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공유하는 OSIYS<주>의 대표로 청년들을 위한 쉐어하우스를 직접 운영하며 이 땅의 하나님 나라를 꿈꾸고 있는 최규현 전도사(우리소망교회, OSIYS(주) 대표).
 
 ▲최규현 전도사가 마련한 청년 쉐어하우스 '봄날' 1호점 거실 ⓒ데일리굿뉴스

지난 8월 30일 그의 SNS에 ‘전도사님 한 분께 주거를 무상지원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내용은 이렇게 시작한다. “찬란한 미래를 꿈꾸는 청년에게 봄날을 선물하는 ‘주거무상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자격요건은 장로회신학대학교 학부-대학원 재학생이면서 여성, 연령은 20~30대로 6개월 사용에 매월 관리비 3만원, 공과금 N분의 1 보증금은 100만 원에 월세는 따로 없다.

청년들의 주거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 많은 시민단체에서 관심을 갖고 해결하려 하지만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에서 N포 세대(3포 세대+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α)로 발전한 청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여전히 청년세대면서 3살, 2살 남매의 아빠인 최 전도사는 이러한 청년들의 현실에 주목했다.

모태 신앙인으로 고2 때부터 목회를 꿈꿨던 최 전도사는 신학대학교 1학년 때부터 자비량 목회를 꿈꿨다. 자립목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쉐어하우스’라는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주거공간은 청년들의 삶을 만들어가는 기반이 되는 곳이다. 청년들의 삶을 응원하고 안정적인 주거 환경 안에서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수익성도 보장되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청년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일하는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마태복음 11장 2~5절 말씀을 인생 모토로 삼은 최 전도사는 “예수님처럼 다른 이들을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일로 돕는 것이 나의 목회이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라는 걸 늘 기억하면서 일하고 있다. 자립과 목회, 일과 예배가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우리의 일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의 것만이 아닌 믿는 자든 믿지 않는 자든 모든 피조물이 누릴 수 있고 누려야 할 나라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봄날 인테리어를 직접하고 있는 최규현 전도사. ⓒ데일리굿뉴스

최 전도사는 워낙 집을 고치고 꾸미는 걸 좋아해서 낡고 넓은 집을 저렴하게 임대해서 청년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넓은 집에 여러 명이 함께 살면서 공용공간(거실, 주방, 화장실 등)을 공유하는 쉐어하우스 '봄날'은 현재 총 9개 호점이 있다.

총 70명이 거주할 수 있는 ‘봄날’에서는 60여 명의 청년들이 살고 있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막 서울살이를 시작한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집이다. 이 가운데 3개 호점은 직영, 3개 호점은 위탁, 3개 호점은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쉐어하우스를 운영하기 위한 기금은 위탁 운영방식과 가맹 운영방식으로 확장하면서 건물주를 도와 집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가맹점 컨설팅을 통해 소자본 창업모델로 만들어가고 있다.

최 전도사가 운영하는 쉐어하우스 ‘봄날’을 ‘기독교인이 운영하니까 기독교인을 상대로 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종교는 상광없지만 공동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청년들의 소통하는 공간인 만큼 20대~30대라는 연령 제한은 있다.

‘봄날’에 사는 청년들은 대부분 2년~3년을 살게 되는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최 전도사의 말처럼 “섬긴다는 마음으로”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 그의 진심이 통해서다.

“청년들의 내일을 준비하는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예를 들면 된장, 고추장 등과 같은 양념과 조미료를 구비 해놓는다. 입주 비용이 타 원룸 시세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게 책정하는데 보증금은 적다.”

쉐어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가족’이 생긴다는 것. 최 전도사는 “타지에서 올라와 혼자 살면 외롭지만 쉐어하우스에는 또래의 친구들이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서로를 챙기는 가족이 생긴다. 어느 날 현관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밤 11시에 집에 들어오는 친구에게 생일 파티를 열어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마음이 참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쉐어하우스는 청년들의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새로운 대안책이기도 하지만 미래 시대 ‘소유’가 아닌 새로운 주거공간 개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별히 코로나19로 ‘뉴노멀’을 살아갈 이들에겐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최 전도사는 “사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것 중 하나가 공유경제다. 이제는 타인과 무언가를 함께한다는 것이 두려운 세상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사용하고 공유하는 것이 많은 경제적 이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러한 공동체 문화 안에서 이뤄진다고 믿고 있다. 크리스천들이 공유경제의 장점들을 잘 살려서 개발한다면 모두가 하나님 나라를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봄날’을 운영하면서 청년들을 향한 최 전도사의 마음은 더욱 뜨거워졌다. 또 이 시대 청년들을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일도 더 명확해졌다. 그는 “청년들의 삶에 더 깊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걸 교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청년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 꿈을 꾸며 살기에 얼마나 어려운 세상인지를 헤아리고 청년들에게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교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특별히 청년주거비 지원, 청년창업 지원, 청년장학금 지원 등에 한국교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OSIYS’는 ‘Our Society Is Your Society’라는 약자다. ‘우리가 선물로 받은 나라는 모두가 함께 누려야 할 하나님 나라’라는 의미다. 최 전도사는 자신이 받은 뜨거운 사명인 주거문제에 대해 여전히 고민한다.

“집이 진짜 필요한 사람이 누굴까. 현재는 청년들을 위해 쉐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미혼모 가정이나 탈북청년들, 보육원에서 출원한 청소년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쉐어하우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그네를 위한 쉐어하우스’, 한국교회가 이들을 위해 함께 섬기면 좋겠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