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다시 하강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염려에 미국과 유럽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서방 주요국의 대표적인 주가지수들은 일제히 3% 이상의 낙폭을 기록하며 1차 유행 막바지로 되돌아간 모습을 보였다. 원유와 금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전보다 더 급증하는 신규 감염 추세가 봉쇄 조치 재도입을 불러와 회복기에 접어든 세계 경제를 다시 침체의 나락에 떨어뜨릴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사진출처=연합뉴스)

다우, 6월11일 이후 최대 낙폭

이날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43.24포인트(3.43%) 급락한 26,519.95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6월11일 이후 최대폭 하락이라고 CNBC방송이 보도했다. 다우 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19.65포인트(3.53%) 떨어진 3,271.0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6.48포인트(3.73%) 하락한 11,004.8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금주 들어 6.4% 급락한 다우 지수와 5.6% 떨어진 S&P500 지수가 현 추세대로 이번 주를 마무리하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하게 될 전망이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둔화 염려다.

미 존스홉킨스대 등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주 일평균 신규 감염자는 7만1천832명으로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고, 30개 이상의 주(州)에서 코로나19 입원자가 5%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리노이주는 시카고의 식당 실내 식사를 금지했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각국도 부분 봉쇄 조치를 속속 도입하고 나섰다.

CNBC방송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시카고에서 나타난 것과 비슷한 록다운 요구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부양책 없는 봉쇄를 보게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정가의 추가 경기부양 패키지 협상은 대선 전 타결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해를 넘길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른바 '공포지수'라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한때 40을 돌파해 지난 6월15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봉쇄 조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항공주와 여행주가 폭락한 것은 물론 페이스북, 알파벳, 트위터 등 대형 IT주도 이날 최고경영자(CEO)들의 의회 출석 여파로 급락했다.

5월로 돌아간 독일 증시 등 유럽도 '휘청'…원유 가격은 폭락

뉴욕증시에 앞서 유럽 주요국 증시가 먼저 반응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 하락한 5,582.80으로 거래를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4.2% 내린 11,560.51로 장을 끝냈다. 독일 증시는 5월 말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3.4% 빠진 4,571.12를 기록했고,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도 2,963.01로 3.5% 떨어졌다.

이유는 미국과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프랑스·독일 등 주요국이 1차 유행 때와 유사한 수준의 고강도 봉쇄를 재도입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러한 봉쇄가 겨우 기지개를 켜던 경기 회복세에 악재로 작용해 '더블딥'(이중침체)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