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주요 경합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간의  초접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 대선후보 마지막 TV토론회서 격돌하는 트럼프-바이든(사진출처=연합뉴스)

전국 여론조사의 작지 않은 격차와 격전지에서의 미세한 우위에 선 바이든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여전하지만, 선거인단을 쓸어 담을 수 있는 경합주 상황을 들여다보면 최종 승자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30일(현지시간) 선거분석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주요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 전국 단위 지지율은 바이든이 트럼프를 7.8%포인트 앞선다.

미국 내 여론이 바이든에게 쏠려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지만, 미 대선은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해당 주 선거인단을 싹쓸이하는 승자독식 구조여서 덩치가 큰 주에서 이겨 승리 매직넘버인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핵심 경합주는 북부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 등 3개 주와 플로리다(29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애리조나(11명) 등 남부 '선벨트' 3개 주를 말한다.

여기에 걸린 선거인단은 101명으로, 지난 대선 때는 트럼프가 싹쓸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들 경합주에서 현재 바이든이 48.9%의 지지율로 트럼프(45.8%)를 3.1%포인트 앞서 있다. 물론 이달 중순부터 지속해서 좁혀지는 추세다. 특히 선벨트에서는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6개 경합주를 중심에 둔 대권 시나리오는 다양하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6개 경합주를 제외하고 지난 대선에서 이긴 지역을 모두 승리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져가는 선거인단은 205명이다.

여기에 선벨트(55명)를 모두 이기면 260명이 된다. 선벨트 석권에 더해 러스트벨트 3개 주 중 최소한 한 곳에서 이겨야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일 선벨트 중 한 곳이라도 패할 경우엔 러스트벨트 두 곳 이상을 이겨야 하며, 경우에 따라선 바이든 후보 강세 지역까지 가져와야 승산이 있다.

반면 바이든의 경우 트럼프보다는 다소 여유로워 보인다.

역시 6개 경합주를 빼고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이긴 지역을 모두 승리한다고 했을 때 23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강세를 보이는 러스트벨트를 석권하면 278명의 선거인단으로 무난히 당선된다.

러스트벨트 중 격차가 좁혀지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면 선벨트에서 플로리다나 노스캐롤라이나 중 한 곳을 가져와야 이긴다. 물론 선벨트 주 대신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겼지만 지금은 접전인 오하이오나 조지아를 가져와도 승리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가장 주목받는 주는 단연 플로리다다.

바이든이 줄곧 앞서다 지난 27일 트럼프가 0.4%포인트 차이로 역전시켰고, 지금은 다시 바이든이 1.2%포인트 차이로 앞서 있다. 바이든이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에서 이기면 사실상 승부는 기울어진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지난 14일 3.3%포인트 차이로 바이든이 앞서다가 지금은 0.7%포인트 격차로 좁혀졌다. 애리조나는 두 후보가 정확히 동률이다.

선벨트 모두 오차범위로 사실상 승부가 안갯속인 셈이다. 그간 뒤처지던 트럼프가 이 지역에서 따라잡는 추세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러스트벨트인 펜실베이니아 역시 바이든이 3.6%포인트 앞서 있지만, 이 역시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추세를 보인다.

미시간은 6.5%포인트, 위스콘신은 6.4%포인트 차이로 바이든이 다소 여유롭게 앞서 있어 승리할 확률이 여전히 큰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긴 텍사스(38), 오하이오(18), 조지아(16), 아이오와(6)도 간과해선 안 된다. 승부를 알 수 없는 여론조사 흐름 때문이다.

텍사스에선 트럼프가 2.3%포인트 앞서 있지만 지난 17일의 4.4%포인트에서 좁혀지고 있다. 오하이오, 조지아, 아이오와는 현재 동률이거나 바이든이 0.4%포인트, 1.2%포인트 각각 앞서 있다. 통계학상 알 수 없다는 얘기다.

민주당 지지층이 선호하는 사전투표가 대다수 주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9%포인트 차이의 대승을 가져다준 텍사스에서는 이미 사전투표가 지난 대선 전체 투표수를 넘어섰다. 텍사스는 선거인단 38명이 걸린 초대형 주다.

물론 트럼프 지지층이 사전투표보다는 선거 당일 현장 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최종 승부는 당일 투표율 등에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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