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희 기자2019-12-30

'사람의 마음'이 답인 시대, 디지털 문명의 혁신성 이해필요 새벽이 되면 신선한 식품이 집 문 앞으로 배송된다. 인플루언서의 구매 후기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화장품이나 옷 등을 믿고 구입한다. 은행에 가서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며 업무를 보던 사람들이 은행에 굳이 가지 않게 되었다. 카카오뱅크는 ‘귀엽다’는 이유로 3개월 만에 500만 명의 가입자를 돌파했다. 이렇게 우리의 생활에는 휴대폰 안에 있는 세상을 통해 생활의 필요를 해결하고 있다. ‘뜨고 있는 것’ 배후에는 ‘포노사피엔스’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포노사피엔스’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를 통해 가장 먼저 알려졌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를 의미한다. 이미 전 세계 36억 명의 인구가 스마트폰을 사용해 포노사피엔스 문명을 즐기고 있다. 이를 빠르게 파악한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기업은 물론, 우버, 에어비앤비, 넷플릭스 같은 기업들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기존 산업을 교체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알리바바, 텐센트, 디디추싱, 샤오미 같은 중국의 신 기업들이 파괴적 혁신을 선도하며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10년간 지상파TV와 신문의 광고수익은 거의 절반으로 줄고, 검색포털(네이버)와 유튜브의 점유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8년 유튜브의 동영상 점유비율은 무려 86%에 이르고 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는데 자발적으로 TV와 신문을 끊고 스마트폰을 미디어와 정보의 창구로 선택한 것이다. 은행지점에 발길을 끊고 온라인 뱅킹을 택하며, 마트와 백화점 대신 온라인 쇼핑을 선택했다. 이런 일상의 변화를 만든 것이 ‘포노사피엔스’라는 신인류들의 ‘자발적 선택’이라고 최 교수는 말한다. ▲<포노사피엔스> 최재붕 지음, 쌤앤파커스 하지만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비판한다. 온라인 게임은 젊은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고 생각하고, SNS는 인생의 낭비가 되고, 진실한 인간관계를 방해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이와 같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과거보다 훨씬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접하고 있으며, 전문가들만 얻을 수 있던 고급 지식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얕은 관계만 맺을 것이라 생각했던 SNS를 통해서는 가족과 친구들 여럿이서 동시에 대화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패배자라고 여겨졌던 사람들은 이제 유튜브와 개인 콘텐츠를 통해 억대 연봉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로 부상하기도 했다. 앞으로 포노사피엔스들과 소통하며, 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디지털 문명의 혁신성을 이해하고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주요 SNS 플랫폼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사람들은 왜 열광하는지, 어떻게 해야 플랫폼에서 내가 원하는 걸 찾아낼 수 있는지 경험해봐야 한다. 부작용만 걱정하며 막아낸다고 새로운 생각이 생기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어 저자는 “모든 권력이 소비자에게 이동했기에 더 이상 공급자중심의 사고는 생존자체가 어렵다는 점”을 설명했다. “사람이 답”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포노사피엔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언급했다.

한혜인 기자2019-11-25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경제적인 현실을 살펴보고 공론화하기 위한 책 <강요된 청빈>이 출간됐다. 책의 목차는 △목회자의 경제적 형편 △목회자 빈곤 문제의 원인 △목회자 빈곤 문제의 극복 방안으로 구성됐다. 저자인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목회자 빈곤 문제의 원인은△목회자 수급 불균형 △한국 개신교회 쇠퇴 △개교회주의 등 목회자에게만 강요되는 청빈 요인에있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사회의 불신 △가나안 성도 급증 △부실한 신학교 교육과 신학교 난립 △교회 양극화 등의 현상과 연결해 목회자 빈곤 문제를 조명한다. 극복 방안으로는 △공교회성 회복 △교단 차원의 대안 마련 △목회자 수급 조절과 수준 제고 △신중한 교회 개척 △목회자의 이중직 현실화 △공적 제도 활용이 제시된다. <강요된 청빈>에 따르면, 2017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조사 결과 목회자의 월평균 소득은 176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체 임금 근로자 54.8%가 월 급여 200만 원 이상인 것을 생각하면, 목회자의 소득은 전체 임금 근로자의 평균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에 정재영 교수는 "다수의 목회자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다"면서 "부교역자의 경우 담임목사에 비해 훨씬 낮은 사례비를 받으면서 일주일 내내 밤늦게까지 사역하는 경우도 많고 교회 잡일을 도맡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작은 교회들이 당하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은 개교회 수준에서는 해결하기가 어렵다"며 "목회자 빈곤은 한국 교회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의식을 가지고 모든 교회와 교단과 성도들이 함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한편, 저자인 정재영 교수는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Ph.D.)을 전공하고 동 대학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으로 일했다. 현재는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종교사회학 교수이자 21세기교회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 교회의 종교사회학적 이해>, <한국 교회의 미래 10년>, <함께 살아나는 마을과 교회> 등이 있다.

