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규 기자2019-01-20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출산 후 산모의 산후 회복과 신생아 양육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의 지원 대상을 기준의 중위소득 80%에서 100%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란 출산가정에 건강관리사가 방문해 산모의 건강관리(영양관리, 체조지원 등)와 신생아의 양육(목욕, 수유지원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그동안 산모?신생아의 건강관리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 제도 도입 이후 지원대상이 기준중위소득 80% 이하 출산 가정으로 제한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지원대상 확대(기준중위소득 100%)를 통해 지원 대상 산모가 약 3만 7,000여 명 증가함은 물론,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 경감 및 관련 분야 일자리 종사자 수도 4,000여 명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른 정부지원금도 최소 34만 4,000원에서 최대 311만 9,000원으로 늘어나며 전년 대비 1인당 평균 정부지원금은 14.8% 증가할 전망이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는 산모는 출산 예정 40일 전부터 출산 후 30일까지 산모의 주소지 관할 시·군·구 보건소에 신청하면 된다. 또 복지로(www.bokjiro.go.kr)를 통한 온라인 신청도 가능하다. 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구비서류는 신청인의 신분 확인서류, 출산(예정)일 증빙자료, 산모 및 배우자 등 출산가정의 소득 증빙자료 등을 제출하면 된다. 관련 내용은 보건복지부 및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복지로, 사회서비스전자바우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청자격은 국내에 주민등록이 있는 출산가정 또는 외국인 등록을 한 출산가정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는 ‘산모·신생아 방문서비스 제공인력 교육과정’을 수료한 건강관리사가 방문해 산모 영양 관리, 체조 지원, 신생아 목욕, 수유 지원 등의 서비스를 최소 5일부터 최대 25일까지 제공한다. 특히 정해진 소득기준을 초과하는 경우라도 시·도 또는 시·군·구가 별도의 기준을 정해 예외적 지원이 가능하므로 지원 내용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관할 시·군·구(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제공기관별 서비스 품질에 대한 이용자의 의견을 직접 반영한 ‘이용자 만족도 실시간 평가’ 결과를 올해 상반기부터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홈페이지(www.socialservice.or.kr)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 선택권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가정에서의 산후조리 요구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보다 많은 출산가정에서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향후에도 지원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혜정 기자2019-01-07

한국사회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면서 2018년 기준 전국 어린이집 0세반 수와 0세반에 다니는 아동의 수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복직을 앞둔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35개월 저출산 흐름 '연속 감소' 출생아 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연속 최소기록을 갈아치우며 저출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1~10월까지 출생아 수는 27만 8,600명이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8.8%나 줄었다. 2015년 43만 8,420명에서 2016년 40만 6,243명, 2017년 35만 7,771명으로 2015년 12월부터 35개월 연속 감소세다. 급격한 신생아 수 감소로 지난해 어린이집 0세반 운영 역시 감소했다. 0세반 모집을 아예 포기한 어린이집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11월 말 전국 어린이집 0세반은 2만 7,385곳으로 집계됐다. 2017년 말 2만 8,915곳에서 5.3% 감소한 수치다. 0세반에 다니는 아동수도 8만 1,469명에서 7만 6,749명으로 5.8% 줄었다. 눈에 띄는 점은 저출산 현상으로 0세반 규모가 줄었을 것이란 통념과는 달리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어린이집 0세반 개수가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2014년 전국 어린이집 0세반 개수 2만 6,373곳, 0세반 아동 7만 2,585명 △2015년 0세반 개수 2만 6,755곳 0세반 아동 7만 3,741명 △2017년 0세반 개수 2만 8,915곳 0세반 아동 8만 1,269명으로 계속 증가했다. 