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는 인도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해외 선교사들의 안타까운 별세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인도 뉴델리의 LNJP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코로나 환자 폭증으로 산소 공급과 병상이 부족해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인도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40만 명을 돌파했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5월 1일 일일 확진자 수는 40만 1,993명이었다. 삼중 변이 바이러스까지 발생하면서 현지 의료체계는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 사망자만 매일 2,000~3,000명 넘게 속출하며 21만 5,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인도 내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사역현장을 지키던 선교사들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사망한 선교사는 공식 1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달 19일에는 인도에서 사역하던 이 모 선교사가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도중 사모와 어린 세 자녀를 두고 5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산소공급 부족이었다.

고 이 선교사는 95% 이상이 정상인 혈중 산소포화도가 60%까지 떨어져 호흡곤란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 이 선교사는 지인의 도움으로 어렵게 중환자실 병상을 구했으나 회복하지 못했다. 부인 선교사도 감염돼 중증 증상을 앓다 현재는 퇴원해 집에서 후유증 치료를 받고 있다.

현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파키스탄 이준재 선교사(66)는 증상이 악화돼 파송 교회인 명성교회의 도움으로 에어 앰뷸런스를 타고 귀국했으나, 지난달 14일 별세했다. 故 이 목사는 신학교 운영으로 목회자를 양성하고, 현지인 영어 교육과 장애인 돌봄 사역에 매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 국가와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60대 선교사들이 코로나에 감염돼 세상을 떠났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브라질 북부에서 교회 개척과 현지인 성도 양육에 헌신했던 이신숙 선교사(64) 가 코로나19로 투병하다 지난 1월 23일 주님 품에 안겼다”고 밝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예장통합 소속으로 케냐에서 사역하던 이광호(64) 선교사와 온두라스에서 31년간 선교사역을 해온 김상익 선교사(65)도 각각 올해 3월과 4월에 별세했다. 이들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었으나, 열악한 현지 사정으로 초기 대처가 미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격 상담 등 초기 대처 방안 필요

해외로 파송된 선교사 대부분은 의료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 있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취약한 상황이다.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어도 비용 문제로 대부분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면서 해열제나 항생제 등을 복용하며 견뎌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방법으로 회복되는 선교사도 있으나,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선교사들의 경우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 환자 증가로 병원에 가는 것이 감염 노출에 위험 요소가 되거나 응급환자가 아니면 입원을 시키지 않는 병원도 있어 비상시 초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용구 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은 “코로나 시대 대책의 일환으로 온라인 원격 의료상담 및 심리상담, 가정용 의료장비 공급이 필요하다”며 “선교사뿐만 아니라 한인교회 성도들을 도울 수 있고, 이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는 한인 전체를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선교 사역을 안전하게 지속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며 “지금 같은 비상 시기엔 현장에서 순교를 각오하기 보다는 일시 귀국해 추후 사역을 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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