박재현 기자2020-01-07

새해를 맞아 많은 크리스천들은 지난해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고 새로운 결심을 하곤 한다. 특히 2020년을 맞아 새로운 소망을 품으며 정신적·영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양식을 쌓아보는 건 어떨까. 올 한해 감사함으로 하루하루를 묵상 할 수 있는 신간 서적들을 소개한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감사기도 365 하루의 1분, 감사와 찬양으로 하루를 열기 위한 묵상집이 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감사기도 365'는 바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감사와 찬양을 습관화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좋은목회연구소 김민정 목사는 수년 동안 자신의 기도에 간구의 비율이 너무 높았던 사실을깨달은 이후 하나님을 찬양하는 기도를 쓰게 됐다. 이것을 계기로 1년 365일을 감사하며 기도하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감사기도 365'를 출간하게 됐다. 김 목사는 "단순한 간구 아닌 하나님을 찬양하는 기도로 하루 하루를 보내다 보니 감사와 찬양이 습관이 됐고, 그 자체가 언어가 되었다"며 "이로 인해 나의 삶 자체가 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삶에 지쳐 하나님의 위로가 필요하거나 기도로 어려움을 겪는 새신자들도 이 묵상집을 활용하면 기도를 통해 변화 되는 자신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으며, 기도의 방법을 쉽게 익힐 수 있다. 한편 '하나님을 찬양하는 감사기도 365'는 김민정 목사의 감사 기도 365 시리즈로 캘린더와 미니북 형태, 감사로 시작하는 아침 기도노트로 구성되어 있다. ▲책 '하나님과 함께 걸어가는 길'. (사진제공=규장) 하나님과 함께 걸어가는 길 우리는 앞으로의 인생을 예측할 수 없고, 타인의 인생 역시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가득한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낼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 책이 있다. '하나님과 함께 걸어가는 길'은 새로운교회 한홍 목사가 20년 동안의 목회 생활 동안 펴낸 20여권의 책들 중 베스트 내용을 추려 구성한 묵상집이다. 이 책에서 한 목사는하나님의 방식으로 이끌어 가는 우리의 삶을 소개하고 하나님과 동행해야 함을 강조한다. 하나님과 매일을 교제하며 감사함으로 살아간다면 실패와 좌절 가운데서도 항상 승리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홍 목사는 "우리가 하나님과 날마다 동행한다면 실패를 통해 더 겸손해지고, 상처로부터 회복되어 더 온유해지며, 고통을 통해서도 더 지혜로워지고, 절망을 통해 더 기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책 '승리하리라'. (사진제공=나침반사) 승리하리라 성경을 통해 세상 속에서 100%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며 하루를 말씀으로 묵상할 수 있는 묵상집도 있다. 저자인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목사는 '승리하리라'는 하나님이 주시는 희망을 삶의 목표로 삼고 살아간다면 매일 세상 가운데 승리하는 놀라운 축복이 우리 삶 속에 임하게 된다고 소개한다. 나를 인도하실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올 한 해를 시작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기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권하는 것이다. 또 말씀을 통해 믿음의 조상들을 본보기로 삼아 우리의 새로운 소망과 비전을 품을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준다. 김장환 목사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우리의 생각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일들이 많다"며 "나의 계획보다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순종과 기대하며 이번 한 해를 보내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천보라 기자2019-11-03

사색이 깊어지는 계절, 가을을 맞아 다양한 신앙 서적이 서점가에 쏟아지고 있다.메마른 삶에 지치고 괴로운 그리스도인에게 온기와 위로를 전해줄 신간 신앙 서적을 소개한다. 삶의 뿌리이자 경건의 훌륭한 표 '기도' "신앙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하나님 이외에 의지하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만 붙드는 것입니다. (중략) 그러므로 간절한 기도를 통해 마음을 하나님께 고정하십시오. 그리고 그분을 붙드십시오. 의지하는 것만큼 사랑하고, 사랑하는 것만큼 순종하게 됩니다." 이 땅의 모든 생명이 움츠러드는 계절, 겨울. 현대인들은 이전 시대에 비해 많은 것을 누리고 있지만, 정작 영적 생활은 퇴보하거나 긴 동면에 들어가 있다. '영적 침체'라는 겨울이 찾아온 것이다. 김남준 목사(열린교회)의 '거기 계시며 응답하시는 하나님'에서는 현대인의 퇴보한 영적 생활 중심에 잃어버린 기도 생활이 있다고 설명한다. 어느샌가 기도는 바쁜 일상 속 부담스러운 의무가 돼버렸다. 짧은 기도로 경건의 실천을 대신하거나 심지어 기도하지 않고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도 적지 않다. 김 목사는 세속적인 것에 대해 열렬하지만, 신앙적인 것에 대해 차갑도록 무관심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한다. 그는 "잠시 머물다 떠날 이 땅에서의 삶이 전부가 아님을 각성하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고 하나님께서 명하신 바를 기억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을 찾는 삶이 바로 기도하는 삶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기도의 대상이자 근본이 되는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기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를 통해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알고 그분을 바라볼 때야 기도의 진정한 진보가 시작됨을 알려준다. 이 책은 고달픈 삶 가운데서 하나님께 시선을 돌릴 때 그분과의 만남을 경험하고 친밀한 교제를 맛보며 또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깊고 단단한 평강을 누릴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도록 도울 것이다. ▲가만히 위로하는 마음으로|김영봉 지음|Ivp|1만 1,000원ⓒ데일리굿뉴스 "삶은 축복이고 일상은 기적" "아프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니 우선 자신의 상처에 정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약해져야 할 때 약해지고 무너져야 할 때 무너지고 울어야 할 때 울어야 합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하나님 앞에 그리고 믿음의 형제자매 앞에 내어놓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분노와 갈등, 우울, 상실, 고통 등이 팽배해졌다. 남녀노소,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살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심지어 '헬조선'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그리스도인도 예외는 아니다. 저자 김영봉 목사(와싱톤사귐의교회)는 '가만히 위로하는 마음으로: 삶이 어렵다고 느끼는 당신에게'에서 이 시대의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아픔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에서 맺은 묵상의 열매들을 통해 위로와 소망, 용기의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는 우리 시대 아픔의 문제를 △1부 아픔의 현실 △2부 관계의 문제(용서의 시각으로) △3부 사회적 상황 △4부 고난에 대한 태도 △5부 죽음의 문제 등 크게 5가지 주제로 나눠 10편의 글을 엮어 살펴본다. 이 책은 진정한 자존감의 근원, 깨어진 세상에서 상처받은 사람들과 함께 사는 법을 들려줄 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삶에 대해 설파한다. 특히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는 마음이 아픈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박은결 기자2020-01-19

