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났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각국은 봉쇄 유지와 완화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특히 유럽의 경우 백신 지원 선도국으로 꼽히는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봉쇄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18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이스라엘 실외 ‘노 마스크’ 허용

이스라엘은 백신 면역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는 대표적인 국가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도입했다. 이후, 절반 이상 인구에 대한 대국민 접종을 빠른 속도로 진행했다. 1차 접종률이 40%에 달했던 지난 2월 7일부터 봉쇄 조치를 완화했다. 지난달 18일부터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도를 해제했다. 백신 접종자는 '그린 패스'라는 증명서를 발급받아 실내 시설을 이용하거나 대규모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
 
이스라엘 대부분의 상업시설과 공공시설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 버스와 열차 등 대중교통의 수용인원 제한은 지난달 29일부터 폐지됐다. 이달 6일부터 시행되는 완화안에는 16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대중 시설 이용 허용이 포함됐다. 백신을 대상자가 아닌 16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이라도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자유롭게 실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프랑스 6월까지 4단계 봉쇄 완화

프랑스 정부는 이달 3일부터 4단계에 걸쳐 세 번째 전국 단위 이동제한조치 완화에 도입한다. 5월 3일, 5월 19일, 6월 9일, 6월 30일이 각각 조치 완화 지정일이다. 5월 3일에는 중학생, 고등학생이 등교를 재개했다. 주거지 반경 10㎞ 이내로 묶어놨던 이동 제한도 해제했다. 5월 19일부터는 야간통행금지 시작 시각을 기존 오후 7시에서 오후 9시로 연장한다. 카페와 레스토랑은 테라스 영업이 가능해진다. 박물관, 영화관, 극장 등 일부 문화시설도 제한적 입장할 수 있다.
 
프랑스의 3단계 완화 조치가 시작되는 6월 9일부터는 통금이 오후 11시부터 시작된다. 카페와 레스토랑 등 실내 시설의 영업도 허용된다.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라는 '보건 증명서'를 소지한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도 가능해진다. 마지막 단계 시작일인 6월 30일에는 통금이 완전히 사라진다. 보건 증명서가 있으면 1천명 이상 수용하는 대규모 행사 참여를 허용한다.
 
헝가리·아일랜드 상점 영업 재개

헝가리도 지난 1일부터 규제 완화에 나섰다. 헝가리 정부가 발급한 면역 카드 소지자가 대상이다. 발급 대상은 백신 접종자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이다. 면역 카드 소지자는 실내 식당과 호텔, 영화관, 체육관, 다른 오락 시설 등에 출입할 수 있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접종률을 기록했다. 인구가 약 960만 명인 헝가리에서 1차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약 400만 명에 달한다. EU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러시아 및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헝가리를 비롯해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에서 발급한 면역 카드가 있으면 이들 3개국 여행도 가능해진다.
 
아일랜드도 이달부터 서서히 규제를 완화한다. 이달 10일부터는 비필수 상점들이 영업 재개에 나선다. 6월 2일에는 호텔이 문을 열고, 6월 7일에는 식당과 술집의 야외 좌석 이용이 가능해진다.

WHO “코로나 끝나려면 멀었다” 경고

유럽 각국의 봉쇄 완화 조치가 발표가 잇따르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에서는 봉쇄 조치 해제 이후 마련된 대규모 유대인 종교 행사에서 40명 넘게 압사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사전에 1만 명 입장을 허가했다. 하지만 행사장에는 최소 3만 명에서 10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에서는 “백신 필수 접종 대상자 중 10%는 아직도 접종에 응하지 않고 있어 백신 방역이 100% 성공했다고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어려움을 겪는 인도의 상황이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 담당 국장은 “개인들의 방어막이 내려가는 동시에 변이 바이러스 활발하다”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려면 멀었다”면서 “백신은 필수적이고 강력한 도구지만, 유일한 도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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