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간 서민들 눈물 닦아준 상담봉사의 대가

굿-뉴스99 ‘울산 자원봉사 명예의 전당’ 오른 서귀연 씨

김신규 기자(sfcman87@hanmail.net)

등록일:2021-07-08 8: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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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한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서귀연 씨 ⓒ데일리굿뉴스
“내담자를 상담하다 보면 결국 눈물바다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이야기와 눈물을 한바탕 쏟아내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는다고 해요. 그렇게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들어 드려야죠.”

스트레스를 숙명처럼 끼고 사는 현대인은 자신의 고민을 들어줄 사람을 찾지 못하고 가슴앓이를 할 때가 있다. 거기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질병의 공포 외에 현대인들에게 우울감마저 안겨줬다.

사회적으로 암울한 이 시기에 우울감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는 일은 어느 때보다 값진 치유 효과를 낸다.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 동백봉사회에 소속된 서귀연 씨(67?사진)는 이러한 심리상담 봉사로 고민에 쌓인 사람들을 위로하고 삶의 희망을 주고 있다.

서 씨는 한 지인의 권유로 20대 미혼 시절부터 1988년부터 적십자사 봉사회 소속으로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의 적십자사 봉사회 경력만도 약 33년에 달한다. 특히 최근 15년가량 심리상담가로 활동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사랑의 반찬나눔봉사에 동참하면서 기념촬영. ⓒ데일리굿뉴스

처음 심리 상담을 시작한 것은 탈북자들을 도우면서다. 처음 상담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심리상담 봉사에 대한 개념이 부족할 때였다. 주로 생필품 지원을 할 때 손을 잡고 고충이나 하소연을 들어주기만 했다.

하지만 상담경험이 쌓일수록 관심과 전문성은 향상됐다. 이후 재난심리·산업안전심리상담사 1급 자격까지 획득했다. 자연스레 상담 봉사 수요도 늘어났고 분야와 대상자의 연령이나 계층도 폭넓어졌다.
 
 ▲요양원을 방문해 노인들을 돌보며 상담도 해온 서귀연 씨. ⓒ데일리굿뉴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장사가 안 돼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나 경로당에도 못 나가는 어르신이 느끼는 우울감은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심각했어요. 그런 분들에게 다가가서 상담하면 의외로 정말 고마워하고 힘을 얻으실 때가 많아요. 어려운 시기일수록 사람의 마음부터 보듬는 일이 중요하다고 또 한 번 느끼고 있습니다.”

서 씨가 1∼2시간에 걸쳐 상담하다 보면 학대, 가정폭력 등의 내밀한 상처까지 털어놓으면서 눈물을 쏟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렇게 한두 번의 상담으로도 후련해하며 기운을 얻는 사람들이 많다.

서 씨가 상담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9년 전 베트남에서 시집 온 M 씨를 만났을 때였다. 시어머니와 잇몸과 이빨에 심각한 장애로 정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남편, 두 딸과 살고 있는 가난에 찌든 가정이었다.

M 씨는 서 씨를 만나 상담에 임할 때마다 자신의 상황을 하소연 눈물을 쏟았다. 딸 같은 측은한마음이 든 서 씨는 M 씨의 남편을 위해 대한적십자 사업프로그램을 통해 의료비를 지원받게 했다.

그리고 2년 여 동안 서울대 치과병원에 M씨 부부를 데리고 다니면서 보철치료부터 교정까지 완벽하게 치료받도록 도왔다.  현재 M씨의 남편은 음식도 잘 먹는 등 정상인의 삶을 살고 있다.
 
 ▲지난 6월 30일 ‘울산 자원봉사 명예의 전당’에 선정된 후 기념촬영, 앞줄 오른쪽 두번째 한복차림이 서귀연 씨. ⓒ데일리굿뉴스

33년의 봉사활동 실적을 인정받은 서 씨는 지난 6월 30일 ‘울산 자원봉사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하지만 자신의 이 명예를 서 씨는 모두 남편과 두 아들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서 씨는 “가족의 지원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더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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