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편지] 할렐루야! 한국은 따뜻한 봄기운에 개나리와 벚꽃이 만발하여 코로나로 지친 심신에 봄의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았으나 이제 끝이 보인 듯합니다.
 
시에라리온은 봄과 가을이 없으니 꽃소식보다는 따끈따끈한 3월의 사역소식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늘 기도로 힘이 되어주시고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cem교회 성도들의 가정을 모두 심방했습니다. 평소에는 아픈 사람이나, 장학생들의 가정을 돌아보는 등 부분적인 심방만 했었는데, 교회사역을 현지 교역자들이 중심이 되고 선교사들은 그들을 돕는 사역을 했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전하기에는 아무래도 외국인일 수밖에 없는 저희보다 현지 교역자들이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학교를 세울 때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없던 허허벌판은 이제 100여 채의 집들이 들어선 마을이 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사를 왔고, 그중에는 학부모와 교회 성도들도 있습니다. 해서 이번 기회에 성도들 가정을 한 번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성도들의 삶을 점검하고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또는 성도들이 몇 년 전보다 얼마나 변화되었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학교 일에 집중할 때는 시간이 없어서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최근에 학교 편제를 교사들 중심으로 바꾸고 나서는 주말에 잠깐 여유가 생겼습니다. 마을 구석구석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담임교역자 마이켈에게 오토바이 운전을 부탁했습니다. 그렇게 마이켈, 저 그리고 제 딸 예은이, 이렇게 3명이 오토바이 한 대에 올망졸망 올라타서 비포장도로를 달렸습니다.
 
오랜만에 주변을 둘러보니 곁눈질로 보던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집이 세워졌습니다. 그 사
이에 성도들이 이사를 많이 와서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집은 바뀌었을지언정 그들의 삶은 큰 변화가 없어 보였습니다. 마음 한구석이 아프고 쓰렸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찾아간 것 같아 정말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고 있었음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고, 제가 오니 반
가워하며 걸을 수가 없어서 교회 나오지 못했다고 오히려 미안해했습니다.
 
제가 너무 오랜만에 찾아와서 미안합니다. CEM교회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벵가지 교회 2주년 기념일
 
지난해 3월16일은 벵가지 장로교회가 세워진 1년이 되는 설립기념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김경중 목사가 병상에 있었던 탓에 그들은 김목사가 다시 돌아오면 하겠다고 미뤘습니다. 이렇게 다시 한해가 지나고 2주년 기념일을 갖게 되었습니다. 김 목사는 없지만 멋진 교회건축이 마무리되어서 기쁨의 설립기념행사를 간소하게 했습니다.
 
벵가지 교회는 천막 교회에서 시작했습니다. 성도들이 천막으로 세워진 교회에서 새교회를 건축할 수 있기를 하나님께 몇 년 동안 기도했고, 주님은 저희를 보내서 돕도록 하셨습니다. 벵가지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한국의 여러 교회들의 후원과 성도들의 기도해 주셨습니다. 도움을 주신 모든 교회와 성도님들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공사가 시작된 지 약 2년 만에 교회는 완성되어 크고 멋진 교회가 생겼습니다. 한데 마지막으로 타일 공사를 하는 중에 도둑이 들어와 유리창 틀을 뜯고 타일과 시멘트와 의자, 삽 등을 훔쳐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도둑이 바로 벵가지교회 청년이었습니다. 주여!
 
그 뒤로 교회는 매일 당번을 정해서 교회를 지키고 있습니다. 교회 주위가 건축되는 집들만 있고 사람이 들어가서 사는 집은 좀 멀리 있습니다. 유리창을 달아도 뜯어갈 도둑 때문에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 속상하기만 합니다.
 
