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이 계속되면 우리나라 침수 피해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사진출처=연합뉴스)

최근 30년 동안 매년 3.12㎜ 상승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해수면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한반도 연안의 평균 해수면이 최근 30년간 매년 3.12㎜씩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수치는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이 1990년부터 2019년까지 21개 조위관측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2019년에 발표한 30년(1989~2018년) 연평균 상승률인 2.97㎜보다 더 높은 수치다. 해수면 상승 속도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해역별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제주 부근이 연 4.20㎜로 가장 높았다. 동해안(연 3.83㎜)과 남해안(연 2.65㎜), 서해안(연 2.57㎜)이 뒤를 이었다. 특정 관측 지점별로 살펴보면 울릉도가 연 5.84㎜로 최대 수치다. 이어 제주, 포항, 가덕도 순으로 나타났다.
 
10년치(2010~2019)를 분석한 결과 해수면 상승 가속도 정도가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최근 10년간 전 연안의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매년 3.68㎜다. 과거 30년간 평균 상승률의 약 1.18배 수준이다. 지난 30년보다 최근 10년 사이 해수면이 더 많이 상승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것이 국립해양조사원 측의 설명이다.
 
특히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 부근의 최근 10년간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과거 30년간 평균 상승률 대비 1.3배 이상 더 빠른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서해안은 최근 10년간 평균 해수면 상승률이 연 1.79㎜로 지난 30년간 평균 해수면 상승률인 연 2.57㎜보다 낮게 나타났다.
 
해수면이 지속해서 상승하는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그린란드와 남극대륙 빙상이 녹는 속도가 기후 모델들이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점 등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해수면 상승이 계속될 경우, 우리나라 자연재해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 자체가 따뜻해지는 수준을 넘어 폭우, 폭설, 가뭄, 폭염, 이상 한파 등 예측이 어려운 기후재난이 빈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극지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 총량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해수면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해안가 저지대는 태풍이나 해일 피해가 커질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백민 부경대 대기환경학과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의 핵심은 변동성의 확대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날씨가 따뜻해진다고 해서 한파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극한 기후 현상의 빈도나 강도 모두 더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차가운 공기보다 뜨거운 공기가 더 많은 습기를 저장할 수 있어 극심한 강우 현상이 잦아질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이상 기후 현상으로 2030년 한반도의 5% 이상이 물에 잠기고, 332만명이 직접적인 침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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