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스마트폰 과다사용으로 인한 질환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나 물건을 집어 올릴 때 엄지손가락과 주변부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손목의 안쪽과 중앙, 바깥쪽에 있는 여러 개의 힘줄을 감싸고 있는 막에 생기는 염증인 ‘손목건초염’이나 ‘손목협착성 건막염’으로 불리는 질환이 ‘드퀘르벵 증후군’이다.
 

흔히 손목의 통증과 손가락 저림이 주로 나타나는 손목터널증후군과 혼동하기 쉽지만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예전에는 육아에 시달리는 여성,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손목 과사용 증후군이었다. 하지만 최근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환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드퀘르벵 증후군은 염증으로 인해 엄지손가락 주위부터 손목까지 뻐근함과 통증 유발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특히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나타나며, 주먹을 쥐거나 걸레를 비트는 동작을 하기 어렵게 되기도 한다.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저절로 나아지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물건을 잡기 힘들 정도로 심해질 수 있다. 악화하면 젓가락질이나 글씨 쓰기 같은 작은 동작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

드퀘르벵 증후군은 어느 정도 스스로 확인이 가능하다. 만약 엄지손가락을 다른 네 개의 손가락으로 감싸쥐듯이 주먹을 쥐고 새끼손가락 쪽으로 꺾었을 때 심한 통증이 있다면 드퀘르벵 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

초기 증상일 경우 우선 통증이 발생하는 곳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이후 보호대를 손목 관절에 고정한 다음 온·냉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염증이 심하지 않은 초·중기에는 대부분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 약물이나 레이저 등으로 염증과 증상을 가라앉힌 후 재활하면 된다.

그러나 증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통증이 지속할 경우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손목과 엄지손가락 부위에 힘이 들어가지지 않거나 물건을 제대로 쥐기 힘든 경우는 이미 상태가 중증으로 진행된 만큼 더 지체해서는 안 된다.

박종웅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대한수부외과학회 회장)는 “드퀘르벵 증후군은 출산 후 육아하는 엄마나 조부모 등에 주로 나타나는 손목 과사용 질환”이라며 “섣불리 수술하지 말고 우선 의도적으로 손목 사용을 줄이고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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