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어버이날이 오면 유독 쓸쓸한 사람들이 있다. 노숙인과 독거노인이다. 최근엔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들을 돌보는 손길마저 뜸해졌다. 당장 한 끼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는 걱정보다 사람의 온기가 더 그리워진 이때, 노숙인과 독거노인을 직접 찾아가 간식을 전하고 기도해주는 단체가 있다.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역하는 '프레이포유(Pray For You, 대표 손은식 목사)'다.
 
 ▲프레이포유 대표 손은식 목사가 영등포 쪽방촌에 거주하는 독거노인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매주 화요일, 서울 영등역 광장에는 노숙인과 노인들이 이른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 있다. 프레이포유에서 준비한 김밥과 계란 등이 담긴 간식 봉지와 마스크를 받기 위해서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무료 급식소 등이 문을 닫자, 당장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 여의찮은 이들은 행여 간식을 받지 못할까 새벽부터 줄을 서기도 한다.

프레이포유 대표 손은식 목사와 자원봉사자들은 차례대로 간식을 나누고, 이들을 위해 기도해주며 영적인 위로를 함께 전한다. 기도는 프레이포유 사역의 정체성이다. 프레이포유라는 이름도 '(거리에서 기도가 필요한) 당신을 위해 기도한다'는 의미다. 물론 기도 받기를 거부하면 강요하지 않는다

프레이포유는 지난 2013년 시작해 8년째 서울의 가장 낮은 곳, 소외된 이웃을 섬기고 있다. 매주 월·화·수는 서울 곳곳 노숙인과 4대 쪽방촌, 목·금은 프레이포유 살림공동체가 있는 중화동으로 아웃리치를 나간다. 보통 간식과 때마다 필요한 물품을 전하며 기도하는 사역을 펼친다. 매주 준비하는 간식만도 700봉지에 달한다.

영등포 쪽방촌도 프레이포유의 섬김이 이어지는 곳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사람의 온기가 더 그리워진 영등포 쪽방촌 독거노인들은 손 목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오는 화요일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노인들은 손자 같은 손 목사와 자원봉사자들의 방문에 그저 반가운 마음뿐이다.

쪽방촌에 거주하는 허경옥(80) 씨는 "화요일마다 혼자 있는 사람들을 찾아와서 불편하거나 아픈 곳이 없는지 챙겨주고 기도해주고 간식도 주니깐 참 좋다"며 "목사님이랑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위로가 되고 혼자 있어도 적적한 게 조금 덜하다"고 말했다.

특히 초라한 행색과 주변 시선 때문에 교회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쪽방촌 독거노인들에게 손 목사와 자원봉사자들의 기도는 큰 힘이 된다. 손 목사는 이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한명 한명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한다.

손 목사는 8년째 거리의 노숙인과 쪽방촌의 독거노인들을 방문하며 지켜봤지만, 이들을 향한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노숙인과 독거노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라며, 특히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주길 당부했다.

손 목사는 "우리가 가장 하기 쉬운 것이 돈을 기부하고 물품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이 선한 사마리아인을 따라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직접 손을 내밀고 온기를 전해 준다면 그들에게 그것보다 더 큰 위로와 선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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