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스펙 조작' 입시컨설팅학원 논문 대필에 최고 560만원 거래

김신규 기자(sfcman87@hanmail.net)

등록일:2020-10-30 17: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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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받고 대입 수시모집에 유리하게 작용할 각종 가짜 스펙을 조작하던 입시 컨설팅 학원들이 덜미를 잡혔다.

이들 학원들은 대입 수시모집 '스펙'으로 활용되는 고등학생의 각종 대회용 독후감·소논문 등을 대신 작성해준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대입 수시모집 '스펙'으로 활용되는 각종 대회용 독후감·소논문 등을 대신 작성해준 입시컨설팅 학원과 학생들이 경찰에 무더기 검거됐다. 사진은 대입 수능 전경. (사진출처=연합뉴스)

생활기록부를 화려하게 채워주겠다는 학원들의 '감언이설'에 일부 부유층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몰렸다. 편법과 불법을 넘나든 학원에는 전문직 종사자와 대학원생 등이 대필 강사로 참여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 10월 29일 업무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의 한 입시컨설팅 학원 관계자 18명과 학생 60명 등 78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학원은 서울 강남과 목동에서 운영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용 독후감·소논문 대필·대작 거래는 작품당 100만∼560만 원선에서 이뤄졌다.

학원 측은 전공 적합성과 수행평가 등 교과 내신성적을 비롯해 독서·실험·발명특허·체험활동 등 비교과영역, 자기소개서·면접 등 수시 전 과정을 컨설팅한다고 홍보했다.

심지어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나 로봇코딩, 도서 출판 등을 생활기록부에 넣게 해주겠다고 장담했다.

필요한 '스펙' 수준이 높아져 전문직 종사자나 대학원생 등이 프리랜서로 대필강사로 뛰어들기도 했다. 실제로 학원 측은 이들의 인적자료를 관리하며 지속적으로 의뢰를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껏 실제로 확인된 바가 없었고, 구체적인 대필 과정을 입증하기 쉽지 않았다"며 "학원 측과 학생·학부모의 대화내용 등을 꼼꼼하게 살피느라 수사에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창작' 공급이 달리다 보니 학원 강사들은 이미 다른 학생이 대회에 제출한 바 있는 대필 작품을 다른 학생에게 내밀기도 했다.

경찰이 공개한 메신저 대화에는 학원 관계자가 "아이템을 또 재탕 쳐야지"라며 3가지 발명 아이디어를 제출 마감시간에 쫓긴 강사에게 권하는 내용도 나온다.

한 학부모가 보고서의 한 대목에서 속칭 '복붙'(복사하기·붙여넣기)이 있다며 항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스펙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작과 입상 사실이 확인된 독후감·논문·보고서는 업무방해 등 혐의가 뚜렷하다고 판단했다.

드라마 'SKY캐슬'로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입시컨설팅은 수시모집 비중이 늘면서 몸집을 불려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생활기록부에 경시대회 등 입상 기록을 그대로 쓸 수는 없다. 하지만 담임이나 교과 담당 교사가 학생의 실적 등을 언급하며 의견 형태로 설명을 붙이는 것은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한 교사는 "학생이 '이런 것에 관심 있어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니 생기부에 넣어달라'고 하면 받아주는 식"이라며 "생기부 입력이 몰리는 시즌이 되면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믿고 써주는 사례가 있는데 이를 악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수사모집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모 유명 입시학원 관계자는 "수시모집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주요 상위권 대학은 70∼80%가 정성평가 시스템인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며 "너도나도 입상 실적을 쓰다 보니 없던 대회도 우후죽순 생겼다"고 밝혔다.

고3학년을 지도하는 한 교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 "이번 사건처럼 정성평가에 문제가 있지만 데이터를 보면 수능시험 중심의 정시모집이 부유층·특권층에 유리한 게 사실"이라며 "수시모집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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