사망 인지 시점 등을 놓고 논란과 함께 사고 발생 후 늦은 보고 등 군의 사고 대응능력과 관련해 비난이 예상된다.

김신규 기자2020-08-27

제8호 태풍 ‘바비’가 북한으로 올라간 가운데 북한 조선중앙TV는 태풍 '바비'의 한반도 상륙에 24시간 뉴스특보 체제를 가동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TV는 지난 8월 26일 오전 9시부터 27일 정오까지 실시간으로 태풍 이동 경로와 피해 상황을 전했다. 방송에서는 남한의 기상청 격인 기상수문국 예보관이 출연해 강우량, 풍속, 홍수주의보 등 기상정보를 전하는 것을 넘어 취재진의 현장 중계도 진행됐다. 통상 재난 상황이 안팎에 전해지는 걸 꺼리는 북한이 쑥대밭이 된 국토 곳곳을 발 빠르게 공개하는 건 이례적이다. 24시간 뉴스특보로 인해 정규 프로그램 편성에도 일부 변화가 있었다. 중앙TV는 전날 오후 10시 예술영화 '한 당원의 모습'을 시작으로 이날 새벽까지 영화 <표창>, <우리집 이야기>, <벼꽃> 등을 편성했지만, 중간 중간 방영을 끊고 태풍 속보를 전달했다. 이러한 24시간 뉴스특보는 그동안 북한 관영매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형식이다. 지난해 제13호 태풍 '링링'이 북한을 강타했을 때도 조선중앙TV는 올해처럼 많은 시간을 할애해 기상정보를 전하지 않았다. 북한이 이처럼 방송 포맷을 변경한 것은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피해를 줄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조선중앙TV 등 주요 관영매체는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관할하고 있다. 리일환 선전선동부장은 북한 간부 중에선 비교적 젊은 축인 60세로 새로운 시도를 곧잘 펼쳐왔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리일환이 유튜브를 통해 영어로 선전·선동에 나서는 등 달라진 선전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김신규 기자2020-09-17

북한 해킹그룹이 악성 코드와 소프트웨어를 퍼뜨리며 러시아어 사용 사이버 범죄자들과 협력할 가능성을 지적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AFP통신의 지난 9월 16일자(현지시간) 보도에 의하면 미 보안업체 '인텔471'은 북한의 해킹 그룹인 '라자루스'와, 악성코드인 '트릭봇'(TrickBot) 간 연관성을 발견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북한과 연계된 라자루스는 온라인 은행과 비트코인 거래소 해킹 등을 통해 외화벌이를 조직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악성 코드 중 하나로 분류되는 트릭봇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이버 범죄자들이 운용하고 있다. 과거 다른 연구에서 이 두 운영자 간 연계 가능성이 지적된 적은 있지만, 북한에서 개발된 악성 코드가 관련 시장에서 판매용으로 제공되는 것을 포함해 더 많은 증거를 찾아냈다는 것이 인텔471의 설명이다. 이 보고서는 트릭봇을 작동하거나 이에 접근할 수 있는 행위자들이 북한의 행위자들과 접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냈다. 또 "북한의 행위자들은 지하에서 사이버범죄 활동을 하면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최고위급 사이버 범죄자들과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행위자들에게서만 사용되고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악성 코드가 러시아어 사용 사이버 범죄자들이 보유한 네트워크 접속을 통해 전달됐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정은 기자2020-09-28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탈북 루트'가 막혀 급감세를 보였던 국내 입국 탈북민 수가 지난달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28일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국내로 입국한 탈북민 수는 39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올해 1분기(1∼3월)에 135명이었으나 2분기(4∼6월)는 12명에 그쳐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4월(7명), 5월(2명), 6월(3명) 각각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7월에도 6명에 그쳤다. 통상 탈북민들은 북한 국경을 넘어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나 중국 같은 제3국에 체류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오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에 이동 제한이 커지면서 '탈북루트'가 봉쇄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올 초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 봉쇄를 강화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입국한 탈북민은 최근에 북한을 이탈한 사람들은 아닐 것으로 봤다. 일각에선 지난달 초중반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진정세를 보이고 상황이 비교적 안정돼 해외에 흩어져있던 탈북민이 다수 들어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이미 오래전에 북한에서 넘어와 제3국에서 장기 체류하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삶이 어려워지면서 동남아를 거쳐 국내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8월 연간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모두 19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724명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해철 의원은 "코로나19로 탈북민 수가 급감했지만 지난달 사례처럼 국내 입국하려는 탈북민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탈북민이 꾸준히 유입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정부 당국의 정착 지원 노력이 느슨해져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신규 기자2020-09-2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25일 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우리 측에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혀 향후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앞으로 보낸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병마의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통지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공개사과에 나선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다. 공식 통지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대단히 미안하다"라는 표현까지 내놓은 셈이다. 분단 이래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남한에 사과한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다. 1972년 5월 4일 김일성 주석이 북한을 찾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면담에서 4년 전 발생한 1·21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이하 1·21사태)을 놓고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며 "좌익맹동분자들이 한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5월 13일 방북한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에게 "(1·21 사태는)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는 면담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번처럼 공식 통지문을 통한 사과는 아니었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갈등 국면에서 때때로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8월 18일)의 경우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유엔군 사령관에게 구두로 전달했다. 1995년 '시아팩스호 인공기 게양 사건'(6월 27일)이 벌어지자 전금철 베이징 쌀 회담 북측 수석대표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전문을 보냈다. 1996년 '동해안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9월 18일) 석달 뒤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조선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의 안정을 위해 함께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우발적 발생'이라거나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을 남측으로 떠넘기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2002년에는 제2차 연평해전(6월 29일)을 놓고 김령성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 정세현 통일부 장관에 "서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7월 11일)이 벌어지자 다음날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천안함 폭침(3월 26일)을 놓고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유감은 표명하되 사과하거나 자신들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같은 해 연평도 포격(11월 23일) 사건을 두고도 "책임은 포진지 주변과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형성한 비인간적 처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이후에는 남북 고위당국자 공동합의문을 통해 남측 군인이 다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유감 표명은 모두 북한 실무자나 조선중앙통신 논평 등을 통해 내왔으며, 이번처럼 최고지도자의 발언을 통해 "미안하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쓴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대남사과까지 하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전임 최고지도자와 비교해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도 이 같은 사과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 김 위원장의 공개 사과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한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신규 기자2020-09-21

