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근 석성장학회 회장이 1982년 한 납세자가 선물한 저금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2,200여 명 학생에게 학비 지원
1만 명 모인 장애인재단도 설립
미얀마 현지 나눔으로 복음 전해

 
지난 10월 제75주년 경찰의 날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받은 조용근(74) 석성장학회 회장. 조 회장은 선행한 경찰관 자녀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경찰 복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국세청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10여 년 동안 세무공무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등 봉사와 헌신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뿐만 아니다. 홍조근정훈장, 은탑산업훈장,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나눔봉사부문) 등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상만 여럿이다.
 
수상 경력만큼 이력도 화려하다. 1966년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대전지방국세청장까지 지냈다. 36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후에는 한국세무사회 회장과 천안함재단 초대 이사장, 국세공무원교육원 명예교수, 행정안전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는 석성장학회 회장이자 세무법인 석성의 회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 회장을 대표하는 수식어는 따로 있다. 바로 '나눔 전도사'다.
 
나눔의 시작은 1982년 납세자가 선물한 작은 저금통에서 비롯했다.
 
조 회장은 "저금통을 주면서 좋은 곳에 쓰라는 말 한마디 남기고 갔다"며 "처음에는 저금통이니깐 동전을 넣었는데 열심히 모아도 3~4만 원밖에 안 돼 매일 지폐를 넣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한 달 꼬박 모은 금액은 10만 원. 당시엔 적지 않은 금액인 이 돈을 조 회장은 종로구청 사회복지과를 통해 알게 된 어려운 형편의 청소년에게 보냈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자 매일 저금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사할 때마다 제일 먼저 챙긴 것도 저금통일 정도였다. 조 회장은 38년이 지난 지금도 저금통을 가장 가까이 두고 매일 지폐를 넣는다. 요즘에는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쓴다.
 
지난 1994년에는 부모님 성함 가운데 글자를 따서 석성장학회를 출범했다.
 
장학회 이사장은 아내가 맡았지만, 국세 공직자가 장학재단을 만들다 보니 주변 시선이 곱지 않았다. 심지어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크리스천인 조 회장에게 세상의 잣대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하나님 보시기에 충성된 종이 되길 바랄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석성장학회를 통해 도움을 받은 학생과 다문화, 탈북자 가정 자녀만 모두 2,200여 명. 지금까지 24억 원 상당의 장학금 지급됐다. 2011년에는 1만여 명이 모여 석성1만사랑회라는 장애인재단이 만들어졌다. 석성1만사랑회는 전국 다섯 군데에 중증장애인을 위한 공동생활관을 건립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세무법인 석성은 연간 매출액의 1%를 장학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조용근 회장의 나눔은 해외로도 이어지고 있다. 캄보디아에 무료 급식소를 기증한 조용근 회장이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조 회장의 나눔은 해외로도 이어졌다. 미얀마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지난 2008년, 우연히 현지 김병천 선교사와 연락이 닿은 게 계기가 됐다.
 
이후 조 회장은 지금까지 학교 건물 8동을 짓고 교실을 증축했다. 주민 식수 문제를 해결하거나 지역 학생을 한국으로 유학 보내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현지에서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학교 이름을 석성고등학교라고 바꿨다. 증축 기념식 때 애국가가 4절까지 울려 퍼진 이유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지만 하나님을 믿겠다는 주민도 나왔다.
 
조 회장은 "하나님이 미얀마를 붙여주시고 그 땅의 복음화를 위한 도구가 되라고 명령하셨다"며 "미얀마에 지어진 석성고등학교와 체육관 등을 선교센터로 삼고 그곳에서 복음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돈이라는 게 귀하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배설물과 같다"며 "움켜쥘게 아니라 사회로 흘려보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자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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