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경색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다시 핵시설을 가동 중인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CNN은 8일(현지시간) 북한 평양시 만경대구역 원로리 일대에서 핵시설이 가동 중이라는 정황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CNN이 북한 평양시 만경대구역 원로리 일대에서 핵시설이 가동 중이라는 정황을 보여주는 위성 사진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출처=연합뉴스)

해당 지역은 기존에 핵 시설이 있다고 신고되지 않은 곳이다.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핵탄두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민간 위성 업체 '플래닛 랩스'가 포착한 사진을 입수, 원로리 일대에 감시시설과 고층의 주거지, 지도부 방문 기념비, 지하 시설 등이 목격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사진을 분석한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트럭과 컨테이너 적재 차량 등이 포착됐고, 공장 가동이 매우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핵 협상 때나 현재도 공장 가동을 늦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루이스 소장은 "원로리 지역을 매우 오랫동안 관찰했고 핵 개발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북한이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탄을 계속 개발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북한의 위협은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북한은 핵 시설 지역에 과학자를 우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통상 고층으로 주거지를 짓고, 지도부 방문 후 기념비를 세워도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앞서 원로리 일대 시설은 2015년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가 확인했다.

루이스 소장 팀은 북한 핵 개발 프로그램에서 이곳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워 당시에는 공론화하지 않았으나, 안킷 판다 미국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이 출간할 서적에서 이곳을 소개함에 따라 공익을 위해 공개하기로 했다고 CNN에 밝혔다.

판다 연구원은 '김정은과 폭탄'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원로리가 탄두 생산에 연관돼 있음을 언급했다. 또 이곳이 유사시를 대비해 비축 무기를 분산 배치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는 북한 핵 개발 프로그램과 원로리의 연관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북한 핵시설이 공개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북한 핵 위협이 더 이상은 없다'고 한 주장은 근거가 약해졌다고 CNN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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