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 교수 ⓒ데일리굿뉴스
오 헨리의 단편소설 ‘경찰관과 찬송가’이야기다. 뉴욕의 부랑자 소피는 추운 겨울은 노숙을 하며 보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가벼운 범죄를 저지르고 체포돼 석 달의 겨울을 따뜻한 블랙웰 섬의 교도소에서 보내려는 시도를 한다.

교도소는 하루 세끼 뜨끈한 식사와 매일 따뜻한 잠자리가 보장된다. 하지만 소피는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로 가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먼저 뉴욕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멋진 식사와 포도주를 마신 후 돈이 없다고 하면 경찰이 잡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레스토랑 문 앞에서 남루한 옷차림 때문에 내동댕이쳐진다. 교도소에 가려는 1차 범죄는 실패다.

그는 교도소행을 위한 두 번째 시도로 6번가 모퉁이 가게의 유리창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깼다. 하지만 경찰은 유리창을 깬 진짜 용의자라면 도망치지 그 자리에 있을 리 없다며 체포를 거부한다. 두 번째 범죄도 실패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이 드나드는 식당에서 커다란 스테이크, 팬케이크, 도넛과 파이 한 조각을 주문해 먹었다. 그리고는 가진 돈이 없으니 “경찰을 부르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을 부르는 대신 두 명의 웨이터가 그를 문밖으로 끌어낸 다음 길바닥에 내팽개쳤다. 세 번째 범죄도 실패다.

이에 굴하지 않고 소피는 네 번째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도전한다. 일부러 어여쁜 여자를 성희롱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여자가 “술을 사 달라”며 소피에게 매달린다. 네 번째 범죄도 실패다.

그는 다섯 번째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도전한다. 이번에는 대로에서 술주정뱅이처럼 미친 듯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지나가는 행인들의 보행을 방해했다. 하지만 경찰은 “미식축구에서 이긴 예일대 학생일 것”이라면서 관대하게 대한다. 다섯 번째 범죄 시도도 실패다.

그는 교도소로 가기 위해 여섯 번째 범죄를 시도한다. 이번에는 한 신사의 우산을 훔친다. 신사는 “실은 나도 어느 식당에서 그냥 가져온 것”이라며 되레 소피에서 용서를 구한다. 이번에도 실패다. 6번이나 실패한 소피는 우울한 마음으로 노숙을 하던 공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때 오래된 교회에서 어린 시절 들었던 찬송가가 흘러나온다. 소피는 순수했던 어린 시절에 비해 타락해 버린 자신을 깨닫는다. 그리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다. 그는 회개하고 세상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그때 경찰관이 나타나 그를 부랑자라고 체포한다. 재판에 넘겨진 소피는 다음날 치안판사로부터 그가 그토록 원했던 블랙웰섬에 있는 감옥에서 3개월을 살 것을 명한다.

소피의 일은 소설 속에만 있을 수 있는 일일까? 아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코로나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하루가 다르게 길바닥으로 내몰리고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못 구해 아우성이다.

겉으로 나타난 국민소득 3만 불은 빛 좋은 개살구다. 우리 주위에 소피 같은 사람이 없는지 되돌아보고 그들이 일상에서 일할수 있는 기회를 우리 모두가 함께 모색해 봐야 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