이는 육아휴직을 마치자마자 복직하려는 맞벌이 부부의 0세반 수요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런 0세반 증가 경향이 2018년도에 꺾인 것은 맞벌이 부부의 0세반 수요가 급격한 출생아 감소세를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인상된 최저임금에 교사 인건비 부담 이 외에도 정부의 인건비 지원 대상이 아닌 민간어린이집이 운영 상 0세반 모집을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어 어린이집 0세반이 줄어드는 데 한 몫하고 있다. 영유아보육법에는 어린이집 0세반의 경우 유아 3명당 1명의 보육교사를 두도록 하고 있다. 손이 많이 가는 영아의 특성을 고려해 1세반(5명), 2세반(7명), 3세반(15명)보다 적정 정원이 적다. 이런 가운데 0세 아동 1명당 월 87만 8,000원의 보육로를 지원받는 민간어린이집에서 0세 아동 모집 시 정원 3명이 채워지지 않으면 보육교사 1명당 월평균 인건비를 맞출 수가 없다는 게 현실이다. 어린이집에서 적자가 난다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해 주지도 않기 때문에 1년 간 0세반 정원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면 0세반 모집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장진환 전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보육교사 인건비가 오르면 0세반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0세반은 더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밖에 없는 부모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신생아를 맡길 곳이 더욱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태어난 지 2년이 되지 않은 아이가 다닐 어린이집을 알아본 이모 씨(여, 35)는 "0세반을 운영하겠다고 공고한 어린이집이 동네에 한 곳뿐인데 이미 정원이 차 버린 상태"라면서 "아이를 낳았을 때는 애국자 소리를 들었지만, 정작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복직을 포기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신생아가 1명만 있어도 0세반을 운영하도록 정부가 적자를 보전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홍의현 기자2019-03-19

건강보험 적용 금액 1천 5백억…난임 지원 꾸준히 발전 지난 2017년 10월, 정부는 난임 부부에게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난임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난임 시술이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일 때는 한 회 시술 당 30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도 부담하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파격적인 지원 정책이다. 정책 시행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약 1년 3개월간 난임 시술은 모두 732,711건에 달했다. 이중 77,055명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난임 시술을 진행했다. 또 여기에 들어간 진료비는 모두 2,224억 원이었고, 이 중 건강보험 부담금은 1,5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난임 시술 지원 정책은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발전해왔다. 2006년 처음 난임 지원사업을 지원하며 별도의 지원금을 책정했고, 206년 부터는 소득 기준 금액을 폐지하고 저소득층의 지원금과 지원 횟수를 늘렸다. 여기에 더해 2017년 10월 부터는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지원을 확대했다. 이처럼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시작된 정책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전국의 신혼부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난임 시술 혜택 인원 늘려야…심리상담도 필요 아쉬운 대목도 있다. 난임 시술을 위해 병원을 찾는 이들은 연간 20만 명 수준. 이 중 7만여 명만이 난임 시술 건강보험 적용 혜택을 받은 건데, 소득 기준 이하의 인원을 고려하더라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 혜택 인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때문에 정부는 올해부터 지원 대상의 소득 기준을 '부부 합산 월 512만 원' 이하로 늘리고, 신선배아 체외수정 4회, 동결배아 체외수정 3회, 인공수정 3회 등 모두 10회 지원으로 횟수도 늘렸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부터는 법적 신혼부부 뿐만 아니라 사실혼 관계에 있는 부부도 난임 시술을 받을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년 뒤 집계에서는 더 많은 난임 부부가 혜택을 받았단 응답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난임 문제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난임 부부를 위한 재정적인 지원과 함께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현재 난임 전문 상담기관이 4곳에 불과할 정도로 심리 상담 부분은 미미한 상황이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부의 마음까지 헤아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난임 부부들은 "보다 나은 정책 개발과 세밀한 검토를 통해 난임 부부의 얼굴이 밝아지는 사회가 도래하길 기대한다"며 정부 정책의 발전을 요구했다.

