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부산 중구 중앙나라요양병원에서 두딸과 비접촉 면회를 하는 어머니 이순애(97)씨 눈가가 촉촉하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가정의 달을 맞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있는 부모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직접 면회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곳은 대부분 환자나 노약자가 생활하는 공간인 탓에, 유리 칸막이나 비밀 막으로 격리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낀 채 짧은 시간 대화만을 할 수 있도록 방역 조치를 강화된 상태다.

춘천 시내의 한 요양원은 어버이날을 맞아 거리두기와 5인 미만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7일 비대면 면회를 마련했다.

진모(61)씨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요양원에 모신 어머니(86)를 두꺼운 투명 비닐 천막을 사이에 두고 만났다.
진씨는 비닐 천막에 가려져 흐릿하게 비치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평소 자주 손을 잡아 드리지 못한 것이 큰 후회로 남는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가족들이 못 오는 어르신들이 늘자 요양시설 측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해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대전 서구의 한 노인 요양시설은 어버이날 입소자들에게 달아드릴 카네이션 150여 송이를 마련해뒀다.
이곳에서 입소자 142명과 종사자 92명이 생활 중이다.

외출·외박이 금지라서 입소자와 자녀 간 영상통화는 매일 이뤄지고 있지만, 어버이날 모든 입소자가 가족을 만나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투명 창을 마주하고 접견하는 비대면 면회도 가능하지만, 어버이날은 오전 3팀과 오후 3팀 등 예약이 꽉 찬 상태다.

시설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마음대로 모일 수가 없다 보니 특별하게 행사를 준비하지는 못했다"며 "어제 구청에서 꽃을 전달해드렸더니 좋아하셨지만, 아무래도 가족을 마음껏 볼 수 없으니 분위기는 우울한 편"이라고 전했다.

제주도립요양원도 코로나19로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는 입소자들을 위해 조촐한 행사를 마련했다.

요양원 측은 어버이날 노래를 불러드리고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등의 자체 행사를 진행했다.

인원 제한 등으로 직접 면회하지 못한 가족을 위해 영상 편지나 손편지 등 비대면 방식으로 안부 인사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도 열었다.

김용덕 제주도립요양원장은 "코로나19가 어르신들의 일상도 많이 바꿔놨다"며 "가족과 함께 할 수 없어서 아쉬운 어버이날이지만 전 직원이 함께 돌봄에 소홀하지 않도록 더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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