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원로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가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의 교류단절을 재론한 것에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장합동 총회가 WEA와 지속적인 교류를 해줄 것"을 촉구했다.
복음주의권 인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오는 21일 열릴 예장합동 정기총회에서 'WEA와 교류단절'을 요구하는 헌의안이 상정되자, 우려스런 마음에 입장을 표명하는 자리를 긴급히 마련했다. 앞서 지난해 합동 총회에서 동일한 내용의 헌의안이 올라왔으나, '교류단절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호소문을 통해 이들은 "4년간 연구를 거쳐 지난해 이미 결정한 사항을 1년도 지나지 않아 재론하는 것은 교단은 물론 한국교회 전체의 복음주의 연대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WEA는 전세계 6억의 복음주의 개신교 인구를 대표하는 국제기구로 영향력이 있고, 기독교 신앙 계승은 물론 세계선교운동에도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며 "교류 단절을 이야기하는 건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서는 WEA를 둘러싼 의혹제기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WEA와 세계교회협의회(WCC), 로마가톨릭과의 관계성을 묻는 질의에 김상복 목사(WEA 전 회장)는 "선교적 차원에서 한번 접촉이 있었으나 그것이 전부였다"고 답했다.
서울신대 박명수 명예교수는 "WEA가 종교다원주의, 자유주의, WCC와 로마가톨릭과 연대로 나가며 신학적으로 변질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단성 문제로 논란이 된 인사가 WEA에 깊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지금은 공식적으로 전혀 관련이 없다"고 언급했다. 김 목사는 "당시 문제가 된 WEA 조직은 현재 해체된 상태며 뉴욕에 있던 본부도 전부 옮겼고, 더 이상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WEA는 1846년 복음주의 교회들이 모여 만든 국제연합기구로, 129개국 복음주의 연합체와 150여 기독교 국제단체가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