홍의현 기자2019-03-22

기혼여성, 자녀 부양책임 의식 다소 약해졌다 우리나라 기혼여성은 10명 중 6명꼴로 대학 졸업할 때까지 경제적으로 돌봐야 한다고 여긴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18년에 15~49세 기혼여성 1만 1,205명을 대상으로 자녀를 경제적으로 언제까지 부양하는 게 적당한지 물어보니 59.2%가 '대학 졸업 때까지'라고 응답했다. 이어 '취업할 때까지'(17.4%),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14.7%), '혼인할 때까지'(7.1%), '언제까지라도'(1.6%) 등의 순이었다. 이는 3년 전인 2015년 조사 때보다는 기혼여성의 자녀에 대한 부양책임 의식이 다소 약해진 것을 보여준다. 2018년 월평균 자녀 양육비는 자녀 수가 1명인 가구는 73만 3,000원이었고, 2명인 가구는 137만 6,000원, 3명인 가구는 161만 9,000원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자녀별로 지난 3개월간 직접 지출한 어린이집·유치원 이용료(수업비, 특별활동비 등), 공교육비(등록금, 방과후 학교 등), 사교육비(학원, 학습지, 과외비 등), 돌봄 비용(조부모, 친인척, 비혈연), 기타(의복, 장난감, 분유, 기저귀, 육아 용품비, 용돈 등)의 항목을 합하는 방식으로 자녀 양육비 현황을 조사했다. 분석결과 자녀 양육비에서 의복, 장난감, 분유, 기저귀, 육아 용품비, 용돈 등과 같은 필수 비용을 제외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교육비(공교육비, 사교육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2∼3명인 경우 공교육비를 포함한 교육비는 전체 양육비 총액의 약 48%를 차지했다. 자녀가 1명인 경우 교육비 비중은 35.8%로 집계됐다.

최상경 기자2019-02-19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가계파탄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재난적 의료비제도'가 중증질환 중심으로 실행되면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중증질환이 아니더라도 저소득층과 입원을 경험한 가구에서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보다는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큰 서비스를 중심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 중증질환자에 편향 지난 1년간 정부는 국민 의료비 절감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 중에서도 '메디컬 푸어(Medical Poor)'를 막기 위해 실시한 '재난적 의료비 지원 확대'는 괄목한 만한 성과였다. 일반적으로 '재난적 의료비'는 의료비 지출이 전체 가계지출(생활비)의 10~40%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재난적 의료비제도'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후속조치로써 고액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가계파탄의 위험을 예방하고자 도입됐다. 정부는 과도한 의료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구에 의료비 일부를 지원한다. 문제는 제도 시행에도 의료비 지불능력이 낮은 계층의 부담이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수진 부연구위원이 보건복지포럼에서 공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증환자의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은 소폭 줄거나 거의 변화가 없었고 저소득층의 재난적 의료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재난적 의료비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중증질환을 경험한 가구의 2010년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은 10.2%였고 계속해서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다가 2015년에는 9.7%로 약간 감소했다. 중증질환이 아닌 다른 이유로 입원을 경험한 가구의 경우에는 2010년 6.5%에서 2015년 9.4%로 상승했다. 이런 증가 경향은 만성질환을 경험한 가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은 2010년 0.9%에서 2015년에는 1.5%로 증가했다. 현재까지 보장성 강화 정책의 주요한 대상이었던 중증질환의 경우 미미하지만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이 감소한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는 재난적 의료비의 발생률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 또 동일한 의료비를 지출하더라도 지불 능력이 낮을 때 재난적 의료비의 발생 위험이 높았다. 지불능력 대비 의료비 지출 기준선을 40%로 정의했을 때 중위소득 150%이상인 가구에서는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이 2010년 0.9%에서 2015년 0.5%로 감소했지만, 중위 소득 50%이하인 가구에서는 10.0%에서 12.8%로 증가했다. 이는 재난적 의료비 발생의 소득 수준 간 격차가 증가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재난적 의료비가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른 이유는 가구주가 만성질환이 있거나 낮은 지불 능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내놓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정책을 시행한 지 중반에 접어든 지금, 저소득층 의료비 부담 해소를 위한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중증질환이 있더라도 입원을 경험한 가구에서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이 증가했다는 것을 이번 연구에서 확인했다"며 "입원과 같은 사건을 경험하는 경우 재난적 의료비 발생 정도가 높았다. 