지난 군사정부 시절 등 이전 정권의 중앙정보부(중정)나 안전기획부(안기부) 등 정보기관의 국내정치 관여가 물의를 빚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9월 21일 국정원이 이전 정보기관들의 사례에서와 같이 국내정치에 절대로 관여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개혁입법을 신속추진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박 국정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개혁 전략회의 언론브리핑에서 "국정원이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국내정치에 절대로 관여하지 못하도록 법률로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국정원이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완성하기 위해 정치개입 금지와 대공수사권 이관을 골자로 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이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대공수사권을 차질 없이 이관하고, 안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보침해 관련 업무체계를 재편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검찰 및 경찰과의 업무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후속대책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과학정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인공지능(AI), 인공위성 등 과학정보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박 국정원장은 “이를 위해 최근 과학정보본부장을 3차장으로 승격했고 조직을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파트, 2차장이 대북파트를 맡아왔다. 그러나 박 국정원장 취임 이후 대북과 해외정보 수집 기능을 1차장이 모두 담당하고 2차장은 방첩, 과학정보본부를 3차장 산하로 승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박 국정원장은 "앞으로 여성, 청년, 장애인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겠다"면서 "최근 최초의 여성 차장 발탁에 이어 여성 간부를 확대하고, 올해 말을 목표로 장애인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 국정원장은 "국정원은 어두운 역사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이룬 개혁 성과들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먼저 그는 "정부 기관과 언론사 등에 출입하던 국내 정보관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국내 정보 부서를 해체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를 '준법지원관'으로 각 부서에 배치해 기획·집행·평가 등 업무 전 단계에서 위법 여부를 점검, 또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예산 집행 통제심의위원회'를 운영하며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댓글사건' 등 22개 국민적 의혹사건에 대해서는 진상을 규명하고 관계자들은 법에 따라 조치했다"고 말했다. 또 5·18 민주화 운동 진실 규명을 위해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국정원이 보유한 관련 자료들을 진상조사위원회에 네 차례에 걸쳐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5·18 민주화 운동 진실 규명을 위한 자료들을) 앞으로도 남김없이 발굴해서 계속 제공할 것이며, 인혁당 소송 관계자와 세월호 유가족 등과도 끊임없이 소통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신규 기자2020-09-21