영화 <국가 부도의 날>에서는 1997년 IMF 외환 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이들과 예비되지 않은 채로 무너져가는 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우리나라는 당시 외환이 부족해 경제가 파산하는 위기를 마주했다. 수많은 기업이 문을 닫고 직장인들이 갈 곳을 잃었다. 이후 정부와 국민들은 금 모으기 운동과 아나바다 운동을 펼치며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했고 4년 후 IMF(국제 통화 기금)으로부터 빌린 돈을 모두 갚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 위기가 전조 없이 찾아온 것은 아니다. 짧은 시간 동안 경제발전이 이루어지면서 구조적인 문제들이 축적됐고, 폭발하게 된 것이다. 이 밖에도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위기들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 위기들을 극복하고 미래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 고집할 것과 바꿀 것을 가려내는 '선택적 변화' 세계적인 문화 인류학자이자 UCLA 지리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저서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선택적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위기의 원인과 형태는 다양하지만 이를 지나는 과정은 대부분 비슷하다. 때문에 현대 국가와 현 세계는 과거 위기에 처한 국가들의 역사적 사례를 분석하고 살펴봄으로써 이를 극복할 수 있는‘선택권’을 갖게 된다. 그는 "위기는 과거에도 국가를 곤경에 빠뜨렸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과거에 효과를 발휘한 변화와 그렇지 않았던 변화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라며 7개 국가의 위기와 극복 사례를 소개한다. ▲<대변동 위기,선택,변화>재레드다이아몬드 지음, 김영사 외부의 군사적 위협을 받은 핀란드와 일본, 경제적 혼란과 분열을 겪은 칠레와 인도네시아, 2차 세계대전 이후 위기를 겪은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저출산과 양극화 등 현재 진행형 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과 미국에 대해 분석하고 세계의 미래 과제를 짚어본다. 처한 환경과 극복 방법은 각자 달랐지만, 이 국가들의 공통점은 냉철한 평가와 유연한 사고,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는 것이다. 핀란드는 소련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민주주의 원칙을 포기하면서까지 소련과의 신뢰관계를 유지하며 유연하게 대응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을 통해 전통 가치를 유지하며 선택적인 서구화를 이뤘고, 칠레와 인도네시아는 독재로 경제적 위기를 겪었지만 국가 정체성 강화와 시장친화정책으로 경제성장을 이끌어내며 국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독일은 나치 정권의 리더십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이웃 국가들과의 화해를 핵심 과제로 삼으며 위기의 책임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일 국가의 과거 위기 극복 사례를 통해 우리는 세계에 임박한 위기를 바라보아야 한다. 저자는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네 가지 과제로 핵무기 폭발, 기후변화, 자원 고갈, 불평등을 꼽는다. 그러면서 세계화가 낳은 이러한 전 지구적인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타협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가별 협정과 세계 협정에서 어떤 선택이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저자는 범세계적 문제들을 타개하기 위해 그 답을 역사에서 찾자고 제안한다.

차진환 기자2019-12-15

당신은 아침잠에서 일어날 때, 알람 소리를 듣고 한 번에 일어나는가. ‘5분만, 10분만 더’를 되뇌다가 기상 시간을 더는 미루면 안 될 때까지 미루는 것은 아닌지 묻는 것이다. 날마다 커피를 한 잔 마셔야 하루를 시작할 수 있거나 최근 체중, 허리둘레가 늘어났다면 당신의 수면 상태가 안녕한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며 보낸다. 수면 활동은 매우 비생산적으로 보일 수 있다. 사회활동을 하고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등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잠을 잔다. 모든 생물이 잠을 잔다는 것은 피해를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의 엄청난 혜택이 존재함을 의미하는 것이 분명하다. 적어도 잠을 푹 잔다고 해서 우리가 생물학적 혜택에서 전혀 제외되지 않는다는 것이 수많은 연구 결과가 한결같이 말하는 바다. 오히려 우리가 잠을 자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럼에도 인간은 일부러 자신의 수면 시간을 줄이는 유일한 종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잠에 관한 이야기를 과학전 근거와 쉬운 설명으로 풀어냈다. 이 책의 저자인 신경과학자 매슈 워커 교수(미국 버클리대학교)의 주장은 명확하다. 저자는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완벽하게 활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수면의 시간이 짧아지면, 수명도 짧아진다”며 “수면 부족 현상은 ‘느린 형태의 자기 안락사’”라고 표현했다. 평소 잠을 충분히 자고 있는지 두 가지를 묻겠다. 첫째, 아침에 일어난 뒤 오전 10시나 11시에 다시 잠이 들 수 있는가? ‘그렇다’고 한다면 지난 밤 수면의 양이나 질이 미흡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정오가 되기 전에 카페인 없이도 좋은 컨디션으로 몸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가? ‘아니요’라며 커피 한 잔 들이켜고 있다면 만성 수면 부족 상태에서 자가 처방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이 잠을 제대로 못 잘 경우 받는 피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WTO)는 수면 부족을 선진국 전체의 유행병으로 선언한 바 있다. 미국, 영국, 한국, 일본 등은 지난 세기 수면 시간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잠이 부족할 때 생기는 몸의 질병과 정신 질환에 시달리는 환자의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들이기도 하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먼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손상된다. 암에 걸릴 위험성은 두 배 증가하고 알츠하이머병과 당뇨병의 전조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변화가 몸속에서 일어난다. 심혈관 질환, 뇌졸중, 울혈성 심장 기능 상실이 일어난다. 잠을 설치면 우울, 불안, 자살을 비롯한 주요 정신 질환 증상들이 심해진다. 하루 5~6시간만 자도 충분하다는 말들은 기존에도 많았다. 특히나 한국은 잠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라고 강요하는 사회다. 학생은 물론 성인이 돼서도 현대인의 기본 소양을 갖추고 게으름과 의지박약이라는 낙인으로 탈피하기 위해서 수면 시간을 줄여왔다. 저자는 "4시간 자거나 아예 안자는 사람보다 여섯 시간 자는 사람이 더 우려된다"고 말한다. '4시간 수면'이나 밤샘은 어쩌다 한 번이지만 '6시간 수면'은 많은 이들에게 매일 반복되는 패턴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만성 수면 부족 상태란 자각이 없어서 더 위험하다. 데이비드 딩어스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열흘간 하루 여섯 시간만 잠을 잔 사람들은 24시간 잠을 안 잔 사람들에 맞먹는 수준으로 주의력과 집중력에 지장이 생겼다. 여섯 시간만 자고도 뇌 기능에 지장을 받지 않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이들은 유전적 돌연변이들이며 인구의 1%에도 못 미친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매슈워커지음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 512쪽 / 2만 원 ⓒ데일리굿뉴스 잠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생각보다 값지다. 인간은 충분한 잠을 잠으로써 강화된 기억력과 높은 창의력을 얻을 수 있다. 몸매를 더 날씬하게 유지하고, 식욕도 줄여 준다. 암과 치매를 예방하고 감기와 독감도 막아 준다. 심장 마비와 뇌졸중, 당뇨병 위험이 줄어든다. 행복한 기분이 고양되고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이 사라진다. 저자는 우리가 하루에 8시간 이상은 충분히 잠을 자라고 말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던지는 모든 질문은 우리가 잠을 자야만 하는 이유를 완벽하게 설명해 준다. 이 책은 명료하면서 흥미진진하고 이해하기 쉽게 쓰였다. 이 책은 수면과 잠에 관한 독자의 이해와 인식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다. 하루의 3분의 1을 완벽하게 활용하는 것이 인생의 남은 3분의 2를 가장 효율적이고 완벽하게 활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책과 함께 잠을 권하며 이렇게 말한다. “나는 독자가 이 책을 읽다가 졸음이 와서 잠에 빠져든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전혀 기분이 상하지 않을 것이다. 정반대로, 기뻐할 것이다”