특정질환에 대한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식은 질환 간 불형평성을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큰 서비스를 중심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해 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불 능력이 없는 낮은 계층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요구된다"며 "소득 수준에 따라 재난적 의료비 발생 격차가 증가하는 상황에 주목해 질병을 경험하는 가구의 소득 상실에 대해서도 정책적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2019-01-30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취약계층 아동을 위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시설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지역아동센터 예산안에 대한 문제가 심화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그렇지 않아도 빠듯했던 센터운영이 더 어려워진 실정이다. 이에 관계자들은 당국의 실제적인 대안 마련을 시급히 요구하고 있다. 턱없이 모자른 지역아동센터 예산 인상률 '2.5%'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올해 복지부에 편성된 지역아동센터의 예산안에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현실을 무시한 지역아동센터 기본운영비 지원예산 계획을 철회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약속해 달라"고 성토했다. 사태가 벌어진 데는 2018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2019년 지역아동센터 기본운영비 예산안이 시설 종사자들에게 절망적 수준이기 때문이다. 올해 총 기본운영비 보조금은 전년 대비 2.8% 오른 1,259억 5,500만 원이다. 각 센터의 월 별 기본운영비로 따지면 2018년 기준 평균 516만원에서 올해 529만원으로 약 2.5% 증가에 그친 셈이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센터에 지원되는 운영비의 10%를 아동프로그램비로 의무 지출하도록 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가 인건비·운영비 구분 없이 '기본운영비' 항목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센터 관계자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예산액이다. 게다가 올해 최저임금이 10.9% 인상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운영의 어려움을 겪던 센터 관계자들은 더 열악한 상황에 놓였다. 아동복지시설 중 그룹홈과 지역아동센터만 어느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하든 똑같은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는 '단일임금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아동센터 평균 종사자수인 2.4명에게 2019년도 최저임금 지급조차 여의치 않게 됐다. 예를 들면 센터 30인 시설 기준으로 올해 운영비는 8,040만 원이다. 그 중 3인 인력의 인건비 7,423만 원을 제하면 매월 51만 4,000만 원으로 시설을 운영해야 하는 셈이다. 결국 인건비를 지불하려면 아동대상 프로그램비를 줄이거나, 프로그램비를 맞추려면 인건비를 최저임금 이하로 줄여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됐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방안은 센터 관계자들의 탄식을 심화시켰다.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문제해결을 위해 구성된 추경쟁취연대는 "복지부는 지난해까지 기본운영비의 10%를 아동 프로그램비에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한 것을 올해 5%로 내렸다"며 "이렇게 되면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하루 기준으로 아동 1명당 예산이 약 450원에 불과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프로그램비 감축에 대해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 지역아동센터 담당 관계자는 "예산이 풍족하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 기업 후원금을 연결하는 방안으로 프로그램비를 보완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동센터 관계자들은 이에 반박하는 입장이다. 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는 "종사자 2명이 행정과 아이들 돌봄을 모두 맡아서 하는 상황에서 후원금을 받으러 다니기 어려울 뿐더러 필요한 단체는 많은데 행정절차도 복잡해 사실상 필요한 시기에 받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질 높은 아동복지서비스 실현…재정지원방식 변경부터 지역아동센터의 예산 사태 해결을 위한 정책 제언으로 △아동 1인당 하루 프로그램 비용 2,500~3,000원으로 확대 △사회복지시설 단일요금체계 적용 및 인건비 분리교부 △추경예산 편성 통한 지역아동센터 적정 운영비 보장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 등이 요구된다. 김형모 경기대학교(사회복지학) 교수는 센터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현행 기본운영비 지원방식을 센터 종사자에 대한 인건비와, 운영을 위한 운영비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종사자에게는 적절한 인건비를 지급할 뿐 아니라 관리비, 시설비, 프로그램비 등에 더욱 지원을 늘림으로써 질 높은 아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지역아동복지센터 종사자들이 사회복지사 임금체계의 적용을 받지 않음으로써 원칙적으로 호봉이 인정되지 않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실시해야 한다"며 "지역아동센터에서도 호봉제를 실시하고 초임호봉은 1호봉으로 하고 호봉간 승급에 필요한 기간은 1년으로 할 것"을 제언했다.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사회복지학) 교수는 "지역아동센터에서 하고 있는 사회적 책무의 무게, 돌봄의 수고가 얼마나 크고 소중한지에 대한 공감과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는 민간 지역아동센터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하는 등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혔다.

