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가 시장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을 보이며 주가가 폭락했다.
 
▲'배터리데이'에 등장한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사진=배터리 데이 유튜브 중계)

배터리·완전 자율주행 공개했지만 시총 58조 증발

22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 주차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 행사는 전 세계 27만명이 온라인 생중계를 지켜볼 만큼 신기술 공개가 가장 큰 이슈였다. 하지만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49)는 자신있게 차세대 전기차 기술에 대해 설명했음에도 김 샌 이벤트가 됐다는게 시장 반응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단가는 확 낮춘 이른바 '주행 수명 100만 마일(약 161만km) 배터리'를 실현할 신기술이 공개될 것이란 관측도 결국 전망에 그쳤다.

배터리 기술의 혁신은 전기차 가격을 크게 낮추면서 기존의 휘발유 자동차를 능가하는 '가성비'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이번 행사에 더욱 주목했다.

머스크가 앞서 트위터를 통해 '배터리 데이' 행사는 "상식을 벗어난"(insane) 것이 되리라고 예고했던 것도 관심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새로운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4680'이 공개됐다. 머스크는 '4680'이 기존 배터리에 비해 용량은 5배 크고, 출력은 6배 세며, 주행거리도 16% 향상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에 가격을 2만5천달러로 대폭 낮춘 자율 주행 전기차를 3년 안에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한 달 후에는 완전 자율주행시스템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하나같이 혹평일색이다.

로이터 통신은 "머스크가 100만마일 배터리 계획과 비용 절감 목표 등 두 가지 중대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머스크는 둘다 제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머스크가 공개한 배터리 개발 계획은 투자자들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했고, 블룸버그 통신도 "머스크가 값싸고 대중적인 전기차를 판다는 이해하기 힘든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면서 "배터리 데이는 블록버스터급 기술 도약과는 달리 몇 가지 점진적인 기술 개선책만을 제시했다"고 평가절하했다.

테슬라 주가는 장중 5.6% 하락과 장외거래에서 7% 폭락하며 하루 만에 500억달러(58조2천450억원) 감소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는 테슬라 모델3를 3만5천달러 가격대에 내놓겠다고 약속해왔지만 이를 실현하지 못한 상황에서, 더 값싼 '미스터리' 신차 모델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 등 (투자자에게) 장난을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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