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섬 다나오에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주민 건강을 돌보며 무료 진료를 이어오는 노정희 선교사(사진, 55).
 
 ▲제10회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된 노정희 선교사. 노 선교사는1992년부터 29년째 필리핀에서 간호사로 또 선교사로 의료 및 교육봉사와 선교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그는 부산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1992년부터 29년째 필리핀에서 간호사로 또 선교사로 의료 및 교육봉사와 선교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노 선교사는 “경남 함양에서 자라던 10대 학창시절에 교회에 나가게 됐고 교회 전도사가 간호사가 되면 선교사역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고신대에서 간호선교사의 꿈을 키우게 됐다”면서 간호선교에 나선 동기를 설명했다.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얼마 후 노모를 홀로 두고 필리핀으로 향했다. 활동 초기에는 의료봉사에 뜻을 두고 현지 의료인들과 순회 진료를 다녔다. 그러다가 노 선교사는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동료 선교사의 유치원을 이어받아 운영하게 됐다.
 
 ▲2019년 필리핀 호산나학교 개교기념행사 당시의 모습. ⓒ데일리굿뉴스

그는 “10년 동안 임대 건물에서 월세를 지불하며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운영하다가 학교 법인 명의 건물이 없으면 학교를 운영할 수 없다는 현지법에 따라 땅을 마련하고 건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렵게 현재의 학교 건물을 건축을 완공시켰다”면서 “우리 건물에서 고등학교를 시작해 어려운 형편의 현지 고교생들에게 장학 혜택을 주며 졸업을 시켰다. 이들 중 대학 졸업까지 마친 제자들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았을 때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현재 노 선교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호산나학교는 유치원 2년과 초중고 12년제 학교로 성장했고 배출한 졸업생만 5,000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다나오시 보건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나 의사, 독일 간호사 면허증을 취득하고 일하는 제럴드, 일본에서 기자로 활동하는 크리스 등 많은 훌륭한졸업생들도 많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함께 주님 안에서 뜻을 같이하며 행정실에서 일하는 제시 메이와 각 과목 학교 졸업생 교사들을 더욱 자랑스러워한다.
 
 ▲1993년 시골로 의료봉사 선교 당시의 노 선교사(오른쪽에서 두 번째). ⓒ데일리굿뉴스

노 선교사는 필리핀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인턴 수련까지 마친 남편과 함께 졸업생들 중 의사와 간호사, 치과전문의들과 의료봉사를 다니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으로 필리핀의 경우 지역봉쇄가 9개월째 이어져 호산나학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 선교사의 가족은 얼마 전 마을에 있는 집을 정리하고 학교로 거처를 옮겼다. 아낀 집세를 교사와 직원 급여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8년 호산나학교 학부모 대상 건강검진 당시의 모습. ⓒ데일리굿뉴스

현재 노 선교사는 학교에 마련한 양호실을 학생과 주민을 위한 무료 진료실로 활용한다. 노 선교사는 현재 사역하는 지역에서 간호대학 설립을 비전으로 기도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에 있는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해외 어학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기숙사를 건축해서 이들을 돕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노 선교사는 지난해 부산사람 이태석 기념사업회가 수여하는 제10회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1월 13일 부산에서 개최된 시상식에는 사정상 귀국할 수 없어 대리인이 수상했다.

이장호 부산사람 이태석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29년 동안 한 지역에서 현지인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복지사업을 펼친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노 선교사는 “이태석 신부님을 기리며 그 사랑을 전하고 있는 분들을 통해 이 귀한 상을 받는다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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