박재현 기자2019-12-01

크리스마스하면 아이들은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주고 가는 날로 생각기 쉽다. 하지만 그리스도인 부모라면 자녀에게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기념하는 기쁜 날임을 기억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성탄절을 맞아 ‘예수님의 탄생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전하는 책들을 소개한다. 예수님이 태어나셨어요 돌멩이 아트로 만나는 ‘예수님이 태어나셨어요’는 돌멩이를 이리저리 맞추어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아름답게 보여준다. 이때 돌멩이 아트는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을 뿐 아니라 이야기를 단번에 몰입하도록 돕는다. 예수님의 탄생이야기와 예수님의 부활 이야기가 한 시리즈로 구성된 이 책은 기존의 그림책과 달리 돌멩이를 이리저리 맞추어 인물, 사물, 배경 등의 형상을 표현해 더욱 특별함이 묻어난다. 특히 이 책을 통해 저자 패티 로커스는 크리스마스가 단지 선물을 주고 받는 우리의 축제가 아니라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을 기뻐하고 기념하는 날임을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했다. 패티 로커스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성경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했다”며 “책을 넘길 때마다 예수님이 태어나신 기쁜 소식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 돌멩이나 나뭇가지 등을 활용해 요리조리 맞추어 성경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성경 내용을 익힐뿐더러 믿음과 창의력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책 ‘예수님 생일 축하해요!’ (사진제공=언약의책) 예수님 생일 축하해요! 성우 최수민의 목소리를 통해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전하는 ‘예수님 생일 축하해요!’는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성탄의 의미를 재미있는 스토리 사운드로 소개한다. 특히 소리와 감각이 민감한 아이들이 직접 보고, 듣고, 누르면서 읽을 수 있어 쉽고 자연스럽게 예수님의 성경 이야기를 알아갈 수 있다. 또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2가지 모드로 선택해 들으며 아이들에게 성탄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전달한다. 저자 유외영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예수님의 탄생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자 했다”며 “예수님과 함께하는 매일이 ‘그리스도의 날’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세대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참된 행복을 얻고, 예수님의 증인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책 ‘특별한 크리스마스 약속’ (사진제공=생명의말씀사) 특별한 크리스마스 약속 아이들의 눈높이게 맞게 구성된 복음 이야기 ‘예수님을 알고 싶어요’ 시리즈 중 하나인 ‘특별한 크리스마스 약속’은 새 왕을 주시겠다고 하신 하나님이 그 약속을 어떻게 이루어 주셨는지를 그려냈다. 특히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 마리아와 요셉, 목자들과 박사들에게 ‘구원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소식을 전하게 하신 것이 오늘날 우리게도 가장 기쁘고 복된 소식임을 알려준다. ‘예수님을 알고 싶어요’ 시리즈는 어린이들에게 하나님의 창조부터 구원 사역에 이르는 과정을 알려주기 위해 출간한 그림 책 시리즈이다. 시리즈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약속’을 포함한 △오후 한시의 기적 △폭풍을 잠재우신 예수님 △하나님의 놀라운 선물, 구원 △하나님의 참 멋진 계획 등으로 구성됐다. 저자 앨리슨 미첼은 “각 이야기 마다 성경 속 중요한 진리를 담았다”며 “이 책을 통해 자녀들에게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 계획과 예수님의 크신 사랑을 가르쳐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보라 기자2019-11-12

인류는 오랜 시간 진리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고자 노력했다. 비기독교인뿐 아니다. 진리 탐구에 대한 갈망은 일부 기독교인에게도 풀리지 않는 오랜 과제였다. 양병모 목사의 신간 '하나님의 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통해 진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큰 메시지를 전한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영생(永生)의 주인, 예수의 이야기를 건네본다. 예수와 함께 '에메트'(진리)를 찾아 "예수, 일생(一生)을 통해 따라야 할 분, 지금도 살아 함께하시는 영생(永生)의 주인이십니다." 최근 발간한 양병모 목사(64)의 '하나님의 아들'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다. 단편적이었던 역사적 사실과 복음서의 기록을 하나로 모은 생생하고 입체적인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다. 동시에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살아계신 분에 대한 진리의 이야기다. 저자 양 목사는 20대 무렵 예수와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변하는 경험을 한다. 양 목사는 이후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많은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글쓰기의 강렬한 열망에 붙들렸다. 집필을 위해 오랜 시간 성경과 역사 속 예수 연구에 매진했고, 수많은 자료와 언어를 채집했다. 심지어 이스라엘에 한 달간 머물며 집중적으로 탈고 작업을 거쳤다. 그렇게 나온 책은 신약성경을 통해 단편적인 사건 위주로 예수를 접했던 사람들에게 예수의 일생을 입체적이고 감동적으로 전한다. 사실 이 땅의 모든 것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은 반드시 행동이 따르는 실화(實話)를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빈껍데기의 삶을 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의 예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 속에 '더 나은 이야기'를 어떻게 써나갈 수 있을지 질문하고 안내한다. 특히 저자는 '사람의 아들'을 넘어 '하나님의 아들'로 진리를 찾아 나선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진리가 누구인지'를 자연스럽게 느끼고 경험하도록 한다. 양 목사는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진리는 무엇이냐'가 아니라 '진리는 누구인가'여야 한다"며 "기독교인들조차 진리를 눈에 보이는 무엇으로 찾으려 한다. 그러면 예수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책의 매력은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단숨에 읽힌다는 점이다. 특히 진리를 탐구하려는 기독교인뿐 아니라 예수의 삶과 가르침에 관심 있는 비기독교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게 구성돼있어 전도용으로도 제격이다. 양 목사는 "책을 읽다 보면 하나로 관통된 글을 통해 1세기 유대 땅으로 가서 한 인생을 사신 예수를 가까이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며 "주 예수와 함께하는 순례의 여정이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주님의 품 안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자 양병모 목사는 육군사관학교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을거쳐, 강렬한 부르심에 이끌려 20여 년 몸담은 군을 전역하고 성결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군 교회에서 사역 후, 지금의 산마루교회를 개척했다. GOODTV 기독교복음방송 사목을 역임하며 <더 메시지>와 <성경강해>를출연해 은혜의 말씀을 전했다. 현재 에메트 성서연구원을 통해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최상경 기자2019-11-03

