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1년 킹 제임스 성경 ⓒ데일리굿뉴스

약 200년 전 한국 땅에 처음으로 성경이 전래됐다. 1816년 9월 영국 해군 머레이 멕스웰 대령이 군함을 이끌고 서해안 탐사차 서천 마량진에 정박하던 중, 마량진 첨사 조대복에게 성경을 건네준 것이 최초로 기록됐다. 현재 충남 서천군 마량포구가 그 역사적인 장소다. 

한국최초 성경전래지기념관(관장 이병무 목사)은 성경전래 200주년을 맞아 마량포구에 세워졌다. 한국최초 성경전래지기념사업회와 서천군이 뜻을 모아 약 95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기념관과 기념공원을 조성했다.

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연면적 1,374㎡) 규모다. 1층과 2층은 전시관, 3층은 전망카페, 4층은 예배와 세미나 등을 위한 다목적실이 마련돼있다.

전시관은 성경 역사의 발자취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들의 시선을 끄는 건 200년 전 한국에 최초로 전달된 성경인 1611년(초판) 킹 제임스 성경 원본이다. 킹 제임스 성경은 전 세계에 몇 권 남아있지 않은 세계적인 보물로 평가받는다. 
 
1799년판 킹 제임스 성경도 함께 볼 수 있다. 이 성경은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한 전도사가 우연히 헌책방에서 발견했다. 1950년도 6.25 전쟁 당시 일본에서 출간된 성경과 100년이 훌쩍 넘은 기독교 서적도 전시돼 있다. 모두 기증을 받은 전시물이다.
 
이 외 신구약 성경 희귀본(영인본)과 한국 성경의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시기별 한국어 성경 번역본 등은 주목할만 하다.

관람객들은 400년 된 킹 제임스 성경 등 오랜 역사를 가진 성경을 보며 경이로움에 벅찬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건우(서천공동체비전고 2학년) 학생은 "오래된 성경을 눈으로 직접 보니 신기하다"며 "선생님과 함께 구경하러 왔을 뿐인데 새로운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최초 성경전래지기념관 관장 이병무 목사 ⓒ데일리굿뉴스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받은 감동과 은혜를 주변에 나누면서 기념관은 코로나19 이전까지 방문객들로 항상 북적였다. 많을 때는 하루에 1,000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였다.

기념관 관장 이병무 목사는 기념관에 많은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었던 건 관람객들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200년 전 말씀으로 먼저 이 땅에 찾아오신 하나님의 섭리를 느꼈을 때 성도들이 감동을 받는다"며 "관람객들이 이곳에서 받은 은혜를 나누며 주변에 적극적으로 추천한 것이 가장 큰 홍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기념관은 한국 최초 성경 전래지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1년에 두 차례 특별기획 전시회를 추진 중이다. 이 일환으로 현재 1,100년 전 기록된 두루마리 성경 '세퍼 토라(sefer torah) 기증 특별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이 목사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기증문화가 더 확산되길 바란다는 당부도 전했다.

그는 "기념관이 세워지는 데는 성도들의 기증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거나 소장 가치가 있는 것들을 기증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기념관은 앞으로 더 많은 크리스천이 은혜를 받는 성지가 될 수 있도록 부속시설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기념관에서 각 교단 목회자들과 좌담회나 심포지엄 등을 진행하는 것도 최종적인 목표 중 하나다.
 
이 목사는 "전시된 성경을 통해 말씀의 소중함을 느끼고 믿음의 경건도가 분명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1,000만 성도들이 언젠가 반드시 이 현장에 와서 말씀부터 보내주신 하나님께 두 손을 들고 기도하며 찬송하는 성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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