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수도권 교회들의 현장예배가 중단됐다. 다른 생활 필수시설과의 형평성논란도 제기된다. 정부의 조치에 대한 교회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수도권 교회들의 현장예배가 중단되며 예배당 앞이 텅 비어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교회만 엄격한 기준 세워"...작은 교회 피해 불가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격상으로 2주간 수도권 내 주일과 주중 예배, 새벽예배가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교회가 주관하는 모든 모임과 행사, 숙박이나 식사가 전면 금지된다. 참석 제한 인원에서 제외하겠다던 백신 접종자도 예외는 아니다.
 
현장 예배 중단에 교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거리 두기 1단계의 경우 좌석 수의 30%, 2단계의 경우 20%로 축소해 대면 예배를 허용했었는데, 거리 두기 격상 전에도 10시까지 운영 가능했던 다중이용시설이 4단계에서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 것과 비교하면, 교회에만 강도 높은 조치를 내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새동산교회 이유승 담임목사는 "백화점, 헬스장 등은 그대로 영업을 하는데 교회만 비대면으로 예배드리라는 조치가 내려져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상가 운영도 일부 제한은 되지만, 교회는 완전히 막아버리는 것이어서 일부 교회들은 막막함을 토로했다.
 
지난해 8월과 12월, 교회 방역 조치 강화방안으로 현장 예배의 문이 닫힐 때마다, 작은 교회들은 비대면 예배를 위해 촬영 장비와 시스템을 갖추려고 고군분투해야 했다. 목회자들은 당시 성도와 헌금이 줄어들면서 건물 임대료를 내지 못했던 아픔이 다시 떠오른다는 반응도 나온다.

백운마을교회 정선남 목사는 "비대면 예배 권고 이후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월세를 내지 못해서 보증금도 찾지 못한 채 지하 예배당을 비워줘야 했다"며 "현재 다른 교회의 식당을 빌려 예배 드리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안양 청소년회복교회 이광칠 목사도 "코로나 이후 예배가 많이 축소 됐다"며 "비대면 예배로 전환되며 촬영 장비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온라인 예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어려움에도 방역지침 적극 협조” 목소리

그동안 대부분의 한국교회가 방역에 성실하게 협조해 온 만큼, 생활필수시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방역 원칙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교회연합 최귀수 사무총장은 "이번 4단계 진입과 방역 실패의 책임은 정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과 교회를 압박하는 조치를 내린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교회가 방역협조에 노력한 것을 고려해 정부도 거리두기 상향시 교회의 자율성을 존중해줬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전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도 성명을 내고, “선별적 방역의 부당성을 밝히는데 힘쓸 것”이라며 예배 제한을 멈춰줄 것을 촉구했다.
 
교회들은 비대면 예배 방침이 정해진 이상,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협력하겠단 입장도 밝혔다.

예수다솜교회 박두진 목사는 "비대면 예배 이후 교회의 성장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예수님이 세상을 섬기셨듯, 낮아지는 마음으로 비대면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교회 조은표 목사는 "예수님이 미움을 받으셨던 것처럼 세상이 교회를 미워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며 "성도들이 어떤 믿음과 삶으로 살아내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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