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낳은 불평등…깊어지는 양극화

최상경 기자(cs_kyoung@goodtv.co.kr)

등록일:2020-09-24 11: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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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염병의 피해가 취약계층에 집중되는 '코로나 디바이드' 현상이 야기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영끌' '빚투' 광풍...빈익빈 부익부 갈수록 심화
코로나 후 140兆 풀렸지만 소비·투자 도움 안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새로운 불평등을 낳으며 ‘코로나 디바이드(Corona Divide·격차)’를 만들고 있다. 정부는 경기 침체 극복과 양극화 완화에 초점을 둔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코로나 사태로 실물 경제가 위기 상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자산시장이 과열 징후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초저금리 속 집값·증시 상승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 마련)’, ‘빚투(빚내서 투자)’ 광풍까지 불고 있다.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전 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이 총동원한 통화·재정정책이 실물과 시장 간 초유의 괴리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시중 통화량(M2)은 3,094조 2,000억 원으로 정부와 한은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돈을 풀기 전인 2월(2,954조 6,000억원)에 비해 140조 원가량 늘었다.

시중에 돈이 적잖게 풀렸지만 소비·투자 등 실물 경제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를 나타내는 통화유통속도(명목 국내총생산을 M2로 나눈 값)는 올 2분기 0.63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화유통속도는 화폐 한 단위가 일정 기간 동안 얼마만큼의 부가가치(국민소득)를 창출했는지를 보여준다.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여전히 ‘돈 가뭄’으로 아우성이다. 고용시장 역시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각종 자산가격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가리지 않고 연일 치솟고 있지만 실물 경제는 전혀 다른 세상인 셈이다. 자산가격 급등은 불평등 심화와 부의 편중으로 이어진다.

설상가상으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시장에 푼 돈이 고신용자에게로 쏠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올 2분기(4~6월) 고신용자 대출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최근 조사를 보면, 2분기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고신용자가 받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6.5%로 지난해 말보다 1.6%포인트 더 커졌다.

반면 중신용자(4~6등급), 저신용자(7~10등급)의 비중은 각각 1.2%포인트, 0.4%포인트 줄었다. 고소득자의 대출 비중도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한은이 금리를 인하해도 금융사들은 연체 염려 때문에 어려운 가계·기업에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면서 “결국 풀린 유동성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에게 흘러가 머니게임의 도구가 된다”고 말했다.

취약층을 중심으로 근로·사업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자산가들의 재산소득만 늘어날 경우, 빈부격차를 다시 한 번 심화시키는 이른바 ‘코로나 디바이드’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는 주요 선진국에서의 중산층 몰락과 상위 1%, 상위 10%로의 자산 집중을 낳았다. 코로나19 위기 역시 이런 결과를 낳지 않으려면, 경기를 부양시킬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정부가 강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김광석 경제연구실장은 “초저금리 시대에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쓰면 증시나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올라 자산을 가진 사람은 부가 커지는데 그렇지 않은 계층은 소득이 줄어드니 양극화가 더 심화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그간의 정책을 재점검해 더 촘촘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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