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한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최중석 지회장 ⓒ데일리굿뉴스
1962년 전남 무안군 일로읍에서 태어난소년 최중석은 초등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경운기에 치어 발목과 허리고관절 부근을 심하게 다쳤다. 결국 한 학기를 휴학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목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올라와 인쇄골목 일대의 퇴계로에서 1995년까지 특수인쇄기술자로 일했다.

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시작된 사고후유증은 한창 일할 때도 지속됐으나, 생업전선에 있을 때는 우직하게 고통을 견디기만 했다. 결국 인쇄업을 떠난 2년 후에야 장애인 등급을 받은 그는 복권방을 운영하면서 동대문구 관내 장애인들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동대문구지회와 인연을 맺으면서 관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의 삶을 걷게 된 것이다.

“장애인이 되면서 장애인들이 눈에 들어왔다고 할까요? 힘겨운 삶을 영위하는 관내 중증장애인들의 복지와 권익을 위해 일해 왔습니다. 본업보다도 오히려 지회 일에 더 주력했지요.”

2017년에는 12기 지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올해 13기 지회장으로 연임되면서 더욱 바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낚시대회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장애인들. ⓒ데일리굿뉴스

그가 동대문구지회장으로 취임한 후 바깥출입이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펼친 사업이 ‘장애인 낚시대회’다. 지난 2018년 6월에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40여명의중증장애인들을 데리고 경기도 용인 묵리낚시터에서 낚시를 즐기면서 바깥공기를 마음껏 마시도록 했다.

“하루 종일 방안에만 있는 장애인들 2명씩 한 조를 이뤄 낚시를 하게 합니다. 좀처럼 남을 도울수 없는 장애인들에게 서로 남을 돕도록 유도합니다. 장애인들에게 협동심과 타인을 향한 배려심을 기르게 하기 위해서죠.”

장애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2년 간 낚시대회에는 상당한 액수의 비용이 지출됐지만 그 비용의 상당액은 최 지회장의 사비로 메워졌다. 올해는 지난 두 차례의 대회보다 인원수를 대폭 늘린 150명 이상 의 장애인들이 참여하는 대회를 준비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정월대보름 윳놀이대회 전경. ⓒ데일리굿뉴스

매년 정월대보름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윷놀이(척사대회)도 개최한다. 이 대회 비용의 상당수 역시 최 지회장 사비로 치러진다. 이처럼 최 지회장은 구청의 보조금과 각계의 후원금으로도 부족한 예산은 언제든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 부족분을 충당해나간다.

“지회장은 월급 대신 매월 100만 원의 판공비가 주어지는데 장애인들을 위한 지회의 사업에 제 판공비 전액이 사용되죠. 예전에는 판공비가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사례도 있었지만, 이제 저의 판공비 전액은 장애인들의 복지에 사용됩니다.”

최 지회장은 장애인뿐 아니라 관내 주민들의 생활불편에 따른 민원해결에도 앞장서왔다. 제기동의 성일중학교 앞 등굣길 500m 도로에 휠체어 통행과 학생들의 보행로 확보를 위해 거주자우선 주차공간을 없애고 왕복 통행로를 조성시켰다.

보행흐름에 방해되는 전봇대는 외곽으로 이전시켰다. 또한 종암초등학교의 통행로 확보를 위해 좌우 인도 위에 있던 전봇대를 없애고 인도를 넓혀 아이들의 보행안전에 기여했다. 골칫거리였던 마장램프의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한 도로와 인도의 구조 변경도 이뤄냈다.

최중석 지회장은 “지회장이 될 때 후원금은 절대 개인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회장 임기를 마치면 쓰다 남은 사업비 등은 모두 후임자에게 넘길 것을 서원했다”라며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며 실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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