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부부의 세계>. 사랑했던 부부가 이혼하기까지의 과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우리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실판 부부의 세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이혼율은 OECD 평균을 웃돌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을 정도다.
  
최근엔 코로나19로 부부끼리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갈등이 더욱 깊어졌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면접상담 중 이혼 상담이 차지하는 비율은 29.0%로, 2018년과 2019년에 비해 7.4%, 4.3%는 각각 늘었다.
 
이혼 사유는 성격차이와 경제문제, 외도 등 다양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꼽는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  
 
29년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부부관계를 리모델링하고 행복한 가정을 일구는데 앞장서 온 하이패밀리(공동대표 송길원, 김향숙). 송길원 목사는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정작 부부가 될 준비가 되지 않은 채 결혼하는 게 많은 부부들의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송 목사는 “부부가 뭔지 학습하지도 않은 채 어쩌다 부부가 되고 어쩌다 부모가 되니까 비극이 되풀이된다”며 “그저 생물학적 결합이 아닌 영적정서적인 하나 됨을 위해서 학습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부부 문제는 악순환 양상을 띤다. 김향숙 대표는 부부는 가정의 기초라며, 부부에서 시작한 문제는 자녀, 가정, 교회 나아가 사회적인 문제를 양산한다고 우려한다. 즉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 가정이 건강해야 되는데, 가정의 기초는 부부의 건강성에서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부부의 문제는 자녀의 문제로 직결돼 아이들의 심리적·정서적 문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된다”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야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을 텐데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나 분노 등이 다시 대물림으로 이어져서 사회가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부학교를 통해 지난 23년간 많은 부부를 회복시킨 지구촌가정훈련원 원장 이희범 목사. 이 목사 역시 부부가 되기 위한 준비가 꼭 필요하다며, 부부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이 목사는 “많은 부부가 결혼식 준비는 하지만 결혼 준비는 하지 않는다”며 “부부가 먼저 교육되고 부모가 교육되는 것이 시급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부부뿐만 아니라 교회와 국가가 나서 부부 교육 등을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 목사는 “교회, 나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행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돼서 남편과 아내 되는 것, 아버지와 어머니 되는 것을 배우고 사명감을 가질 때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과 사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천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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