최근 한미 군 당국이 최근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북한은 이와 관련해 9월 21일 "남한의 평화타령은 구밀복검(口蜜腹劍·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이라며 맹비난했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광고는 평화, 내속은 전쟁'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 군부와 미국이 머리를 맞대고 공조를 운운한 '맞춤형 억제 전략'은 있지도 않은 그 누구의 위협을 전면에 내걸고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적 수단을 총동원하여 우리 공화국을 선제타격한다는 극히 위험천만한 북침 핵전쟁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러한 망동이 끊임없는 북침 불장난과 전쟁 장비 증강 책동으로 정세가 악화한 시기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하여 그 위험성은 더욱 크다"며 그동안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의 책임을 남측에 돌렸다. 이어 "현 남조선 당국의 과거 언행을 살펴보면 역대 그 어느 정권보다도 평화에 대해 요란스럽게 광고를 해왔었다"며 "그러나 현실이 보여주다시피 지금까지의 평화 타령은 한갓 기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측이 "지난 보수정권 시기에도 엄두를 내지 못한 천문학적 액수의 군사비를 지출했다", "상전이 주도하는 각종 전쟁 연습에도 열성스레 참가하며 북침 핵전쟁 전략실현에 극구 편승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매체는 그러면서 "구밀복검이라고 앞에서는 요사스러운 말장난을 부리고 뱃속에는 칼을 품는 것처럼 비열하고 무례 무도한 짓은 없다"며 "만일 남조선 당국이 오늘의 조선반도 정세 악화 상태를 더욱 위태롭게 몰아갈 군사적 망동을 계속한다면 과거 보수 정권들보다 더 비참한 종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한미 국방부가 지난 9일과 11일 이틀에 걸친 제18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 뒤 낸 공동보도문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한미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정전협정, 9·19 남북군사합의 등 관련 합의들을 이행하는 데 있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것에 대한 견제 차원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신규 기자2020-09-17

북한 해킹그룹이 악성 코드와 소프트웨어를 퍼뜨리며 러시아어 사용 사이버 범죄자들과 협력할 가능성을 지적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AFP통신의 지난 9월 16일자(현지시간) 보도에 의하면 미 보안업체 '인텔471'은 북한의 해킹 그룹인 '라자루스'와, 악성코드인 '트릭봇'(TrickBot) 간 연관성을 발견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북한과 연계된 라자루스는 온라인 은행과 비트코인 거래소 해킹 등을 통해 외화벌이를 조직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악성 코드 중 하나로 분류되는 트릭봇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이버 범죄자들이 운용하고 있다. 과거 다른 연구에서 이 두 운영자 간 연계 가능성이 지적된 적은 있지만, 북한에서 개발된 악성 코드가 관련 시장에서 판매용으로 제공되는 것을 포함해 더 많은 증거를 찾아냈다는 것이 인텔471의 설명이다. 이 보고서는 트릭봇을 작동하거나 이에 접근할 수 있는 행위자들이 북한의 행위자들과 접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냈다. 또 "북한의 행위자들은 지하에서 사이버범죄 활동을 하면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최고위급 사이버 범죄자들과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행위자들에게서만 사용되고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악성 코드가 러시아어 사용 사이버 범죄자들이 보유한 네트워크 접속을 통해 전달됐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김신규 기자2020-09-03