박혜정 기자2019-01-10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요양병원은 노인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요양병원의 크고 작은 문제들로 인해 요양병원의 사회적 인식은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요양병원 실무 의료진들은 문제 있는 일부 병원들로 인해 열심히 일하는 나머지 병원들이 신뢰를 잃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사회 내 급증한 요양병원 '적폐 낙인'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7년 뒤인 2026년 노인 인구가 1,111만 명에 달하며 앞선 2024년에는 치매환자수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고령 환자들의 케어를 위해 한국사회 내 요양병원의 수요도 많아졌다. 전국적으로 지난 2013년 1,208개소였던 요양병원은 2018년 7월 말 기준 1,483개소로 23% 증가했다. 보건의료실태조사(2011년~2016년)에 따르면 전체 의료기관이 이 기간 평균 1.9% 증가한 반면 300병상 이상의 요양병원은 무려 31.5% 증가했다. 요양병원의 사회적 역할이 커지는 분위기와는 달리 요양병원에 대한 인식은 사회 전반에 걸쳐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일부 요양병원의 사무장병원 설립, 보험사기, 환자 학대 의혹 등 비리 행위가 잇따라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요양병원의 환자 폭행 의혹 및 각종 부조리가 전해졌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 1등급을 받을 만큼 우수한 병원으로 알려진 한 요양병원에서 환자가 병원장으로부터 심각한 폭행을 당한 사례가 방송됐다. 의사면허를 빌려 요양병원 등을 불법으로 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의 비리사건도 만연했다. 최근 의사면허가 없는 부부가 사무장 병원을 설립해 요양급여 등 총 5억 1,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부부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에 따라 출자금 1억 원 이상, 조합원 수 500명 이상이면 지자체의 인가를 받아 병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허위로 소비자협동조합을 설립한 뒤 해당 조합 명의로 병원을 개업한 혐의로 구속됐다. 불법 사무장병원 등 요양병원 비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적폐'로 지목했다.지난해 12월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요양병원 비리는 9대 생활적폐중 하나로 규정됐다. 문 대통령은 "통계를 보면 2017년 환수결정액 대비 징수율이 4.72% 미만인데, 이는 문제가 된 병원들이 소위 '먹튀'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사무장, 병원장 등에게 연대책임을 물어 병원이 문을 닫아도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는 등 강도 높은 개혁 의지를 내비쳤다. 적폐낙인에 전국10만 요양병원 치명타 대통령의 적폐 낙인에 요양병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국의 10만 요양병원인은 적폐인가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지난해 12월 17일 올라와 1월 10일 기준으로 무려 2,702여 명이 해당 청원에 참여했다. 청원인은 "요양병원을 좋게 보지 않는 사람은 '좋은 약을 쓰지 않는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요양병원은 포괄수가제(DRG)를 기반으로 거의 모든 환자의 병원비가 책정된다. 그러니 필요 이상의 적극적인 치료와 처치를 해드리기 어렵고, 비교적 저렴한 약물을 투약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포괄수가제는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서 퇴원할 때까지 진료받은 종류·양과 관계없이 미리 정해진 일정액의 진료비를 부담하는 제도다. 그러면서 '병실 당 환자가 많다', '감염관리나 시설 등이 취약하다' 등 요양병원을 향한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의료법은 꾸준히 바뀌어왔다. 규정에 따라 벽을 허물고 세워서 실컷 맞춰두면, 몇 해 뒤에 또 다시 법이 개정되고, 또 다시 비난을 받는다. 물론 거기에 따른 비용은 온전히 병원의 몫"이라고 호소했다. 또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회장 이필순)은 '2018년 하반기 정기 이사회'에서 요양병원 적폐 논란이 전국 1,450개 요양병원 모두를 범죄집단인 것처럼 매도되고 있음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필순 회장은 "전국 1,450개 요양병원 중문제 있는병원은 10%도 안 된다.그런데 요양병원 전체가'적폐'로매도당하고 있어 열심히 하는 나머지 90% 병원과 병원종사자들은 자존심에 심각한치명타를 입었다"며 "협회도 회원 교육, 안내등 자정노력을 하고 있지만 비회원 병원이 말썽이거나 단속권한이 없는 등 한계가 있다. 정부가 사무장 병원, 못된 요양병원등 문제 병원을 강력하게 단속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상경 기자2019-01-08

이주 관련 단체들이 추산한 국내 '미등록 이주아동'은 약 2만여 명이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사각지대 속에서 점점 소외되고 있는 게 이주아동들의 현실적인 모습이다. 이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서라도 입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권·건강권 등 각종 차별…복지 사각지대 방치 미등록 이주아동은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부모 등 보호자 결정으로 한국에 이주하게 됐거나 이주 부모들에 의해 한국에서 출생하게 된 만 18세 미만 아동을 뜻한다. 법무부 출입국 기록을 바탕으로 한 2017년 12월 기준 불법 체류자는 25만 1천41명인데, 이 중 19세 이하 미등록 이주아동은 5천279명이다. 