벵가지 교회 담임교역자 사무엘이 이렇게 성도들에게 광고했습니다. 교회에서 매일 자면서 하나님께 기도하세요. 타일까지 깔려있으니 가족 모두가 와서 자도 된다고… 성도들은 웃었으나 저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디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도둑들 때문에…
 
한 달이라도 배부르기를 바라는 마음에 ~ 쌀을 전달했어요. 그리고 비누와 노트도
 
CEM 교회 성도들의 가정방문을 하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여전히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성도들이 너무 많다는 것에 놀랍고 속상했습니다. 몇 년 전이나 오늘의 삶이나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몇몇 가정은 좋아지고 있어서 마음 한편으로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모든 가정을 돕고 싶었지만, 비용의 현실적 문제 때문에 정말 어려운 사정들을 뽑아서 쌀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벵가지 교회도 2주년 설립기념일에 쌀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가정을 합하니 약 70여 가정이 되었습니다. 한 달이라도 배부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굶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고아원을 방문했습니다. CEM 미션은 학교와 교회사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주변의 다른 곳에 눈을 돌리고 도움을 주기엔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컨테이너에 아프리카미래재단의 지원을 받아 많은 노트를 싣고 왔었습니다.
 
그 노트를 학교와 교회 그리고 고아원 등에 나눠주었고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사회복지센터에서 알려준 고아원에 노트와 한국에서 가져간 비누 그리고 쌀을 지원했습니다. 몇 군데 고아원을 모두 돌아볼 수는 없어서 한 군데만 찾아가서 인사를 나누고 선물을 기증했습니다. 나머지 고아원에 나눠줄 노트와 비누는 사회복지센터에 전달했습니다.
 
시에라리온의 기후가 변화하고 있어요
 
건기 중인데 비가 내렸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상황입니다. 2월에는 분명히 비가 안 내려야 하는데, 웬 비가 하늘이 뚫렸답시고 쏟아졌습니다. 그것도 5일 연속으로. 왜 때 아닌 비가...저만 놀란 게 아니라 여기 사람들 모두가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낮에는 그치기도 했지만, 밤에는 우기처럼 쏟아지는 비에 잠을 설쳤습니다.
 
학교공사 현장이 염려되더군요. 이렇게 내리기 시작한 비는 3월초가 되자 또 쏟아졌습니다.
제가 8년을 살았지만, 건기에 비가 이렇게 내리는 건 처음입니다. 제가 현지인에게 8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더니 자기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현지인들도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계절이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건기에 내리는 비는 반갑지 않은 손님입니다. 특히나 건축을 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벽돌을 만들고, 벽을 쌓고, 미장을 해도 비가 와버리면 다 소용없습니다. 한창 학교 교문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마무리 하는 데까지 3주나 걸렸습니다.
 
현지 사람들은 더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흙벽돌로 집을 짓는데, 건기 중에 지붕까지 씌워놔야 나중에 벽에 시멘트를 바를 수 있습니다. 조금씩 모은 돈으로 시멘트 한 포대 한 포대를 사서 발라가는 데 일 년이 걸릴지 이년이 걸릴지 모릅니다. 정말 오랫동안 건물이 완성돼 갑니다.
 
그런데 흙벽돌로 벽을 쌓고 있을 때 비가 내리면 흙벽돌이 물이 먹어서 무너지고 넘어져 버립니다. 저희 뒷집은 이번 비에 기초 작업이 무너지고 지난해에 쌓아놨던 벽이 무너져 다시 쌓고 있습니다. 간절한 마음은 모든 일에는 때가 있듯 비도 제 때에 맞춰서 내려주기를 기도해봅니다.
 
CEM 학교 이야기 – 커미션 요구하는 교육부 직원들
 
 ▲CEM 중·고교 건축현장의 모습. 교실과 교실 사이 남은 공간에 교사사무실을 한 칸을 더 짓고 기초벽돌이 가장 높이 쌓는 곳(12단 벽돌)에 곳에 반지층 창고를 넣기로 했다. ⓒ데일리굿뉴스

CEM 초등학교는 정부사립학교입니다. 아직까지 인가증은 받지 못하고 있지만요. 정부인가학교는 교육부에서 학생들을 위해 조금씩 지원을 해 주기로 약속했고, 어린이들을 위해서 가끔 점심값도 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돈은 누구의 주머니로 들어가는지 학교에는 도착하지 않습니다.
 
지난 학기에는 그 돈이 몇몇 학교장과 교육부 관리들이 먹었다고 하더군요. 그 때문에 학교들이 데모까지 할 기세였으나 실행하진 못했었습니다. 그런 여파로 학교들마다 운영비 때문
에 고민들이 많습니다.
 
