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사진출처=연합뉴스)

"북일관계 수립, 지역 평화·안정에 기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지난 16일 취임한 스가 총리가 국제 외교무대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가 총리는유엔 총회 일반토론의 비디오 연설을 통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는 국제사회의 중요한 관심 사항"이라며 "피해자 가족이 고령이 된 상황에서 납치 문제 해결을 잠시도 미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면서 "북일 간에 성과 있는 관계를 수립해 가는 것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내세워 김 위원장과 조건 없는 회담을 하겠다는 입장을 수시로 밝혀왔다.

그러나 북한은 일본 정부가 미해결 상태라고 주장하는 납치 피해자 12명 가운데 요코타 메구미등 8명은 이미 사망했고, 다른 4명은 북한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면서 '해결할 납치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이번 연설에서 코로나19때문에 내년으로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과 관련해선 "인류가 전염병을 극복한 증거로 개최한다는 결의"라며 "안심, 안전한 대회에 여러분을 맞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도쿄 올림픽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을 "인간 안보에 대한 위기"라고 규정한 스가 총리는 코로나19로 초래된 위기를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 싶다며 치료약·백신 개발과 이에 대한 개발도상국의 공평한 접근을 전면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유엔 개혁 방향에 대해선 "유엔에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지배구조(거버넌스)가 한층 요구되고 있다"면서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을 포함한 유엔 개혁이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법의 지배에 대한 도전을 허용해선 안 된다"며 "일본은 법의 지배에 근거한 지역 평화와 번영의 초석인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무기 문제와 관련해선 "올해로 핵무기를 처음 사용한 지 75년이 됐다"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했다.

스가 총리는 이어 일본 정부는 비핵 3원칙(핵무기 보유·제조·반입 금지)을 견지하면서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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