외국인 인권단체 등은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불법 체류자 자녀 등을 포함하면 미등록 이주아동은 2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여기서 추산이라고 표현한이유는 정확한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대부분의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월세방을 전전하거나 혼자 방치된 채 소외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소한의 권리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출생 등록이 안돼 건강보험 가입이 불가능하고, 유치원이나 학교 입학에도 제재가 따른다. 특히 미등록 이주아동의 건강권 보장은 더 제한적이다. 기본적인 건강관리와 예방접종을 받으려고 무료 진료소나 보건소를 이용할 때도 체류 신분상 미등록인 사실이 발각될까 봐 불안감을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그런가 하면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보육시설 입학이 거부되기도 한다. 미등록 이주아동을 받을 시 보육시설에서는 처리해야 할 추가적인 서류업무가 부과되고 정부 보육료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해당 부모는 시설 안전성이나 프로그램 평가는 고사하고 돈을 더 내더라도 미등록 신분을 문제 삼지 않는 시설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아동을 방치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법적 권리 보장 위한 정책 부실 이에 아이들의 기본권만큼은 국가가 나서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최근 법무부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 세 명 중 두 명은 이런 사각지대의 아이들을 한국 아이들과 동일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유엔에서도 건강보험 만큼은 등록하도록 한국 정부에 권고한 상태다. 실제로 이주아동 차별은 유엔 아동권리 협약에 위배된다. 협약 제2조는 아동이 그 부모나 가족 구성원 신분이나 행위 등을 이유로 차별이나 처벌을 당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처를 하는 것을 국가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제3조는 행정당국이 실시하는 아동에 대한 모든 행위에서 아동을 위한 최상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그러나 정부의 행동은 여전히 더디기만 한 상황이다. 가장 기초적인 단계인 출생 등록을 위한 법안조차 국회에서 수차례 논의 끝에 무산됐고, 건강보험 혜택은 아예 논의조차 없다. 재단법인 청소년 희망재단은 "미등록 이주아동의 법적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현실 속에 정부가 추진하는 이들의 의료와 보육과 교육지원 정책은 그 내용이 부실하고 지자체마다 관심도가 다르며, 예산 미확보로 인해 정책이 사문화하는 등 사회적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재단은 "미등록 이주아동이 우리 사회에서 주변인으로 차별받고 교육 기회를 갖지 못할 경우, 범죄에 노출되기 쉽고 향후 사회적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저항이 세력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최근 국내 시민단체들은 미등록 이주아동을 위한 연대에 나서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유엔난민기구, 이주민센터 친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 10여 개 단체가 참여한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Universal Birth Registration)'는 미등록 이주아동의 인권 문제와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의 필요성을 알리는 토론회와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이 국적이나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출생등록을 해 법적 신분을 보장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은 "출생신고는 아동이 기본 권리를 누리는 출발선"이라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2019-01-03

우리나라 암 사망률 1위는 폐암이다. 흔히 폐암은 오랫동안 흡연한 남성에게서 발생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최근 여성 폐암 환자 10명 중 9명은 한번도 담배를 피운 적 없는 비흡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 30%는 여성…비흡연자도 흉부 CT검사 필요 폐암은 전체 암종 중 연간 사망자가 1만 7,969명으로 가장 많다. 지난해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신규 여성 폐암 환자는 7,252명으로 2000년(3,592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당시 신규 폐암환자 총 2만 4,267명 중 30%가 여성인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폐암으로 진단받은 여성의 87.6%는 한번도 흡연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조사 결과 폐암 여성 환자 10명 중 9명은 비흡연자다.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병에는 간접흡연과 미세먼지, 라돈과 같은 방사성 물질 등 환경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2년 이상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경우 폐암 발생률은 2배 늘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폐암의 종류도 다르다. 흡연자는 편평상피세포암에 잘 걸리는 반면 비흡연자는 선암 환자가 많다. 편평상피세포암은 폐 중심부에 암세포가 발생해 기관지를 막거나 내부를 손상시켜 기침이나 객혈, 천명 등의 증상을 초래한다. 선암은 주로 기관지와 멀리 떨어진 폐의 주변부에 발생하며 늑막과 흉벽을 침범해 가슴통증 등을 일으킨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7월부터 만 54~74세 남녀 중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흡연자를 대상으로 2년마다 폐암검진을 실시한다. 