저희도 중학교가 개교하고 학생 수가 많아지다 보니 들어가는 비용은 어마어마하고 감당은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교사월급과 학교 운영비가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며칠 전 2학기 운영비가 나왔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 교육부에 들렸습니다. 그러나 약 2주밖에(CEM 기준) 쓸 수 없는 너무 적은 금액이었습니다. 그런데..며칠 뒤 저희학교 담당 슈퍼바이저가 성과급(커미션)을 요청해왔습니다. 코노 교육부 교육감(한국식)에게 성과급을 주면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입니다.
 
기가 차고 어이가 없어서 화가 났습니다. 속으로 도둑놈들만 모였다고 욕도 했습니다. 거절했더니 이제는 한술 더 떠서 2학기 운영비 받은 돈에서 10%를 달라고 합니다. 더 기가 차서 “한 번만 더 그딴 소리하면 모두 돌려주고 프리타운에 있는 교육부에 고발하겠다”고 했습니다.(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요???)
 
CEM 중?고교 건축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중학교 취득번호를 얻기 위해 서류를 제출하고 한학기가 지난 후에 중학교 코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학교이름이 잘못 표기되었네요. 결국 내년에 다시 받기로 했습니다.
 
인가는 없으나 자립사립학교로 등록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고등학교 기초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
 
CEM 중·고교 건축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2주 동안 건축업자가 오지 않아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이 건축업자는 기술은 뛰어나고 사람도 참 좋은데 일꾼을 구해오지 못하는 큰 단점이 있습니다. 이유를 모르다 얼마 전에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시에라리온 사람들은 계산에 매우 서툽니다. 벽돌이 얼마나 들어갈지, 미장이와 보조자 및 목수가 몇 명이 필요한지, 공사의 현장은 상황 등 몇 개월 동안 공사를 해야 할지를 계산해야 하는데 계산을 못하고 눈으로 보고 대충 금액을 제시하는 바람에 공사에 차질을 빚게 된 것입니다.
 
그가 아주 적은 금액을 제시했기에 계약을 했습니다. 저는 자재를 재공하고 건축업자는 인건비만 받기 때문에 근로자를 직접 데려와서 공사를 해야 합니다. 근로자에게 줄 돈이 남아있지 않아서 건축업자는 인건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인건비를 적게 주려고 하니 근로자들이 일을 하러 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이미 계약금은 바닥이 났고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가 속이거나 거짓을 한 건 아닙니다. 처음 예상했던 기초 벽돌만 4,000장을 쌓았음에도 아직도 4,000장은 더 필요하게 됐습니다.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른 건축업자들을 불러서 예산을 뽑게 했더니 처음부터 턱없이 적은 금액으로 공사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제가 제안을 바꿔서 그를 관리자로 세우고 나머지 기초공사 마무리할 때까지 제가 직접 작업을 지휘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남은 기초 벽돌을 쌓고 그곳에 흙을 채워야 합니다. 흙을 채우는 것만도 약 5톤 트럭으로 50번 이상은 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디서 그 많은 흙을 사온담(ㅜㅜ) 만만치 않는 공사입니다.

< 함께 기도해 주세요 >

1. CEM 미션에 소속한 교회, 학교 그리고 직원들의 마음에 은혜를 부어주셔서 주님의 나라를 확장하는데 합력하여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해 주소서.
 
2. 중고등학교 건축 중입니다. 주님께서 보호하사 근로자들과 학생들이 다치지 않도록 안전한 공사가 되도록 지켜주시고 건축 진행을 주님께서 인도해 주시며 예쁘고 아름다운 학교가 세워져 주님의 복음의 터가 되게 하소서.
 
3. 2021년 NPSE(초등학교 졸업시험)에서 모든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지혜롭고 명철케 하소서. 본고사가 5월14일에 있습니다.(예비고사는 마쳤습니다)
 
4. 선교사의 가정(이평순, 김선우, 예은)과 유진화 목사를 지키시고 강건케 하시어 주의 사역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도우소서. 저의 자녀들의 앞길에 주님의 복을 허락하옵소서.
 
5. CEM 미션 사역지를 사랑하시는 주님. 어떠한 사단의 공격에도 주님의 천사들을 보내사 보호하시고 지켜주옵소서. 모든 사역지의 담당자들이 주님의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어둠의 손길에서 오직 믿음으로 부활의 주님의 바라보게 하옵소서. 모든 것을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이평순 선교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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