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한의학] 허증(虛症)과 실증(實症)

김양규 (김양규한의원 원장)

등록일:2020-11-19 1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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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규 원장 ⓒ데일리굿뉴스
우린 흔히 한약이라 하면 보약만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부터인지 한약이라 하면 보약(補藥)인 줄만 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한약에는 보약뿐 아니라 사약(瀉藥)도 있다. 여기서 사약이라고 하면 죽을 사(死)자가 아니라 ‘깎을 사’, ‘쏟을 사’를 의미한다.

보약은 허할 때 쓰는 약이요, 사약은 실할 때 몸을 깎는 약이다. 보약과 사약을 논하려면 먼저 ‘허증’과 ‘실증’을 알아야 한다. 한의학의 용어 중에 허증(虛症)과 실증(實症)이 있다.

‘허증’이란 허약하다는 말로 ‘원기가 부족한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원기가 부족할 때는 원기를 돕는 약을 쓴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보약이다. 간심비폐신(肝心脾肺腎)의 오장 중에 어느 곳의 원기가 부족한지 그 환부를 알아내어 처방을 한다.

보약이라고 다 같은 보약이 아니다. 병증에 따라 어느 부위를 보하는지 모두 다르다. 기가 허한 사람에게는 ‘사군자탕’, 혈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사물탕’을 쓰는데 기와 혈이 모두 부족한 사람에게는 ‘사군자’에다 ‘사물탕’ 즉 ‘팔물탕’을 쓴다. 팔물탕에 두어 가지를 더 넣으면 ‘십전대보탕’이 되고, 여기에 녹용을 가미하면 ‘녹용대보탕’이 된다. 한방의 보약개념은 이렇다.

반면에 실증도 있다. ‘실증’이란 원기가 강하다는 뜻이 아니라 사기(邪氣) 즉 병 기운이 가득한 것을 말한다. 그래서 사기가 가득할 때는 사기를 깎는 약을 쓴다. 그게 바로 사약이다. 사약이란 원기를 보하는 것이 아니라 사기, 즉 병 기운을 쳐내는 치료약을 말한다.

감기를 예로 들자면 감기 초기에는 열이 나고 온몸이 아프며 기침과 함께 콧물이 흐른다. 이때는 사기 즉 병 기운이 가득한 때이다. 이 경우 감기 치료를 위해 깎는 약인 사약을 쓴다. 사약은 오래 쓰지 않는다. 2-3일 정도면 끝난다.

하지만 감기가 오래도록 낫지 않고 별다른 증상 없이 잔기침만 나고 자꾸 피로해진다면 이때는 사약보다 보약을 쓸 때다. 즉 감기를 치는 약만 써서는 안 되고 원기를 북돋우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렇게 할 경우 원기가 회복돼 남아있는 감기기운을 퇴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가 아플 때도 마찬가지다. 처음 실증일 때는 어혈과 담을 푸는 사약만을 쓴다. 하지만 오랜 기간 낫지 않아 허증에 빠지면 보약을 처방해야 한다. 원기를 도와주지 않으면 사약만으론 치료가 안 되기 때문이다.

모든 병이 다 같은 원리다. 깎는 약을 써야 할 때인가, 보약을 써야 할 때인가를 잘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잘 하는 의사를 ‘명의’라고 한다. 한 마디로 허증과 실증을 가려내 보법과 사법을 적절히 해야 병이 치료가 된다.

오늘날은 옛날처럼 먹을 걸 먹지 못해 영양실조로 오는 허증보다는 너무 많이 먹고, 피우고, 마셔서 오는 실증이 많다. 그래서 사실 실증을 치료하는 사약이 더 필요한 시대다.

약물요법 외에도 사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라든지 헬스는 모두 사법이다. 몸속에 가득찬 독소를 빼내는 요법이다. 이처럼 요즘은 바야흐로 사법의 시대다. 우리 몸은 허할 때는 원기를 보하고, 실할 때는 사기를 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육신도 이럴진대 영은 어떨까. 영에도 허증과 실증이 있다. 영의 허증은 어떤 것인가? 성령의 열매 아홉 가지 성분에서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온전한 성령의 열매가 못된다. 성령의 열매는 아홉 가지가 아니라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아홉 가지 성분이 골고루 깃들었을 때 비로소 열리는 아름다운 하나의 열매이기 때 문이다.

허증은 이들 중 어느 것이 부족한 상태이다. 어느 것이 부족한지 아는 진단이 필요하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을 강화·보충해줘야 한다. 그게 영혼의 보약을 써는 보법이다. 그때 우리는 하나님께 두 손을 벌린다. 영적 보약 처방을 기도하는 것이다.

영의 실증은 또 어떤 것인가. 실증은 영적인 무거운 짐이다. 제거해야 할 무거운 죄, 그 지고 있는 죄의 짐을 말한다. 실증의 치료엔 사법을 쓴다고 했다. 쳐내고 꺾어내고 잘라내고 떨쳐버리는 치료다. 그때 우리는 성령 안에서 새로운 다짐과 결심, 고백의 기도를 드린다.

이때 하게 되는 기도는 ‘주옵소서’가 아니라 ‘하겠습니다’라는 의지의 기도가 된다. 영혼이 살아야 육체가 산다. 살리는 것은 영이지 육이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것을 믿는 사람들이다.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마 6:31~32)의 문제가 생명을 주는 것이 아니다. 이방인들은 거기서 생명을 얻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다르다. 하나님의 나라, 그분의 의에 생명을 건다. 거기에 모든 것이 있음을 아는 까닭이다.

살리는 것은 영이다. 그래서 오늘도 그리스도인들은 영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다루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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