"넌더리 나게 병적인 비디오게임에 매달리거나 병적인 영화를 보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이들은 실제로 깊이 병들어 있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세대를 낳았다." 학교 폭력은 물론 도박, 성매매 등 청소년 일탈 소식이 끊이질 않는다. 청소년 폭력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병들게 만들었을까. '살인의 심리학' 저자이자 살해학의 선구자 데이브 그로스먼은 신작 '살인세대'에서 전 세계 빈발하는 10대들의 대량 범죄 원인으로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지목한다. 23년의 군 경력을 지닌 저명한 심리학자인 그는 다양한 범죄 통계, 사회·문화 연구, 뇌 과학 결과를 바탕으로 게임과 공격성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에 새로운 불씨를 지핀다. 살인·폭력 부르는 비디오게임 대형 총기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총기규제'가 먼저 거론되던 미국 내 사회 분위기는 최근 달라졌다. 문제는 총이 아니라 폭력적인 게임이라는 주장이 새로운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참사 직후 오바마 대통령은 게임과 폭력의 연관성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지시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총기 참사가 터질 때마다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의 위험성을 거듭 언급하고 있다. 2013년 여론조사 업체 해리스폴이 미국 성인 2,28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과반수가 넘는 58%가 게임의 폭력성이 청소년의 폭력적 성향으로 이어진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저자는 전문가들의 눈에도 유례를 찾기 힘든 현상이라고 설명하면서, "인간 혐오를 자극하는 병적인 게임과 미디어가 청소년들의 정신을 비뚤어지게 만들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 사회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리고는 폭력적인 게임과 미디어가 길러내는 잔인한 세대를 일컬어 '살인세대'라 명명한다. 1970년대 이후, 우리 사회는 케이블TV, 비디오, 게임을 통해 아이들에게 폭력적인 이미지를 팔아 왔다. 이토록 오랫동안 아이들이 잔혹한 이미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시대는 단 한번도 없었다. "목을 베고 강간하고 눈알을 뽑고 사지를 절단하는 짓, 유혈이 낭자한 전투를 오락으로 즐기고 있는 것이 우리 상황이다. 피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는 스스로에게 뭐 영화일 뿐인데 라며 속삭인다." 폭력적 이미지에 장시간 노출돼다 보면,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 아닌 폭력을 답습하게 된다. 폭력 게임은 실제로 인간의 뇌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저자는 폭력 게임이 사용자의 뇌에 폭력적인 이미지를 각인시켜 폭력 행동을 억제하는 '내부 안전장치'를 망가뜨린다고 주장한다. 마치 에이즈가 신체 면역을 파괴해 다른 질병에 쉽게 걸리게 만들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 일종의 폭력 면역계가 약화하면서 폭력을 유발하는 요인에 점점 더 취약해지는 것이다. 게임 중독자들의 경우, 가상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인간의 고통에 대해 둔감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1년 69명을 살해한 '노르웨이 우퇴위아섬 청소년 캠프 난사 사건' 살해범은 비디오게임 중독자였다. 이 사건 직후 독일 본 대학교가 20~30대 슈팅 게임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뇌스캔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일인칭 슈팅게임 사용자들이 실제 이미지를 보았을 때도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도호쿠 의과대학 연구자들도 컴퓨터게임이 시각과 운동에 관여하는 뇌 부위를 자극하는 반면 행동을 조절하고 감정·학습을 발달시키는 '전두엽'은 발달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결과를 낳은 건 '게임의 속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살해학'의 전문가로서 저자는 최근 유행하는 일인칭 슈팅게임이 일반적인 군대에서 활용하는 '살인 훈련'과 별반 차이 없다고 설명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병사들은 명중률을 높이고자 사람의 표적을 만들어 훈련에 이용했다. 다만 군은 비전투 상황에서 병사가 저지를지 모를 폭력에 대비해 '엄격한 규율'도 같이 훈련토록 했다. 문제는 오늘날 게임 속 폭력 훈련에는 이러한 안전장치가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게임을 통해 폭력이 필요하고 좋은 것(점수)이라는 생각을 아이들에게 확산시키면서 규율은 가르치지 않는다면 '살인자 세대'를 양육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폭력적인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 속에서 아이들을 지켜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내미는 해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가장 빠른 조치는 "게임시간을 제한하고 게임을 완전히 없애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폭력적인 게임과 미디어 환경으로부터 아이의 삶을 단절시키는 '디톡스 과정'을 거치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폭력을 돈벌이 삼아 이용하는 문화산업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2013년 (비디오게임) 그랜드 세프트 오토 5가 벌어들인 돈이 전 세계 음악 산업이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앞 세대가 만든 오락문화를 방치하는 대가는 결국 모든 세대가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면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봐야 한다'는 세계보건기구의 권고가 좀 더 크게 다가온다. 게임·미디어 그 속에 도사리는 폭력성이 청소년들을 병들게 하고 있는 만큼, 한 번쯤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천보라 기자2019-10-25

한국교회는 짧은 시간 놀라운 고속 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정작 영적 성장이 정체하면서 이른바 "알맹이가 비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회 안에서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자성론이 나오는 가운데, 특히 한국교회의 회복과 영적 부흥을 위해서 청지기·제직을 바르게 훈련해야 한다는 외침이 울리기 시작했다. 한국교회건강연구원 이효상 원장은 한국교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건강하게 세워지도록 책 '나이롱 집사와 기둥 같은 제직'을 최근 출간했다. 총 2권으로 구성된 책에는 건강한 교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 온 이 원장의 17년간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나이롱 집사'를 '기둥같은 제직'으로 "훈련의 목적은 본질이 변화되는데 있습니다. 본질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이끌려서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자들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은혜받고 일을 즐기면서 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일을 즐기며 일하면 ‘사명’이 되고, 하나님의 일을 억지로 하면 ‘노동’이 됩니다." - '나이롱 집사와 기둥 같은 제직' 중에서 한국교회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선 회개와 각성을 통한 교회 갱신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교회의 '허리' 역할을 감당해야 할 청지기·제직의 훈련과 헌신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신간 '나이롱 집사와 기둥 같은 제직'은 저자 이효상 원장이 한국교회를 건강하게 지키고 세우고자 하는 일편단심으로 청지기·제직에게 띄우는 사랑의 연서다. 건강하게 부흥하는 한국교회와 성경적 청지기·제직을 세우고 싶은 목회자의 바람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다소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표현했다는 점이다. 특히 저자는 17년간 전국 방방곡곡 교회에서 겪은 재미난 경험을 한데 버무리면서도, 청지기·제직의 역할과 자격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성도의 사명 지침서로 부족함이 없다. 책은 1권 △교육과 훈련 △청지기·제직 세움 △성경의 청지기·제직들 △하나님, 교회, 목회자 이해 △초대교회 청지기·제직들, 2권 △예수님 따라하기 △청지기·제직의 기준과 자격 △삶의 모본 △청지기·제직회의 △은총의 통로 △청지기·제직들을 위한 제언 등 총 2권으로 구성돼 있다. 또 2권 뒷면에는 '제직의 자기 점검 체크 포인트'를 비롯해 '나는 미숙한 제직인가? 성숙한 제직인가?', '서로의 정신으로', '나의 지도력 측정' 등을 부록으로 첨부해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도록 했다. 저자 이 원장은 "흔히 말하는 나쁜 의미의 '나이롱 집사'로 전락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일에 헌신해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고 주님께 칭찬받는 '기둥 같은' 일꾼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신간 '나이롱 집사와 기둥 같은 제직'의 교회별 단체주문은 한국교회건강연구원 홈페이지(www.ucbs.co.kr, 도서주문 및 행사참가란)에서 신청하면 된다. 저자 이효상 원장은 고려대 교육대학원과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거쳐 예장 합동교단에 소속한 목사다. 연세교회를 10여 년간 담임했으며, 현재 한국교회건강연구원 원장으로 헌신하며 20여 년 이상 건강한 한국교회를 세우는 일에 수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베스트셀러 '영혼을 깨우는 예배기도'를 비롯해 '153기도훈련 교재 및 차세대 목회 현장', '신바람 목회' 등이 있으며, '말씀묵상40일'을 펴낸 바 있다. 저자가 원장으로 헌신하는 한국교회건강연구원은 2003년부터 건강한 교회문화를 꿈꾸며 △한국교회 방향성 제시 △한국교회 연합 사업추진 △목회자 연장 교육 △평신도 지도자의 훈련(기도, 말씀묵상, 전도, 제직훈련) △불신자의 영혼구원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등을 전개하고 있다. ▲'나이롱 집사와 기둥같은 제직' / 이효상 지음 / 한국교회건강연구원 / 1, 2권 세트 2만 원

