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선교사들의 입국을 통한 복음이 전해지기 이전에 먼저 성경이 유입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한글성경은 우리의 국어 발전에도 영향을 큰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초기 기독교 문서들 가운데 1894년 출간된 대한성공회의 초기 성서 '죠만민광(照萬民光)'을 현대 우리말로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1894년 출간된 대한성공회의 초기 성서 '죠만민광(照萬民光)'을 현대 우리말로 알기 쉽게 풀이한 책과 번역자인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남우희 신부. ⓒ데일리굿뉴스

대한성공회는 1890년 영국 성교회(당시 성공회 명칭)의 코프 주교가 제물포항에 도착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코프 주교 등 영국성교회 조선선교부는 1891년 인쇄기를 들여온 후 갑오년(甲午年)인 1894년 사도신경을 중심으로 편찬한 신약성서 '죠만민광'을 펴낸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빛'이란 뜻의 ‘죠만민광’은 한문과 국문을 한 단락씩 교대로 인쇄한 병용본(diglot)으로 만들어졌다.
 
죠만민광은 한글을 그리스도교 경전의 문자로 삼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그러나 성서는 한글로 적혀있음에도 현대 한글이 아닌 탓에 요즘 사람들은 읽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성공회 사제로서 성서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서울교구 남우희 신부(55, 여)는 죠만민광을 접하는 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새롭게 번역을 시도했으며, 동명의 책 '죠만민광'(성공회출판사)으로 결실을 봤다.
 
출간된 '죠만민광'을 양쪽으로 펼치면 왼쪽 면에는 국문과 한문의 원문이 오른쪽 면에는 현대 국어의 음역과 그 아래로 공동번역 성서 개정판이 주석처럼 담겼다. 음역은 같은 글자 수를 유지하면서 표기법만 현대 맞춤법에 맞게 바꿨다.
 
네 가지 성경 구절이 양면에 나란히 배치돼 한눈에 들어오는 게 특징이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남 신부는 사제가 되기 전 출판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서 뒤늦게 사제가 됐다.
 
그는 25일 전화 통화에서 "죠만민광은 사도신경을 위주로 편찬했던 것으로 사도신경 해설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공회출판사. 268쪽. 1만 8,000원.
 
 

[김신규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