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한 양상이지만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는 데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크게 늘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귀성객과 여행객으로 인구의 대이동이 있을 이번 추석 연휴(9.30∼10.4)가 자칫 코로나19 재확산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총 6일간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 실내매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좌석 운영이 금지되고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사진제공=연합뉴스)

더욱이 고향 가족모임 등을 고리로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이 감염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이 커 방역당국이 연일 가정 내에서의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가 2만3천661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는 100명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0∼22일(82명→70명→61명) 사흘 연속 두 자릿수를 나타낸 뒤 이후 23∼25일(110명→125명→114명) 사흘간은 100명대로 올라섰다가 26∼28일(61명→95명→50명) 사흘은 다시 두 자릿수로 내려왔다.

수도권의 집단감염이 한창 심각했던 지난달 하순 400명대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급격한 확산세는 꺾인 모양새다.

하지만 요양시설과 소모임, 지하철역 등지에서 새로운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추석 연휴를 맞이함에 따라 감염 규모는 언제든 다시 커질 수 있는 불안한 국면이다.

실제 지난 4월 말∼5월 초 황금연휴와 7∼8월 여름 휴가철 때도 국민의 이동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바 있다.

방역당국이 전날부터 내달 11일까지 2주간을 '추석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람 간 만남과 이동이 줄어들면 바이러스의 확산은 멈춘다. 이번 추석 연휴가 대면접촉을 자제한 진정한 휴식이 된다면 다가올 가을과 겨울 우리 사회는 더 안전하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차 국민적 협조를 요청했다.

방역당국은 고령층 사망자 증가세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의 사망자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은 탓이다.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이 시작된 지난달 14일 이후 전날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는 총 101명이다. 이는 이날 기준 누적 사망자 406명의 24.9%에 해당하는 수치다. 4명 중 1명꼴로 최근 한 달 반 사이에 숨진 셈이다.

특히 지난주(9.20∼26)에만 18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94%가 넘는 17명이 60대 이상이었다.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 가족 모임과 여행을 자제해 어르신의 건강을 지켜 달라고 연일 당부하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회의에서 "확진자 중 어르신 비중이 높아 안타깝게도 9월에만 약 8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면서 "사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도 "가족 모임의 경우 지난 5월 어버이날 가족 식사를 한 뒤 부모님과 어린 조카를 포함한 가족이 모두 감염된 사례가 있었고, 9월에도 가족 모임에서 자녀에게 감염된 80대 어르신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도 "연로하신 어르신이 있는 가정에서는 이동과 만남에 특별한 주의를 요청한다"며 "코로나19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치명률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중수본은 추석 연휴 기간 집 안에 머물면서 지친 마음을 함께 돌보자는 취지로 만남 자제의 필요성을 흥미롭게 구성한 40초 음성 광고 '부모님이 보내온 편지' 등을 포함한 '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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