최로이 기자2019-10-21

이단 신천지는 한국교회가 20년 전부터 경계해왔음에도 어느새 신도 수가 2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세를 키웠다. 이처럼 신천지가 활개 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포교법 등이 '사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책이 발간돼 관심을 끈다. 치밀한 포교 전략·명확한 교리로 미혹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를 명확히 '종교 사기'라고 비판하는 책이 발간됐다. ▲책<신천지, 왜 종교 사기인가(이단 추수꾼 대책 종합 매뉴얼 AtoZ)>정윤석 지음 (사진제공=기독교포털뉴스) <신천지 왜 종교사기인가>의 저자인 정윤석 기자가 17일 연동교회에서 출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2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하며 수집한 자료와 신천지의 포교법, 탈퇴자들의 증언을 통해 신천지가 종교 사기임을 밝혔다. 저자는 이단 문제에 '예방'이 최선이라며 한국교회가 20년 전부터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신천지가 신도 수 20만까지 성장한 것에 대해 '사기'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젊은 청년층이 신천지에 빠지는 것은 잘못됐지만 명확한 교리와 사기 수법 같은 포교법을 원인으로 꼽았다. 불투명한 미래로 불안한 청년들에게 '이만희'로 귀결되는 명료한 교리는 매혹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시대와 상황, 대상에 맞게 짜인 각본에 입각한 포교 전략은 자신도 모르는 새 빠져들 정도로 치밀한 것이다. 신천지의 포교 전략을 대처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출간된 이 책은 △신천지 회심자 증언 △종교 사기 역사 △추수꾼 대응 매뉴얼 △이만희 교주 사후 신천지 등 4부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특히 이만희 교주 사후 신천지 활동을 경계한다. 정 기자는 "이만희 사후에 신천지의 위장교회들이 교적을 세탁하고 한국교회에 들어와 게릴라식으로 사이비 교리를 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신천지가 해외로까지 포교 활동을 넓혀가는 이때, 이 책이 신천지를 대처하는 좋은 지침서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상경 기자2019-10-16

냉전체제가 무너지고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언을 고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인류 최후의 이데올로기로 단정했을 때만 해도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3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오늘, 자유민주주의는 승리했지만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불평등이 확산하면서 '권위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서구 자유민주주의' 위기, 그 배후엔 '러시아' 여론조작과 대중동원으로 국가를 장악하는 '권위주의'는 민주화 물결에 대부분 휩쓸려 갔다.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는 신간 '가짜 민주주의가 온다'에서 오늘날 권위주의가 민주주의의 결함을 파고들며 어떻게 세상을 집어삼키는지 치밀하게 추적했다. 전 세계로 확산하는 '신(新)권위주의' 광풍을 조명한 것.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우크라이나 침공, 브렉시트와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일련의 사건들은 '신권위주의 부활'이라는 굵직한 논의로 모아진다. 전작 '20세기를 생각한다'와 '폭정'에서 이미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한 바 있는 저자는 이 사건들의 과정을 훑으며, 신권위주의의 주역이자 시발탄으로 '러시아 체제'를 꼽는다. 저자에 따르면 소련 해체 이후 구소련의 국가 자산을 불법적으로 차지한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가 러시아 권력을 장악했다. 이들은 자신의 재산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통제하고자 푸틴을 새 지도자로 세운다. 올리가르히들은 테러를 연출하고 이를 진압한 영웅으로 푸틴을 등장시켰다. 투표조작, 압도적인 텔레비전 등장 횟수, 테러와 전쟁 분위기 연출, 과거 강했던 러시아에 대한 향수 자극 등으로 푸틴은 2000년 3월 권좌에 올랐다. 20년 이상의 장기집권을 노린 푸틴과 올리가르히들은 개헌과 부정선거로 민주적 승계 원칙을 깼다. 나아가 파시즘 철학자 이반 일린의 사상을 통치 이데올로기로 삼고 러시아 제국 복원을 꿈꾼다. '교육받은 상층계급이 무지한 하층계급을 영적으로 인도해야 한다'는 일린의 사상을 과두제 유지의 기틀로 삼은 셈이다. 푸틴 집권 후 주요 과제는 '권위주의 통치'의 정당성을 갉아먹는 '서구 민주주의' 영향력을 막는 일이었다. 일린의 기독교 전체주의를 중심으로 푸틴은 레프 구밀료프의 유라시아주의, 알렉산드르 두긴의 '유라시아 나치즘'을 결합해 러시아 파시즘의 뼈대를 세웠다. 서구의 부패와 유대인 음모에 맞서 러시아를 지키는 '유라시아주의'를 주창하며, "푸틴은 제국의 팽창을 꾀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미국과 유럽 민주주의 근간 흔들어 러시아의 궁극적 목표는 유럽연합을 와해시키고 미국의 민주주의를 흔드는 것이었다. 2014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그 서막이다. 우크라이나를 제국에 합류시키려던 계획이 여의치 않아지자 러시아는 침공을 강행한다. 옛 소련 해체 후 우크라이나는 민주주의 확립에 나서며 유럽연합 가입을 희망하는 한편 친러 정책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침공과정은 전쟁 역사상 가장 정교한 전술로 평가될 정도로 눈부셨다. 정보전과 사이버전(戰)을 펼친 러시아는 트위터 봇과 인터넷 트롤(악플 등의 공격적인 행위로 타인을 괴롭히는 사람)을 동원해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에서 잔혹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식의 가짜뉴스를 퍼뜨렸다. 철도, 항만, 국고, 방위 시설, 송전소 등을 해킹해 무력화하는 사이버 공격까지 벌였다. 우크라이나에서 사이버전의 실효성을 확인한 러시아는 다음 타깃으로 유럽연합을 겨냥했다. 유럽연합을 해체하려는 러시아 정당에 유리한 가짜뉴스와 인터넷 여론 조작 등으로 브렉시트를 성공시켰다. 실제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유포된 가짜뉴스들의 상당수 출처는 러시아였다. 특히 책에서 제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러시아의 유착관계에 ▲가짜 민주주의가 온다,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부키 대한 구체적 증거들은 놀랄만 한 대목이다. 저자는 트럼프와 러시아의 관계를 증명하는 수많은 정황을 제시하며 "미국의 주권이 가시적인 공격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1980년대부터 트럼프는 러시아와 가까운 사이였고, 뉴욕 트럼프타워는 러시아 재벌들의 돈세탁 장소로 활용됐으며,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힐러리 클린턴'에 관한 가짜뉴스를 유통한 사례 등을 열거한다. 실제 현실과 아무 관련도 없는 대안 현실, 대안 세계를 버젓이 제시하는 것. 이것이 러시아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신권위주의를 동구에서 서구로 팽창시킨 방식이었다. 정교한 가짜뉴스가 사방에서 몰아치고 현재의 불평등과 미래의 불확실성이 엄습할 때 민주주의로 가장한 권위주의에 이끌리기 쉽다. 책에 담긴 궁극적인 우려 지점은 결국 체제의 위기다. 저자는 이를 방지할 처방으로 '역사'를 제시한다.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지만 교훈을 준다"는 그의 말처럼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본다면, 역사 속에서 우리가 놓인 자리가 어디인지, 나아가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가짜 민주주의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고, 불확실한 미래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책임의 정치'이며, 우리가 갖춰야 할 역사의식이다.

