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C 34기 출신으로 14년 간의 장교 생활을 접고 사회로 나와 중소기업에서 영업인으로 활동하던 조재현 ‘사단법인 해피피플’ 이사(사진).
그는 군 생활과 영업인으로 사회생활을 하던 중에도 보다 의미 있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추구했다.
조 이사는 안정된 직장 생활을 마다하고 2011년부터 한 NGO기관에 들어갔다. 업무는 각 기업이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사회봉사를 담당하는 CSR 후원을 모집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NGO활동은 그에게 삶의 의미와 만족을 선사했다. 그런 그에게 나눔의 사명을 다시 고취시킨 계기가 있었다. 바로 독거노인의 전화 한 통이었다.
조 이사는 “어느 날 한 독거노인이 전화를 걸어 자신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면서 후원을 약속했다”며 “그때 가난하고 없는 사람이 오히려 나눔 실천에 더 적극적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 전화로 조 이사는 봉사와 나눔에 가교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기업과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의 연계를 더욱 고민하게 됐고 여기에 주력했다.
그는 지난 2011년 국민은행과 인천장애인 체육대회를 갖고 장애인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했다. 이후 하나금융 등 CSR 후원은 더욱 늘어났다.
이후 조 이사는 국내 후원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로도 눈을 돌렸다. 필리핀 불우 소외 계층들이 있는 바랑가이(우리의 ‘주민센터’에 해당)에 급식과 돌봄 등 교육지원 등의 사역을 진행했다.
하지만 조 이사의 사역 방향은 당시 그가 근무하던 NGO와 맞지 않았다. ‘국내 불우 계층도 많은데 굳이 해외에 눈을 돌릴 필요성이 있느냐’는 당시 기관 내부의 분위기와 충돌했다. 결국 조 이사가 필리핀 현장을 10여 차례 드나들며 구축했던 모든 기반이 무용지물됐다. 이는 해외에도 도움의 손길을 펼치는 NGO인 ‘해피피플’이 탄생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지난 2017년 서울시 마곡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법인사무실을 개소한 해피피플은 설립 한 달 만에 서울시로부터 지정기부단체가 됐다. 현재 외교부 소관 지정기부금 단체인 해피피플은 국민은행의 다문화케어센터를 비롯해 하나금융, 글로벌헬스케어기업 한국MSD 암환자재활프로그램, 저소득층 지원 행복상자사업, 포항지진, 고성산불, 수해지원 등 각종 CSR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나눔은 이전 NGO 시절 기억때문인지 가장 먼저 필리핀의 문을 두드렸다. 해피피플은 급식과 의류, 학용품 등 후원물품에 이르기까지 지속으로 현지 한국 선교사들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그는 “사실 필리핀은 NGO들로부터 별로 인기가 없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며 “필리핀에는 아직도 긴급 급식지원이 필요한 곳이 많다”고 말했다.
설립 당시 필리핀과 캄보디아에만 해외지부를 뒀던 해피피플은 현재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9개국에 지부를 설치했다. 이들 해외지부에서는 GS건설 베트남 컴퓨터 교실 건립과 하나금융그룹의 해피쉐어링 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현재 코로나19로 해외사역이 중단되는 시점이지만 건설사업 후원 등 일부에서는 비대면 화상지도를 통해 후원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또 코로나 진단키트 등 물품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조 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현장에서는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며 “이들이 이번 겨울을 잘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