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누명을 쓰고 4개월 넘게 옥고를 치른 백영모 선교사가 지난달 현지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선교 도중 수감돼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낸 백 선교사는 최근 귀국해 자가격리를 마쳤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백 선교사를 만나 그 동안의 사역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필리핀 백영모 선교사를 만났다.ⓒ데일리굿뉴스
 
21년째 필리핀 선교 사역…첫 안식년 기간
누명 쓰고 옥고…2년 7개월 만에 무죄 판결
“건강 회복 후 필리핀 선교 이어갈 것”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백영모 선교사가 안식년을 맞아 한국을 찾았다. 백영모 선교사는 2001년 1월에 필리핀에 파송돼 올해로 21년째 선교 사역을 감당해왔다.
 
백 선교사의 필리핀 선교 사역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현지인 전도, 교회 개척, 빈민가 아동 급식 지원, 소수민족 사역 등 활발히 선교 활동을 해오던 중 범죄 사건에 연루된 것이다. 사건 이후 오랜만에 밟은 한국 땅은 백 선교사에게 더욱 값지게 다가왔다.
 
백영모 선교사는 “너무나 돌아오고 싶었던 고국에 돌아와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 너무 감사한 일”이라며 “공항에 도착해서 아내와 함께 두 손잡고 ‘하나님 감사해요’라고 기도할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말했다.
 
백 선교사는 2018년 5월 30일 불법 총기류와 폭발물 소지 혐의로 두 딸이 다니던 학교 안에서 경찰에 체포돼 수감됐다.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생전 처음 경험하게 된 필리핀의 감옥은 너무나 열악했다. 15평 남짓한 공간에 100명 정도가 수감돼 있어 무릎조차 제대로 펼 수 없었다. 잠도 그 상태로 그대로 자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백 선교사는 “처음 감옥에 수감됐을 때 하나님을 원망하는 마음은 기도 중 하나님의 계획과 일하심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변화됐다”고 고백했다.
 
이후 백 선교사에게 감옥은 하나님의 선교지가 됐다. 감옥에서 백 선교사를 통해 하나님을 믿게 된 수감자들이 생겨났다.
 
126일의 수감 이후, 보석돼 판결을 받았다. 필리핀 환경 상 기적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올해 초 2년 7개월 만에 무죄판결이 났다. 주변의 걱정과 우려보다 훨씬 빠른 판결이었다.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는 것이 백 선교사의 고백이다.
 
백 선교사는 “무죄 판결 이후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확 지나가는데, 한편으로는 너무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너무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이 마음 속에 지나갔다”며 “그 때도 눈물을 쏟았다. ‘하나님 이제는 된 것 같습니다’라는 고백이 입 밖으로 나왔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은혜였다”면서 “앞으로 행하실 하나님의 계획을 신뢰하며 필리핀 선교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백영모 선교사는 한국에 있는 동안 건강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수감 당시 얻었던 피부병과 폐혈증은 완치됐지만 약해진 건강과 정신적인 트라우마는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인생의 주인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게 됐다는 백영모 선교사. 백 선교사는 필리핀으로 돌아가기 전, 한국 성도들을 만나 체험한 은혜를 나눌 계획이다.
 

[한혜인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