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갑자기 오르는 바람에 정책형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 심사에서 탈락하는 일이 없도록 규정이 바뀐다.
 
▲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주택가 (사진제공=연합뉴스)

23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 승인일에 담보주택의 평가액이 6억원을 초과하더라도 신청일 기준 시세 정보가 6억원 이하인 경우 대출이 가능하도록 업무처리기준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사전 예고했다.

보금자리론은 주택구매자금 등을 최대 3억원까지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방식으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정책금융인 만큼 '주택 가격 6억원 이하', '연 소득 7천만원 이하(부부 합산)'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신청할 수 있다.

문제는 최근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대출을 신청할 때는 집값이 6억원 이하였는데 최장 40일인 심사 기간 6억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왕왕 생겼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7월까지 아낌e보금자리론(전자약정방식)을 신청했으나 주택가격이 6억원을 초과해 탈락한 사례가 167건에 달했다.

2018년에는 총 5만 2,795건의 신청 중 6건(0.011%)이 이러한 이유로 취소됐는데, 2019년과 2020년 1∼7월에는 각각 12만 7,756건 중 126건(0.099%), 7만 2,761건 중 41건(0.056%)으로 비중이 높아졌다.

보금자리론을 받을 줄 알고 주택 매매 계약을 맺은 대출 신청자들로선 탈락 소식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낌e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이달 기준 연 2.00%(10년)∼2.25%(30년)로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낮다.

이러한 문제가 나타나자 주택금융공사는 대출 신청 시 KB국민은행 또는 한국감정원 시세가 6억원 이하였다는 점이 확인되면 승인일에 집값이 6억원을 넘어도 대출을 허용해주기로 했다.

고객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단 이 경우에도 승인일 기준으로 집값이 9억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디딤돌대출 역시 심사 기간 집값이 올라 5억원을 초과한 경우 대출이 가능하도록 규정이 바뀐다. 디딤돌대출은 5억원 이하 주택을 사려고 하는 연 소득 6천만원 이하(부부 합산) 가구가 최대 2억 원까지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아울러 주택금융공사는 다자녀가구 우대금리(0.4%포인트)를 적용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연 소득 기준(부부 합산)을 6,00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높일 예정이다.

올해 5인 가구 중위소득이 연간 6,753만 3,000원 수준인 점을 고려해 더 많은 이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또 유한책임형(주택 가격이 내려가도 담보주택의 가치만큼만 상환 책임을 지는 것) 보금자리론은 그간 무주택자에게만 허용됐는데, 기존 주택을 처분하기로 약정을 맺은 일시적 2주택자에도 허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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