김신규 기자2019-10-09

아담으로부터 시작된 인류문명은 기록문화를 통해 발전해왔다. 문자가 발명된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고대 기록물들은 점토나 거북 등껍질을 비롯해 파피루스와 같은 갈대 잎, 양의 가죽으로 된 양피지에 담겨졌다. 이후 중국 후한 때인 서기 105년 채륜이 종이를 발명한 이후 보다 쉽게 문자기록을 남길 수 있게 됐다. 처음 일일이 손으로 직접 글을 써야 했던 기록의 역사는 인쇄술이 도입되면서 목판인쇄로 도약했고, 금속활자의 발명으로 활판인쇄시대를 맞게 됐다. 인류의 인쇄기술은 활판인쇄를 거쳐 레터프레스, 오프셋인쇄 등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했다.인류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역할을 감당했던 인쇄술이 21세기 멀티미디어 시대에 접어들게 되면서 쇠락의 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불과 30여년 전만해도 호황을 누렸던 인쇄업은 사양산업의 대표적인 업종이 됐다. 10년 연속 적자 누적 경영 악화 최근 우리나라 또 다른 대표적 인쇄기업이 올해를 끝으로 인쇄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1912년 창업된 현존 국내 인쇄기업 중 가장 오랜 역사의 보진재 (寶晉齋, 대표 김정선)가 인쇄역사에서 조만간 사라지게 된 것이다. 11월말부터 신규 수주를 중단하고 기존에 미처리된 물량만 마무리된다면 보진재의 인쇄기계는 더 이상 돌아가지 않게 된다. 보진재가 107년 4대를 이어온 인쇄 한 길을 멈추고 쉼 없이 돌아가던 인쇄기계를 멈추게 하려는 배경에는 인쇄업의 오랜 불황에 따른 지속적인 적자 누적의 영향이 크다. 실제 보진재는 올해 상 반기 매출이 46억 원이지만 영업적자는 4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82억 원의 매출에 영업 손실이 9억 원에 달했다. 거기에다 지난 2009년부터 10년 연속으로 누적되던 적자의 무게를 더 이상 감당하기에는 버겁다는 한계치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보진재는 일제에 의해 우리민족의 주권을 빼앗겼을 무렵인 1912년 8월 15일 서울 종로에서 처음 인쇄기를 돌리면서 우리 인쇄사에서 첫 선을 보였다. ‘보진재’라는 이름은 중국 북송의 서화가였 던 미불의 서재 이름에서 따왔다. 세계 성경의 30% 인쇄 ▲보진재의 역대 인쇄물들.(출처=보진재 홈페이지) 창업주 김진환 선생은 현재 광화문 우체국 옆 골목에 ‘보진재 석판인쇄소’를 열었고 첫 인쇄물인 보성고보 졸업증서와 한글 연습용 ‘언문서첩’을 발행했다. 또 당시의 유명잡지인 <조광> <춘추> <문장> <삼천리> 등도 이곳에서 찍었다. 당시 단색 인쇄물의 돌출 활판인쇄와 달리 컬러 인쇄가 가능했던 유일한 석판인쇄소라는 점에서 물량이 몰리는 호황을 누렸다. 1924년에는 우리나라 민간기업 최초로 오프셋인쇄기기를 도입한 인쇄사라는 기록도 세웠다. 1933년에는 국내 최초 크리스마스 씰도 찍었다. 보진재는 또 1960~1970년대에 들어서는 철수와 영희, 바둑이로 기성세대의 어린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국민학교(초등학교) 교과서도 인쇄했다. 1970년대부터는 대학입학 예비교사 문제지도 인쇄할 만큼 인쇄영역을 넓혔다. 보진재의 인쇄영역에는 한국 기독교도 포함돼 있다. 박엽지(얇은 종이)인쇄 기술이 뛰어난 인쇄소의 장점 때문에 성경 인쇄를 독점하다시피 했다. 한때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성경의 30%에 이르는 인쇄물량을 소화할 정도로 명성을 날렸다. 국내 대표적 인쇄사로 이름을 알린 만큼 1996년 인쇄업계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기록도 남겼다. 고질적 인쇄불황·출혈경쟁 심각 그럼에도 장기인쇄불황과 전자책과 페이퍼리스의 영향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종이책 수요는 국내 굴지의 인쇄기업도 버틸 수 없는 환경에 이르도록 했다. 거기에다 인쇄에 필요한 다른 제작비용은 매년 오르지만 제자리걸음에 머무르고 있는 인쇄단가, 중국 등 해외에서 저가로 대량인쇄물을 들여오는 제살 깎아 먹기의 인쇄업체들의 출혈경쟁도 우리 인쇄사의 산 증인을 결국 인쇄산업에서 몰아낸 결과를 낳고 말았다. 보진재의 폐업소식은 인쇄출판업계 관계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활판인쇄 전문 활판공방 박한수 대표는 “보진재의 성경인쇄 물량을 싼 값의 중국에 거의 빼앗겨버렸다”면서 정부의 인쇄정책 부재와 인쇄인들의 근시안적 안목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보진재의 폐업을 지켜보는 인쇄인들 역시 더 이상 위기의 국내 인쇄산업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면서 인쇄산업의 보호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안마련이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최상경 기자2019-09-22

