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구 선교사 ⓒ데일리굿뉴스
코로나의 위기 가운데 선교사들을 통해 여러 소식들이 들려온다. 그런데 코로나가 아닌 뜻밖의 사고로 어려움을 당한 선교사 가정의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더욱 철렁하고 가라앉는다.

얼마 전에도 선교지에서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은 선교사 자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상태를 보니 위중한데, 워낙 오지이기에 현지 병원에서는 기본적인 진단만 하고 지켜보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해왔다.

선교지에서도 응급상태가 되면 현지 의료체제가 빈약하거나 진료 방식이 달라서 위급상황일 경우에는 한국의 119로 전화를 걸어서 응급의료 전문의에게 전화 상담을 한 경험이 있다.

이번의 경우에도 선교사와 119를 연결해 응급 상태에 대한 위기관리를 하도록 선교사에게 소방청의 재외동포 응급의료팀과 연결해 진단받도록 했다. 결국 위중한 상태와 응급 상태이기에 초기 대처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서는 선교지에서 에어 앰뷸런스(Air Ambulance) 긴급후송 시스템을 이용해 제일 가까운 이웃 국가로 이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료상담을 받고 긴급 후송을 진행하게 됐다.

하지만 넘어야 될 벽이 생겼다. 국가 간에 응급 환자를 위한 후송에는 ‘에어 앰뷸런스’ 시스템을사용해야 되지만 그 금액이 상당히 고가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비행기 내부에 의료시스템이 탑재돼 있고, 환자의 응급 상태를 치료하거나 의료 조치를 취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탑승한다.

1시간 정도 에어 앰뷸런스 이용 시 보통 한화 2,000만 원, 세 시간 정도의 경우는 6,000만 원이 소요된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비행기 좌석을 6석 정도를 구매해 침대칸으로 만들고, 의료진을 함께 태우게 된다.

국제단체나 대기업에서는 이러한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에어 앰뷸런스 회사에 멤버십 비용을 보험금처럼 지급하고, 위급한 상태가 되면 에어 앰뷸런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혹시나 정부의 지원 시스템 여부를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으나, 에어 앰뷸런스는 워낙 고비용이라 아직 국민을 위한 에어 앰뷸런스 시스템 지원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2009년 당시 선교계에서는 테러와 여러 위기를 경험하면서, 몇몇 선교단체가 연합해 고위험군 지역에 사는 선교사들만이라도 이런 시스템을 준비해 위기의 시간을 대비하자는 논의와 세미나도 가졌다. 그러나 그 비용부담 때문에 더 발전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작은 금액이라도 선교사의 위기관리를 위한 특별 기금을 준비하는  일이다. 일부 기업에서도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이렇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로 에어 앰뷸런스 회사도 이런 응급 환자 후송은 흔치않다.

따라서 고비용의 멤버십 가입비가 부담된다면 응급의료비를 후원교회, 선교단체, 선교사가 비축해 놓으면 어렵고 힘들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는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보호자가 함께 있어야 되지만, 국가 간 자가격리 규정에 따라 환자 곁을 지키지 못하는 이중삼중의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럴 경우 현지 한인 선교
사회, 한인회, 한인교회, 대사관의 긴밀한 협력체계가 큰 힘이 된다.

이번 계기를 통해 체계화하는 시간이 되고, 어렵고 힘든 선교지의 선교사들을 위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좀 더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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