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지난해 전 세계를 위협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지 1년을 맞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해 3월 11일(현지시간) 1968년 홍콩독감,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에 이어 역대 3번째 팬데믹을 선언했다.
 
▲코로나 팬데믹 선언 1년을 맞아 아동·청소년 불평등 정책포럼이 4일 개최됐다. ⓒ데일리굿뉴스

코로나의 장기화는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양극화, 불평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 계층에서 불평등이 심각한 상황인데, 이런 현상 해소를 위해 정책기관과 국회, NGO가 함께 4일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과 박완주·이재정·이수진 국회의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월드비전이 서울 중구 패럼타워 패럼홀에서 ‘팬데믹 선언 1주년, 가장 소외된 아동들의 목소리를 듣다’를 마련했다.
 
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환영사에서 “지난 1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는 삶의 큰 변화를 겪었다”며 “코로나19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취약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감염의 위험성 뿐 아니라 가속화 되는 불평등은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심화된 불평등은 전 세계 아동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건강, 교육 및 보호를 보장하는 공공 서비스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는 아동·청소년들에게는 매우 가혹하다”며 “이런 불평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NGO, 국회, 정부, 학계 등 다양한 주체들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로 이주·난민 아동 삶의 질, 일반 아동보다 악화”
 
이날 ‘아동·청소년 불평등 정책 포럼’에서 발표된 ‘코로나19와 아동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특정 그룹의 아동이나 취약계층에 놓인 어린이에게 더욱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나 번 영국 퀸스 대학교 벨파스트 교수 연구진이 137개국 8∼17세 아동 2만6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식량 부족을 겪었다'고 답한 전체 비율은 20%였다.
 
같은 항목에서 이주 아동과 난민신청 아동의 이같은 답변율은 각각 38%, 40%로 두 배에 이르렀다.
 
'가족 생계비가 부족하다'는 전체 대답률은 41%였지만 이주 아동과 난민신청 아동은 각각 58%, 56%로 집계됐다.
 
'지금 사는 곳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답한 전체 비율은 8%에 그쳤으나, 같은 항목에서 이주 아동과 난민신청 아동은 각각 24%, 22%로 나타났다.
 
브로나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출신이나 배경에 따라 아동이 누리는 삶의 질이 엇갈렸다"며 "특히 취약한 환경에 놓인 아동일수록 타격이 큰 만큼 이들의 특성에 맞는 세분된 대응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코로나19와 국내 위기청소년'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서정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8월 전국 청소년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이들이 갖는 가장 큰 감정은 답답함(59.7%)이었고, 불안·걱정(27.1%), 두려움(3.4%) 등의 순이었다"며 "청소년 삶의 질 만족도도 코로나19 이전에 6.41점(10점 만점)이었지만 이후에는 4.14점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해외 취약아동'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애슐리 C.러벳 국제월드비전 분쟁취약국 정책 선임고문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극심한 빈곤에 처한 세계 아동은 3천560만 명에서 최대 4천600만 명으로 불어났다"며 "취약 계층의 생활고가 악화됐고 사회 안전망으로부터 배제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빈국을 중심으로 104개국에서 아동 보호 시스템이 마비됐으며, 이 때문에 폭력 등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동은 18억 명에 이른다"며 "국가마다 코로나19에 대응할 때 아동보호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포럼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 참석 인원을 최소화했고, 월드비전 공식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worldvisionkorea)에서 생중계됐다.

[오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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