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의 입국이 1년 넘게 공개되지 않다 뒤늦게 알려진 경위를 두고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에 입국했다고 밝혀진 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사진제공=연합뉴스)

현재 공식 확인된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 입국 시점은 지난해 7월이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일부 취재진과 만나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자진해서 왔다"고 밝혔다.

북한에 있는 가족의 신변 안전 문제 때문에 조 전 대사대리 본인이 한국 입국 공개를 극도로 꺼렸고, 관계 당국 역시 이 사실을 함구해왔다.

'북한 귀환 원한다'는 부인 제보에 무게

조 전 대리대사 부부는 당초 한국이 아닌 미국 등 제3국 망명을 희망했으나 여의치 않자 불가피하게 한국으로 온 만큼 더욱 노출을 꺼렸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조 전 대사대리의 부인은 딸과 가족이 있는 북한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며 복수의 방송사를 찾아 '북한행' 의사를 피력하면서 이들의 한국행 사실이 밖으로 새어 나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이들의 딸은 북한에 거주하고 있다. 작년 2월 이탈리아 외교부는 조 전 대사대리의 당시 미성년 딸이 2018년 11월 14일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확인했다.

'강제 북송' 관측이 제기되자 조 전 대사대리의 후임으로 부임한 김천 당시 대사대리는 "딸은 잠적한 조성길 부부에 의해 집에 홀로 남겨졌기 때문에 부모를 증오했고 조부모에게 돌아가기 위해 평양에 가길 원했다"며 소문을 부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 전 대사대리의 잠적 이후 대사관에 남겨진 딸이 강제 북송된 것인지, 조부모가 있는 북한으로 자발적 귀국한 것인지는 논란거리로 남았다.

"조 전 대사대리 딸 위험할 수 있어"

일각에서는 이번 공개로 딸을 비롯해 조 전 대사대리의 재북 가족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올해 6월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북한 내부에서도 탈북민 혐오 정서가 고조된 상태다.

당시 북한 매체는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탈북민 규탄 군중 집회 소식을 전했고, 느슨했던 탈북민 가족에 대한 당국의 감시도 한층 강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탈북민 출신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역시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만 해도 조 전 대리대사에게 공개편지로 한국행을 촉구했으나 이날 페이스북에는 외교관이 근무지를 탈출해 한국으로 망명하면 북한이 '배신자·변절자'로 규정한다며 "변절자·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조 전 대사대리가 현재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근무 중이라는 주장도 나왔으나 연구원 종사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실제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연구원의 탈북민 출신 연구원은 아무도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 정보당국 관계자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국정원 산하라고는 하나 예산과 정보공개 측면에서 사실상 따로 운영되는 별개의 조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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