제8호 태풍 '바비'에 이어 제9호 태풍 '마이삭'도 북한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특히 마이삭의 직격탄을 맞은 북한 강원도에 물폭탄이 떨어졌다. 대표적인 북한 관광도시 원산 중심지는 완전히 물에 잠겼다. 금강군에서는 하천이 불어나 주민이 대피했고, 통천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다. 지난달 장마와 태풍 '바비'로 이미 적잖은 수해를 입은 북한은 바비의 북상 때처럼 24시간 재난방송 체제를 가동하며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조선중앙TV는 3일 오전 6시께 실시간으로 물에 잠긴 원산 시내의 모습을 내보냈다. 조선중앙TV에 비친 태풍피해 현장의 경우 원산 시내는 도로가 완전히 흙탕물에 뒤덮여 큰 강을 연상케 했다. 넓은 광장 주변의 아파트와 주석단 건물, 가로수도 전부 물에 둘러싸였다. 침수 지역은 원산 시내의 중심인 해안광장으로 예상된다. 이곳은 북한 강원도에서 주요 정치행사를 이 광장에서 치르던 곳이다. 북한의 주요 관광도시인 원산이 '물바다'로 변한 것은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에 들면서 단 3시간 만에 132㎜의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북한 재난방송은 "태풍 9호의 특징은 바람보다 강수량이 많은 것"이라며 "(원산에) 새벽 3∼6시 132㎜의 강한 폭우가 집중적으로 내렸고, 2일 21시부터 3일 6시까지 내린 강수량은 200㎜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해수면도 기존보다 77㎝ 높아졌다. 더 남쪽에 위치한 금강군과 통천군의 상황도 심각하다. 금강군에서는 120㎜(오전 9시 기준)의 비가 내린 가운데, 금강천이 불어나고 다리가 휘어져 통행이 금지됐고 주민은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통천 앞바다 파도 높이가 7m(오전 8시 기준)까지 높아졌고, 초당 15m 이상의 강풍이 불고 있다. 장옥선 통천군 인민위원장은 "많은 농경지가 침수돼서 물에 다 잠기고 통천과 고성 사이 도로는 산사태로 파괴돼 운행이 금지됐다"고 말했다.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는 해일 현상도 발생했다. 현장 취재 기자는 "서호·마전 해안가 지역에 50㎝의 해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도로가 물에 침수돼 차들이 운행하기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호·마전해안가 지역에서는 168㎜(오전 6시 기준), 함흥 시내에서는 68㎜의 비가 내렸다. 북한은 중앙TV를 통해 지난 2일 오후 6시부터 3일 오전 현재까지 거의 1시간 간격으로 태풍 마이삭 현재 위치와 함께 주요 도시의 상황을 보도 중이다. 마이삭의 타격을 크게 받는 강원도 고성군과 문천시, 원산시, 함경도 단천시, 신포시, 김책시, 함흥시 등을 돌아가며 현장 연결하고 있다. 북한 전 주민이 상시 보는 조선중앙TV를 24시간 방영하며 이처럼 사실상 실시간으로 태풍 소식을 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달 태풍 바비 소식도 24시간 TV로 전하고 틈틈이 자막으로 소식을 보도하기는 했지만, 30분 내지 1시간마다 현장을 연결하는 등 본격적인 특보체제를 도입한 것이 눈에 띈다. 북한이 이처럼 24시간 태풍 특보체제를 갖추고 현장에 기자를 보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지난달 태풍 바비 때부터 이 같은 보도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편 김덕훈 총리는 강원도 김화군과 평강군의 주택현장과 협동농장을 찾아 복구대책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총리는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첫 현장 방문으로 황해남도 수해 현장을 찾은 바 있다. 북한이 이처럼 태풍과 수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대북제재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이 악화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김신규 기자2020-08-27

제8호 태풍 ‘바비’가 북한으로 올라간 가운데 북한 조선중앙TV는 태풍 '바비'의 한반도 상륙에 24시간 뉴스특보 체제를 가동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TV는 지난 8월 26일 오전 9시부터 27일 정오까지 실시간으로 태풍 이동 경로와 피해 상황을 전했다. 방송에서는 남한의 기상청 격인 기상수문국 예보관이 출연해 강우량, 풍속, 홍수주의보 등 기상정보를 전하는 것을 넘어 취재진의 현장 중계도 진행됐다. 통상 재난 상황이 안팎에 전해지는 걸 꺼리는 북한이 쑥대밭이 된 국토 곳곳을 발 빠르게 공개하는 건 이례적이다. 24시간 뉴스특보로 인해 정규 프로그램 편성에도 일부 변화가 있었다. 중앙TV는 전날 오후 10시 예술영화 '한 당원의 모습'을 시작으로 이날 새벽까지 영화 <표창>, <우리집 이야기>, <벼꽃> 등을 편성했지만, 중간 중간 방영을 끊고 태풍 속보를 전달했다. 이러한 24시간 뉴스특보는 그동안 북한 관영매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형식이다. 지난해 제13호 태풍 '링링'이 북한을 강타했을 때도 조선중앙TV는 올해처럼 많은 시간을 할애해 기상정보를 전하지 않았다. 북한이 이처럼 방송 포맷을 변경한 것은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피해를 줄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조선중앙TV 등 주요 관영매체는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관할하고 있다. 리일환 선전선동부장은 북한 간부 중에선 비교적 젊은 축인 60세로 새로운 시도를 곧잘 펼쳐왔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리일환이 유튜브를 통해 영어로 선전·선동에 나서는 등 달라진 선전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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