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7일(현지시간) 이란 핵 개발을 이끌었던 이란 국방부의 연구·핵신 기구 수장이자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59)가 테헤란 동쪽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매복 테러 공격을 받고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란 정부는 최대 적성국인 이스라엘을 암살 배후로 지목하고 복수 의지를 밝혔다.
 
 ▲이란 핵과학자 파크리자데 암살을 규탄하며 미국 대통령 사진 불태우는 이란 시위대. (로이터, 출처=연합뉴스)

이번 모센 파크리자데 암살로 이란 핵 합의 복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본격 추진하기도 전부터 꼬이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11월 2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런 상황이 이번 '암살 작전'의 진짜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파크리자데 사망으로 이란의 핵 공격 능력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도 암살의 배후가 의도했던 결과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암살의 배후는 이스라엘이라는 것이 정보 요원들의 판단인데 이스라엘도 달리 해명은 하지 않고 있다.

어떤 동기였든 간에 바이든 인수위는 7주 이내에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공약대로 이란 핵 합의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몇 주간 이란의 대응에 달렸다.

이란은 파크리자데가 핵 개발에 참여했다는 증거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면서도 보복을 다짐했다.

이란은 그동안은 가급적 도발을 피하고 조용히 있었다.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공습 살해를 포함해서 올해 들어 세 차례의 심각한 공격을 받았음에도 반격을 자제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막판에 공격에 나설 빌미를 주지 않는 동시에 제재 해제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이유에서다.

로버트 말리 국제위기그룹(ICG) 대표는 "이란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때까지 기다리자는 분위기였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암살 사건으로 이란 내 강경파들은 분개했고 어떤 식으로든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번 암살을 꾸몄다면 이란이 어떤 대응을 하더라도 어쨌든 작전 목적의 일부는 달성된 셈이다.

이미 이란의 핵 개발에 차질이 빚어졌고, 만약 이란이 행동에 나선다면 임기 막판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복 공격을 할 여지를 주게 되고 바이든 당선인의 사정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란의 강경 대응 전략을 뒤집지 못하게 못 박으려는 트럼프 외교라인에게도 나쁘지 않은 결과다.

말리 ICG 대표는 "트럼프 정부의 전략은 단순히 남은 시간을 이용해서 최대한 이란과 외교를 재개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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