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반 만에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세력이 의회·대법원 폐쇄와 군부의 정치개입을 촉구하는 시위를 계속하는 데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사진제공=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지난 23∼24일 성인 2,016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 '민주주의 정권이 다른 어떤 정부 형태보다 항상 낫다'는 의견이 75%로 나왔다.

'민주주의 정권이든 독재정권이든 상관없다'는 답변은 12%, '특정한 상황에서는 민주주의 정권보다 독재정권이 낫다'는 답변은 10%였다.

민주주의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다타폴랴가 지난 1989년 9월부터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018년 10월 대선을 전후해 이뤄진 조사에서는 답변 비율이 69%·13%·12%였고,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인 지난해 12월 조사에선 62%·22%·12%였다.

2018년 10월과 지난해 12월 조사 결과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주도한 '극우 돌풍'과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째 계속된 좌파정권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된 것이었다.

군부의 정치개입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브라질에는 군사독재정권이 없었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78%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과거와 같은 군사독재정권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답변은 75%에 달했다.

브라질에서는 1964년 3월 31일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고, 군사정권은 1985년까지 21년간 계속됐다.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체포·구금되거나 사망·실종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추방당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두고 시민단체들은 "독단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행태를 계속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보내는 명백한 경고의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에 대한 여론의 지지율은 30% 초반대에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이에 따른 경제 위기에 이어 가족 관련 비리 의혹도 악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2%·부정적 44%로 나왔다. 보통은 23%, 무응답은 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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