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 ⓒ데일리굿뉴스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 503년 전 마르틴 루터가 타락한 중세 교권주의에 맞서 주창한 개혁의 원칙들이다.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피를 흘렸고, 그 희생 위에 지금의 개신교회가 세워질 수 있었다.

그 후로 종교 개혁의 3원칙은 교회의 핵심 가치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또한 우리는 이 원칙이 약해질 때마다 어김없이 교회가 타락하고 수많은 문제 가운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교회의 역사를 통해 확인했다. 그래서 지금도 교회에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믿음이 새로워져야 한다”, “더욱 풍성한 은혜를 체험해야 한다”, “성경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지금도 교회는 새로워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눈에 비친 교회의 모습은 여전히 부정적이고, 교회가 스스로를 돌아볼 때도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고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교회의 개혁이 더디고 힘든 것은 어쩌면 우리가 믿음, 은혜, 성경이란 강력한 메시지에 집중하느라 ‘오직’이라는 또 하나의 메시지를 놓쳤기 때문일 수 있다.

‘오직’은 다른 모든 가능성을 제한하고 단 하나의 방향만을 남겨둔다. 그래서 개신교의 신앙은 철저하게 독점적이다. 인간의 염려도, 욕심도, 연약함도, 교만도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래서 독점적인 ‘오직’의 신앙의 길은 아이러니하게도 모두가 함께 가는 길이 된다. 다른 목적지, 다른 길, 다른 방향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음과 한뜻을 품은 교회는 믿음의 형제간에 사랑이 충만했고,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았고, 말씀이 날마다 자라났다. 한마음과 한뜻을 품는 것, 그것은 우리가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으로 이야기하는 초대교회의 모습이며, 사도 바울이 교회를 향해 반복하고 또 반복하며 강조했던 권면이며, 하나님께서 간절히 찾으시고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이다.

교회에게 주어진 한마음은 성령이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다. 교회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뜻은 “예수가 그리스도시다”라고 찬양하며 전파하는 것이다. 우리의 믿음도, 우리가 받아야 할 은혜도, 우리가 보는 성경도 예수 그리스도라는 단 하나의 권위와 기준 아래에서 붙들어야 한다.

하지만 교회가 한마음과 한뜻으로 서는 데 방해를 가져다주는 것이 있다. 바로 다른 마음과 다른 뜻이다. 사람의 가치관과 욕심과 경쟁심이 ‘오직’을 가려버리면 교회는 내 믿음, 내가 받은 은혜, 내가 보는 성경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각자 나눠지고 만다.

필자는 진심으로 이 땅의 교회가 한마음과 한뜻으로 서는 것을 소망한다. 그래서 <위클리굿뉴스>와 같은 진리에 헌신하는 언론에 거는 기대가 크다. <위클리굿뉴스>가 창간 3주년을 맞이했다. 3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위클리굿뉴스>가 교회의 연합을 위해, 복음의 증진을 위해, 또한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려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우리를 찾아왔다. 지금 전 세계는 불안과 분노 그리고 두려움으로 인해 나아갈 방향을 잃어버린 채 헤매고 있다. 한국의 경우 비난의 화살이 교회를 향하게 돼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에 대응하는 것에 대해서도 교계의 의견이 서로 충돌해 분열이 야기됐다.

한시가 급하다. 우리에게 한 목소리가 필요하다. 부디 <위클리굿뉴스>가 그동안 쌓아온 모든 역량을 다해 더욱 크고, 더욱 분명하고, 더욱 바르게 진리를 외쳐주길 바란다. ‘오직’을 가리고 있던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욕심을 걷어내 버리고 ‘함께’의 개혁의 기수가 되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본 칼럼은 지난 2017년 10월 31일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창간한 위클리굿뉴스의 창간 3주년호 기념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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