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구 선교사 ⓒ데일리굿뉴스
익숙한 것들을 떠나 익숙하지 않은 선교지를 향해 선교사로 나아갈 때 많은 선교사들은 모든 어려움이 있음에도 견딜 수 있는 하나가 있다. 바로 ‘하나님이 주신 선교 비전’이다.

이 선교비전은 현지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위대한 사역이고, 이것을 이루기 위해 선교사 훈련 때부터 많은 사역 계획을 세운다. 하나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는 것이기에 많은 기대감이 있다.

그런데 최근 선교지에서의 소식은 그 기대와는 좀 다른 이야기들이 많이 들려온다. 최근 2년-3년 동안은 중국과 인도와 여러 나라에서 선교사들의 대규모 추방 및 비자거부 사태로 모든 것을 중단하고 돌아오는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적지 않게 듣게 됐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코로나19로 인해 이제는 전 세계에서 사역하던 선교사들이 사역을 중단하고, 긴급 철수 형태로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가장 안타까운 사실은 이 모든 상황들이 회복되거나 다시 선교지로 돌아가는 것이 확실하지 않다는 현실이다.

이 시점에서 선교사들을 보면 마치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현재의 상태는 ‘하던 일이 중단돼 하지 못하고, 미래는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그것을 할 수 있을지가 불확실한 상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태를 ‘실패’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지난 선교의 역사는 이러한 일들이 수 없이 반복됐다. 발달되지 않은 항해기술로 인해 큰 꿈을 가지고 선교지를 가는 중에 도착도 못하고 죽은 선교사들도 많았다. 육로에서는 수많은 강도의 위험들이 있었다. 선교지에 도착해도 한참 일할 나이인데도 얼마 살지 못하고 풍토병으로 죽은 선교사들도 많다. 평생을 선교지에서 사역하고 뼈를 묻겠다고 했지만, 1년도 못 버티고 죽었던 선교사들도 많았다.

사역의 열매가 풍성하기를 바랐지만, 너무나 초라한 결실을 가져온 선교보고서가 올 때도 있었다. 심지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나아갔지만, 선교지에서 경험한 여러 갈등과 상처투성이로 선교사 가정이 겪은 아픔을 보면 너무 마음 아프다. 거기에다 병까지 걸리고, 후원이 중단될 위기에 놓이면 실패의 늪으로 빠져갈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모든 선교역사에 분명하게 보인 것은 인간적인 계산으로 볼 때는 실패로 여겨지는 수많은 선교사역들이 결코 실패하지 않았다는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최근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중대한 위기가 온 것은 분명하지만, 하나님의 선교는 이 위기 가운데서도 반드시 하나님이 세워주신 사람들로 인해 하나님의 선교를 이룰 것이다. 지금 해야 할 것은 이러한 상황을 주께 맡기고, 사도행전에서 제자들이 성령을 기다리며 기도했던 것과 같이 주의 인도하심을 더욱 분명하게 받기 위해 기도와 말씀을 붙드는 시간이 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선교지에서 사역을 할 때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는 선교사들과 가족을 위해 응원?기도해 주는 한국교회의 소중한 격려와 기도가 그 어느 때보다 선교사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실패 같아 보이는 지금의 시간이 더욱 더 견실한 하나님의 선교를 이루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선교의 풍성한 열매를 반드시 보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선교에는 실패가 없다”라는 가르침을 주신 선배 선교사들의 귀한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며, 귀한 수고를 하는 우리 선교사 가정을 위한 응원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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