비용은 1인당 11만원으로 이중 10%만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50% 가정은 무료로 저선량 흉부CT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암검진사업이 본격 시행되면 폐암이 조기 발견되고 조기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생존률도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폐암의 조기발견율은 20.7%로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낮다. 전국 14개 병원에서 약 2년 동안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 1만 3,345명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CT 시범검진을 실시한 결과 폐암 검진 도입이 폐암 조기발견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도 50세 전후 갱년기에 유방암과 함께 폐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는 제안이 나온다. 이계영 대한폐암학회 이사장(건국대 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 소장)은 "'담배를 안 피우니 폐암 검진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의 절반가량은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에 뒤늦게 진단 받는 실정"이라며 "50세 전후부터 5년에 한 번 정도 저선량 흉부CT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신규 기자2018-12-20

내년부터는 건강검진의 폭과 혜택이 다양해지고 넓어진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20~30대 건강검진 사각지대 해소, 우울증 검사대상 확대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건강검진 실시기준(보건복지부 고시)’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20~30대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및 지역가입자의 세대원 등도 국가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돼 약 719만 명의 청년세대가 새롭게 혜택을 받는다. 그동안 20~30대 직장가입자 및 지역가입자의 세대주는 건강검진대상에 포함돼 주기적인 건강검진 혜택을 받아 왔으나 같은 20~30대라도 취업준비생, 가정주부 등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및 지역가입자의 세대원 등은 건강검진대상에서 제외돼 세대 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또한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세대의 우울증을 조기 발견해 치료할 수 있도록 40세·50세·60세·70세에만 시행하던 정신건강검사(우울증)를 내년부터 20세와 30세에도 확대한다. 이와 함께 건강검진 편의성을 높이고 검진 후 결과상담 기능 확대를 위해 생활습관평가(흡연, 음주, 운동, 영양, 비만)를 수검자들이 원할 경우 일반건강검진 날과 다른 날에 받을 수 있게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고시개정으로 내년부터는 청년세대의 국가건강검진 사각지대가 해소되고 취업여부에 따라 국가건강검진 혜택이 달라지는 형평성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신건강 및 만성질환 위험인자를 청년세대부터 조기에 관리함으로써 미래의 질병발생과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윤인경 기자2018-12-18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장 노동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한 해 과로로 숨지는 이들만 민간부문에서 320여 명, 공공부문에선 35명에 달한다. 학계에서는 초과근무를 하는 사람일수록 과로사의 대표적 유형인 뇌·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과로사·돌연사는 주로 40, 50대 중년 남성들에 집중되어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맞벌이 가정이 급격히 늘고 여성이 일과 육아를 모두 책임지게 되면서 과로로 쓰러지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직장인 아내' 희망 90%, 실제 가사분담은 20% 두 아이를 둔 서울고등법원 이승윤 판사는 한달 전 자택 안방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과로사였다. 열흘 전 시부상을 치른 이 판사가 숨지기 전까지 한 일은 전날부터 월요일 새벽까지 판결문을 작성한 일이었다. 비슷한 시기 싱가포르의 한 호텔방에서 김은영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이 과로로 인한 뇌출혈 증세로 쓰러졌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김 국장은 정상회담과 국제회의 등으로 매일 진통제를 먹으며 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1월에는 세 아이를 둔 맞벌이 워킹맘이었던 보건복지부 김선숙 사무관이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과로로 인한 심정지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10여 년의 전문직 경력을 쌓아 일하면서 육아를 함께 병행한 '워킹맘'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사회에서 자녀를 둔 채 일하는 여성들의 삶은 엄마와 아내, 직장인 역할을 하느라 직장에서 눈치를 보며 아이 스케줄을 관리하고, 퇴근하고 나면 다시 집으로 출근해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느라 이중고를 겪는다. 사회에서는 남녀가 모두 평등하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집안에서는 여전히 가사와 육아가 여성의 몫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이 직업을 갖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에는 87%에 달했다. 남편들에게 물었을 때도 '직장인 아내를 원한다'는 의견이 반대의견보다 2배 이상으로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 공평하게 집안일을 분담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2018년 일가정 양립지표'에 따르면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9.1%였지만, 실제 부부 중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응답한 남편은 20.2%, 아내는 19.5%에 불과했다. 