국가 경제는 꾸준히 성장한다고 하는데 왜 사는 건 점점 힘들어지는 걸까. 정권마다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를 외치고 있음에도 부는 왜 더욱 편중되는 것일까. 우리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만드는 원인은 정말 상위 '1%'의 탐욕과 독식 때문일까. 최근 많은 학자들과 사회운동가들이 상위 1%로 부가 집중되는 것에 비판과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단호히 '아니'라 말하며, 빈부의 불평등선을 가르는 실질적 주체를 파헤친 이가 존재한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 리처드 리브스는 저서 '20 VS 80의 사회'를 통해 불평등의 담론이 상위 1% 문제로만 국한돼왔다면, 이제 논의의 초점을 상위 20%인 '중상류층(Upper middle class)'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상위 1%와 나머지 99%의 대결구도를 고수하는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상위 20%를 중심으로 불평등 구조를 분석한 것. 중상류층의 위선적인 태도와 불공정한 행위를 통렬하게 비판하며 불평등 논의의 흐름을 바꿔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들만의 리그, 부·지위 대물림 분명 미국 사회의 이야기인데 '한국'에 대입해도 무리 없이 읽힌다. 책에서 포착한 미국 중상류층의 행태는 현재 한국 사회의 대다수가 체감하는 현실과 비슷하다. 책을 읽다보면 TV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사교육 현주소부터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의 자녀 논란까지 한국의 상황과 여러모로 겹쳐진다. 책에선 '중상류층'의 위선을 까발리며 고등 교육 등을 통해 부를 대물림하고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형태를 폭로한다. 이들 계층은 가구 소득 기준 상위 20%(연간소득 11만 2,000달러•1억 3,500만원)에 해당하는 고소득•고학력•전문직 일자리를 가진 이른바 '엘리트집단'이다. 상위 1%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성토가 빈번히 나오지만, 중상류층이 세워 놓은 성(城)도 그에 못지않게 견고하다. 중상류층은 태어나면서부터 다른 길을 걷는다. 이들의 지위와 부는 효과적으로 세습되고, 각종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중상층 자녀가 성인이 돼 중상류충이 될 확률은 하위층 자녀가 하위층이 될 확률보다 더 높다. 상위 20% 가구에서 태어난 아이 중 44%가 성인이 됐을 때도 상위 20%에 속했고, 부모의 학력이 상위 20%인 가구에서 태어난 아이의 46%가 커서도 그와 비슷한 학력을 획득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부의 불평등이 소득의 불평등보다 빠르게 증가한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상위 20%의 가구가 평균적으로 소유한 부는 1983년에서 2013년 사이에 83% 증가했다. 반면 나머지 사람들은 부의 증가폭이 훨씬 미미했고, 부가 줄어들기도 했다." 진정한 '평등'은 중상류층 반성에서부터 상위 20%가 자신들 아래 80%와 격차를 벌리면서 사회적 불평등을 고착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적 주장이다. '1대 99'의 프레임 속에서 99%에 속한다는 걸 명분삼아 이들이 실제 얼마나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가 제시하는 단적인 개념 중 하나가 바로 '기회 사재기(opportunity hoarding)'다. 중상류층은 고소득 일자리 등 성공의 기회를 독차지한 채 자녀들이 하위 계층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유리바닥'을 깔아주기에 여념 없다. 능력과 실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달리, 상위 20%가 기회를 사재기하면서 다른 이들의 접근을 불공정하게 막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기회 사재기 가운데 두드러지는 예로 '그들만의 주거지를 유지하는 부동산 제도', 동문 자녀 우대 정책 등 '불공정한 대학입학 절차', 알음알음으로 이뤄지는 '인턴 기회 분배' 등 세 가지를 꼽는다. 특히 미국 내에서 인턴 경험은 대학 졸업 후 채용 시에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인이다. 이러한 인턴 자리가 인맥과 연줄을 통해 분배되면서 서로 혜택을 주는 식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마이클 블룸버그가 뉴욕 시장을 지낼 때 뉴욕 시청 인턴으로 딸이 채용되도록 '특별 면제'를 해준 일화 등이 이를 반증한 ▲20 VS 80의 사회/리처드 리브스 지음/민음사 다. "우리가 기회를 사재기하면 우리 아이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다른 아이들은 기회가 안돼 피해를 본다. 우리 아이가 동문 자녀 우대로 대학에 가거나 연줄로 인턴 자리를 잡으면 다른 아이들은 그만큼 기회가 줄어든다." 이 같은 중상류층의 불공정한 행위들이 우리 사회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주범이라고 저자는 힐난한다. 그런 그가 미국 사회에 제언하는 것은 결국 중상류층의 '각성'이다. 기회 사재기를 막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행할 수 있는 일곱 가지 조처들도 제시하기는 하지만,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중상류층들이 '그동안 얼마나 특권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를 인정하는 것이라 말한다. 저자의 이런 말은 그가 실제로 중상류층에 속해 있기에 더욱 신뢰가 간다. 어쩌면 이 책은 중상류층에 속한 지은이의 '반성문'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라고 지칭하면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은 저자의 비판은 책이 가진 큰 미덕이다. 책을 통해 저자는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불평등에 관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이득을 취하는 우리 사회의 맹점이 있다면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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