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작은 교회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임대료 부담에 교회를 개척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화교 출신 두 목사가 평일에는 카페로, 주일에는 다른 교회가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공유 예배당'을 마련해 주목을 받고 있다.
 
 ▲화교 출신 두 목사가 평일에는 카페로, 주일에는 다른 교회가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공유 예배당'을 마련해 주목을 받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교회 위해 개방
3시간씩 차례로 예배…음향장비 등 물품 공유
"카페 언더우드, 선교적 교회로 자리잡길"


젊음의 거리, 서울 신촌에 위치한 카페 언더우드. 언뜻 보기엔 평범한 카페이지만 주일에는 다른 공간으로 바뀐다. 작은 교회들이 시간을 정해 예배할 수 있는 예배당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카페 언더우드는 화교 출신의 두 목사가 운영하고 있다. 담안유 목사와 서명보 목사는 화교 초중고교와 신학대를 같이 나온 선후배사이로 신학을 하던 중 유학생 선교에 뜻을 품고 함께 동역하게 됐다.
 
카페 언더우드는 한국대학생선교회 CCC를 통해서 알게 됐다. 과거 '연씨다방'의 이름으로 카페를 운영하던 부산의 한 독지가가 선교의 목적으로 카페를 잘 활용해줄 사람을 찾던 중 두 목사에게 운영을 맡아 달라 제안한 것.
 
서명보 목사는 "담안유 목사와 함께 유학생 사역의 뜻을 품고 있을 때, 과거 선교 모임 장소로 활용됐던 이 공간을 제안 받게 됐다"며 "카페를 운영하던 중 코로나19로 어려운 교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들을 돕기 위해 카페 공간을 개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유 예배당은 감동교회(담임 이규현 목사)와 전인교회(담임 김병성 목사) 청년부, 오늘평화교회(담임 서창일 목사)가 사용하고 있다. 10시부터 3시간씩 차례로 예배를 드리고, 음향장비나 헌금함 등의 물품도 공유하고 있다.
 
담안유 목사는 "카페를 공유 예배당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건 과거 이 공간이 선교단체 의 예배 공간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라며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각 교회가 서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들을 토의하며 협력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공간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개척교회에게 큰 힘이 됐다. 오늘평화교회 서창일 목사는 카페 언더우드를 통해 지난 2월 교회를 개척할 수 있었다.
 
서창일 목사는 "개척교회가 감당하기 힘든 여러 가지 경제적인 부분들에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작은 교회들이 서로 힘을 합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4일 부활 주일부터는 담안유 목사가 개척한 교회도 합류해 총 4개의 교회가 함께하게 된다. 담 목사가 개척한 교회에서는 유학생을 위해 한국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예배도 진행할 예정이다.
 
담안유 목사는 "카페 언더우드가 삶의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적 교회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이는 변화된 목회환경에서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담 목사는 "다른 교회 혹은 공동체들도 자기의 공간을 내어 주면서 새로운 공동체에게 가능성을 좀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며 "카페 언더우드는 그런 샘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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