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라리온을 향한 제 2의 사역의 길을 준비하다

[선교편지] 아들, 딸과 함께 시에라리온으로 다시 들어가려고 합니다. 김경중 선교사의 가족은 주님이 맡겨준 시에라리온 사역을 위해 들어가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아파서 한국에 들어온 지 벌써 일 년이 넘었습니다. 저는 김 선교사가 시에라리온 사역을 시작하고 4년 후에 사역에 합류했기에 2019년이 7년차 곧 안식년이었습니다.
 
그 일 년이 저에겐 안식년이 아닌 안식년이 됐습니다. 그 기간에만 두 번에 걸쳐 시에라리온을 다녀왔었지요. 세 번째 들어가려고 준비하던 중 코로나로 발목이 잡히고 몇 달을 한국에 머물며 새 학년, 새 학기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6월에 남편을 천국에 먼저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김 선교사가 남겨놓은 주님의 일은 멈출 수 없어서 주님만 바라보며 나아가려고 합니다.  많은 동역자의 위로를 받으며 몸도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고 코로나로 인한 하늘 길도 점차 열리고 있습니다. 아직 비행기 표를 끊기에는 몇 가지 더 점검하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습니다만, 함께 기도해 주시겠지요?
 
 ▲故 김경중 선교사의 아내 이평순 선교사와 자녀들이 시에라리온 선교현지에서 새로운 사역을 시작한다. ⓒ데일리굿뉴스

새 학년이 시작되면 중학교를 개교하려고 합니다. 시에라리온은 9월 학기를 유지하고 있기에 정상적인 교육 스케줄이라면 다음 달에 개교와 개학이 이뤄져야 합니다.
 
중학교 건물 없이 개교하려고 하니 교육부에서 허가를 내 주지 않습니다. 먼저 개교를 하고 건축이 끝나야 허가를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아직 학생모집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초 6학년 학생들이 8월3일에 시행하는 졸업시험(NPSE) 본고사 점수가 나와야 가능합니다. 현재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그래도 9월 개교는 가능할 거라 전망한답니다.
 
그렇기에 더욱 더 빠른 시일 안에 현지로 떠나야 합니다. 중학교 건축도 곧바로 시작해야겠습니다.
 
새 학기 교육을 위한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모든 교육현장이 멈춰 있지만, 그럼에도 전화를 붙잡고 현지의 교사들과 함께 새 학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육에 필요한 물품, 학생들의 졸업고사 및 진급, 교육청과의 행정 문제를 끊임없이 상의하고 문제 하나하나를 처리해왔습니다. 교감 사무엘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코로나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시청과 교육청을 찾아다니며 한국에 있는 저를 대신해서 학교의 업무를 진행하고 학교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그 동안에 말로 할 수 없는 많은 사건들이 있었으나, 사무엘은 그 모든 일을 꿋꿋하게 대처하고 처리해 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진실 된 주님의 사람을 만나게 해주시고 CEM미션에 보내주신 것을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컨테이너를 보내려고 합니다

학교가 시작되고 4년 동안 많은 물품들이 필요했습니다. 한국에서 시에라리온까지는 물품을 받을 방법이라곤 직접 들고 들어가든지 아니면 컨테이너 띄우는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한국에 다녀갈 때마다 1사람당 정해진 40kg씩 물건을 들고 갔지만 턱없이 부족하죠. 그래서 8년 만에 컨테이너를 다시 한 번 띄워보려고 합니다.
 
8년 전 컨테이너에는 200만 원 주고 산 16년 된 중고차를 하나 가져갔습니다. 그 차가 자기 사명을 다 해서 더 이상 타고 다니기 힘든 상태가 되어 이번에 새로운 차를 준비했습니다(물론 중고차로요). 그 차가 선교사의 발이 되어 사역을 감당하는 게 큰 힘이 되어 주길 바라봅니다.
 
코로나로 인해 4개월 동안 멈췄던 교회의 예배가 재개됐습니다. 시에라리온에서도 코로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400여명의 환자가 치료받고 있지만 확산세는 주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는 7월 13일부터 교회의 문을 여는 것을 허가했습니다. CEM 교회와 벵가지 교회도 3번 예배를 드렸습니다. 코로나로 위축되어 예배 참석률이 적을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로 와 주었습니다.
 
CEM 교회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해 예배 중 좌석을 최대한 떨어뜨려 앉고, 마스크 쓰기, 비누로 예배 전 손 씻기뿐만 아니라 어린이들과 장년의 예배 장소를 분리하고 있습니다. CEM은 학교가 함께 있기에 예배를 나눠서 드려도 무리가 없습니다.
 
다행히 교역자들이 지시에 잘 따라줘서 은혜롭게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CEM와 벵가지의 700여 식구들이 한 사람도 코로나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예배하며 건강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시에라리온은 지금 우기입니다.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만 되면 매일 아침부터 굵고 짧은 비가 내리고 밤 7시만 되면 약속이나 한 듯이 하늘이 깜깜해지면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폭포수처럼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천정이 뚫어지는 것 같은 소리에 잠을 설치고 지붕의 함석소리 때문에 다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날은 도둑들이 설치기도 합니다. 천둥소리와 번개가 얼마나 큰지 무서워 가슴을 쓰다듬게 만들기도 합니다. 가끔은 번개 때문에 정전기가 발생해 전선을 타고 스파크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방에 있다 무서워 거실로 뛰어나오면 천정의 스파크를 발견하곤 뛰어가 컴퓨터 코드를 빼기도 하지요. 이때면 나에게도 전기가 오기도 합니다. 기숙사 교사들도 모두 놀라서 베란다로 뛰어 나옵니다.
 
