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해 중동선교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난민 전문 연구소가 출범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ACTS) 난민연구소 개소예배가 26일 서울 용산구 조이어스교회에서 열렸다.ⓒ데일리굿뉴스

초교파 신학대학인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이하 ACTS, 총장 직무대행 한상화 교수)는 아랍페르시아유럽난민협회(A-PEN, 이하 에이펜)와 함께 난민 관련 이론 정립과 선교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난민연구소'(이하 난민연구소)를 설립했다.

난민연구소는 ACTS 부설연구기관으로, 2020년 2월 학교 측의 정식 인가를 받고 개소했다. ACTS 세계지역연구소 내 아랍문화연구원에서 이뤄지던 난민연구 부분이 선교와 사회적 필요에 따라 독립적인 연구기관으로 세워진 것이다. 국내 신학대학교에서 난민 이슈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생긴 것은 ACTS가 첫 사례다. 

에이펜과 난민연구소 측은 26일 서울 용산구 조이어스교회에서 개소 예배를 드리고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이날 개소 예배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설립 1년여 만에 진행됐다.

난민연구소 김요한 소장(파리제일장로교회 담임)은 "선교사들이 효과적으로 사역하기 위해선 자료와 노하우를 한데 모아 난민사역의 이론과 전략들을 정립하고 발전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연구소 설립 취지를 밝혔다.

국가에 기여하면서 선교 돌파구 마련

난민연구소는 교육·연구기관으로서 국가의 난민정책 개정 등에 기여하면서도 선교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일거양득'(一擧兩得)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즉, 양질의 난민 연구와 연구자료화, 학술자료 발표 등은 국가 정책 수립 시 좋은 자료가 되며, 선교정책을 만들거나 선교사를 지원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난민이 국제사회 무대에 오르면서 학계에서는 난민에 관한 사회적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현재 난민에 대한 폭넓은 정보나 통계, 자료화 실적이 대체로 저조한 상태라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난민연구소는 먼저 난민현장에 있는 인적자원을 활용해 양질의 난민연구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중동, 페르시아권(이란, 아프간), 한국 등지에서 난민사역을 하는 에이펜 소속 선교사에게 국가별 난민연구원 직책을 부여해 현장 답사로 난민 동향을 발 빠르게 파악하기로 했다.

ACTS 소윤정 교수(난민연구소 난민학술정보위원장)는 "전 세계에 파송된 한국 선교사들은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하면서 현지 언어에 능숙하고, 문화 경험도 풍부하다"며 "만약 난민연구소가 성과를 인정받아 국가적인 연구 프로젝트 맡게 되면 현장 리서치를 맡는 선교사들에게 연구비를 지급할 수 있어 재정 자립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난민선교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

선교적 목표는 '난민을 통한 중동 22개국 선교'다. 중동, 유럽 등지에 흩어져 있는 난민에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고, 이를 이슬람권 선교에까지 연결하기 위한 전략과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중동은 성경의 배경이 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의 영향으로 2천 년 넘게 복음을 전하기 어려운 불모지였다. 그러나 아랍의 봄, 내전과 자연재해 등으로 난민사태가 대거 발생하면서 난민들은 인근 국가나 유럽, 아프리카 등지로 흩어졌다. 선교 현장에서 난민들을 만나게 된 선교사들은 수많은 무슬림 난민이 복음에 반응하는 것을 보면서 중동 이슬람 선교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

난민연구소는 난민과 이슬람권 선교를 더욱 본격화하기 위해 학술과 전략을 발전시키는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한국 교회에 난민선교의 필요성을 알리고, 협력망을 넓혀가기로 했다.

난민선교에 대한 최신 동향을 담은 선교 저널을 연 2회 발행하고, 난민선교 학술대회 및 정기포럼, 각 국가별 난민연구원 세미나 주관 등 다양한 학술행사도 개최한다.
 ▲ACTS난민연구소의 중동난민선교 협력 사역 계획ⓒ데일리굿뉴스


구체적으로 난민 관련 이론을 총망라한 '난민학개론'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를 한국 교회에 공유하는 한편, 신학생, 선교사, 다문화연구자 양성을 위해서도 활용키로 했다. 개론서는 난민에 대한 정의부터 현황정보를 체계적으로 총망라하는 방향으로 작업이 이뤄질 계획이다.

장훈태 백석대 교수(난민정책연구 담당)는 "난민 문제는 다문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 교회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난민연구소 명예고문에는 정흥호 박사(ACTS), 황성주 박사(KWMA 부이사장), 박종렬 목사(조이어스교회)가, 이사장에는 장상길 목사(송도주사랑교회)가 위촉됐다. 자문위원으론 박동찬 목사(일산광림교회), 고성준 목사(수원하나교회), 허보통 목사(A-PEN 대표 코디) 등 6명을 둬 신학적, 목회적인 의견을 묻기로 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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