맞벌이 부부 비율이 50%에 육박하지만 여전히 육아와 가사노동은 여성에게 더 기울어져 있는 현실이다. 일·육아 양립 정책, 남성에게도 적용돼야 워킹맘들의 잇따른 과로사 소식에 맞벌이 여성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며 입을 모은다. 뉴스에 나오지 않았을 뿐 과로로 유산하거나 일과 육아를 병행하다가 우울증 등 크고 작은 병으로 아프지 않은 워킹맘들을 찾기 힘든 것. 실제로 전문가들은 "일하는 여성이 늘고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도록 지원하는 정책은 겉돌고 있다"며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에도 여성들이 느끼는 과로와 부담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지적한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최근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0~7세 자녀를 둔 여성의 2010~2017년 육아휴직 사용률은 38.3%인 반면 같은 기간 남성의 육아휴직은 1.6%에 불과했다. 반면 스웨덴의 경우 한 손에는 유모차를, 다른 한 손에는 카페라떼를 든 남성을 일컫는 '라테파파'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아빠들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남성만 쓸 수 있도록 별도의 육아휴직을 할당한 뒤로 현재 스웨덴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율은 25%에 달한다. 저출산 해소가 아닌, 여성과 남성이 모두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해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는 최근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도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함께 돌보고 함께 일하는 사회를 목표로 해 2040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더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겠다는 것.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돌봄체계에서 남성의 육아가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도록 배우자 출산휴가, 근로시간 단축 등 세부 과제를 설정했다"며 "그 동안의 출산 장려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여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아이 낳기를 선택하도록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박혜정 기자2018-12-18

우리나라 전통적 사고방식에는 가족이 나이든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노부모 부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10년 새 크게 달라졌다. "자식이 부모 부양해야" 26.7%…10년새 확 줄어 자식이 노부모를 부양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10년 만에 확 줄어들었다. 가족이 부모 부양을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올해 전체의 26.7%에 그쳐 처음으로 30%를 밑돌았다. 10년 전인 2008년 40.7%보다 무려 14%포인트가 낮아진 셈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8'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이 부모 부양을 책임져야 한다는 비율은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8년 40.7% △2010년 36.0% △2012년 33.2% △2014년 31.7% △2016년 30.8% △2018년 26.7%다. 정부나 사회가 가족과 함께 부모의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48.3%로 가장 많았다. 10년 전에 비해 4.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 외 부모 스스로 생계를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19.4%에 달했다.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모를 부양할 때 생기는 경제적 부담을 사회가 함께 나눠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진 결과"라며 "가족 울타리 안에서 해결하던 전통적인 부모 부양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녀가 부모 노후를 위해 정부·사회의 역할을 기대하는 이유는 가정의 힘만으로 노인을 부양하기에 큰 경제적 부담 때문이다.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 급증 △적극적인 치매 치료 분위기 △중·고령 은퇴자들의 높은 생활비 및 의료비 △요양시설 이용 인식 확산 등이 구체적인 이유다. 부모의 노후를 돌보는 주체의식이 약해지면서 상속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노인의 59.5%가 자녀 균등 배분을 선호했고, 자신이나 배우자를 위해서 사용하겠다는 응답이 17.3%에 달했다. 10년 전 비율인 9.2%보다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자녀와 함께 사는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도 10년 전 27.6%에서 23.7%로 낮아졌다. 반면 혼자 살거나 부부끼리만 사는 비율은 66.8%에서 72%로 늘었다. 고령층은 '몸이 불편해지면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의견이 57.6%로 절반을 넘었다. '노인요양시설에 들어 가겠다'가 31.9%였고 '배우자나 자녀, 형제자매와 함께 살겠다'는 10.3%로 소수에 그쳤다. 정 연구원은 "노년기 삶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며 "특히 노인과 자녀세대에서 모두 자녀동거 규범이 약화돼 공적인 제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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