비가 온 뒤에는 도로에 물이 차서 학생들이 건너오지 못하기도 하고 흙에 발이 빠져서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유치원생들을 업거나 안고 학교로 데려오기도 합니다. 우산을 들고 교문 앞에서 책가방과 도시락을 들고 들어오는 아이들을 기다리기도 하죠. 얼굴이 빗물로 가득해 물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주지만 아이들은 대수롭지 않은 듯합니다.
 
교복이 비로 다 젖었어도 손으로 얼굴의 물을 쓸어내리고 옷도 한번 털고 그대로 예배실로 향합니다.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오는 아이들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이러니 우기만 되면 지각생들이 넘쳐납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CEM학교는 지각이나 결석을 엄격하게 다룹니다. 매년 개근상을 주면서 학교에 정시에 출석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비를 뚫고 등교를 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두꺼운 겨울 파카를 비옷대신 입고 오기도 합니다. 교복 위에 다른 옷을 한 개씩 더 입고 오기도 하지요. 이 옷이 비옷을 대신하는 것입니다.

우리 6학년 학생들이 매일 내리는 비를 뚫고 학교로 옵니다. 졸업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비가 심하게 오는 날이면 교실은 깜깜합니다. 글씨도 잘 보이지 않지만 우리 아이들은 당연히 그러려니 합니다. 빗소리가 시끄러워 선생님의 말소리도 안 들리지만 그 또한 그러려니 합니다. 그래서 중고등학교는 모든 교실에 전기시설을 갖추려고 합니다. 이런 시에라리온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지난 3월 31일 모의고사를 실시했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확산되자 시에라리온은 확진자가 나오기 전에 미리 방역에 들어갔었습니다. 모든 학교가 2학기를 다 마치기 전에 학교 문을 닫았고 그날 6학년들의 모의고사를 봤었습니다. CEM학생들은 시험결과는 매우 우수했었습니다. 이번에는 본고사를 치를 차례입니다.
 
8월 3일 지역학교들이 한 장소에 모여서 시험을 봅니다. 우리 학생들은 CEM 학교가 이제 겨우 자격을 취득한 탓에 밥티즈 학교의 교복을 입고 시험을 치룹니다. 내년에는 CEM 학교의 교복을 입고 시험을 치룰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모든 학교가 4월부터 학교 문을 닫았다가 7월에 초등 6학년, 중3, 고3학생들이 학교에서 진급시험 준비를 하도록 허락받았습니다. 모두가 마스크 쓰고 교실을 둘로 나눠서 시험 준비를 했고, 모든 교사들은 학교에 출근해서 학생들을 도왔고 게시판을 꾸미고 내년 수업준비를 하는 등 정상근무를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 CEM 학생들이 본고사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모두 거두어 하나님께 온전한 영광을 돌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본고사 점수와 모의고사 점수를 합해서 통계를 내며 그 점수에서 합격과 탈락이 결정됩니다.
   
CEM 유치원과 초등학교 졸업생들의 졸업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은 아직 본고사가 끝나지 않아서 졸업의 기쁨을 누릴 시간이 없습니다. 다만, 27명의 유치원은 졸업사진을 찍고 졸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한국은 입학생들이 입학의 즐거움을 느낄 여유를 주지 못했고, 시에라리온은 졸업의 기쁨이 사라졌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졸업사진도 여유롭게 찍지 못합니다. 매일 몇 명씩 학교로 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가 그곳에 돌아가면 졸업사진과 졸업장을 나눠주겠지만 졸업식은 열릴 수 없기에  2020년이 아쉬움만 뒤로 하고 쓸쓸한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졸업가운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시에라리온으로 들어갈 날을 기다리며 박스 안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주여! 세계와 CEM을 위해 기도합니다.
 
할렐루야! 온 세상이 코로나로 아픔을 겪은 지가 반년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고 죄를 밥 먹듯 먹으며 주님을 배반하고 범죄 하였습니다.
 
하나님 저희들의 죄를 용서하옵소서. 다시 새롭게 하시고 거룩케 하옵소서. 이 땅에 하나님의 긍휼을 베풀어 주사 주님의 나라가 되게 하옵소서.
 
시에라리온은 9월이면 새 학년이 시작되는 희망찬 달입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기쁨보다는 염려가 찾아왔고 내일의 희망보다는 깜깜한 미래가 보이는 듯 하나 이 또한 주님의 뜻을 의지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자녀들은 맡겨진 소명을 감당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기에 그 길을 멈추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선교와 교육은 멈출 수 없기에 시에라리온으로 향하려고 컨테이너를 준비하고 비행기 편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주님 저희의 길에 평탄함을 주옵소서. 주님이 맡겨주신 사명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도록 은혜를 주옵소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는 CEM 식구들에게 주님의 은혜를 충만히 베풀어 주옵소서. 저희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믿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코노 코이두 Korea Children Education Mission
작은이  이평순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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