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고 2분기에 영업이익 12조 5,700억 원, 매출 63조 6,700억 원에 이르는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달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분기에 예상외로 부진했던 반도체가 살아났고, 스마트폰과 TV·가전 등도 기대 이상 선전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삼성전자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2분기 경영실적(연결 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 6,716억 원, 영업이익 12조 5,667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2분기(매출 53조 원, 영업이익 8조 1,500억 원)에 비해 매출은 20.21%, 영업이익은 54.26% 각각 증가한 것이다. 순이익은 9조 6,345억 원으로 73.44% 늘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영업이익(9조 3,800억 원)을 3조 원 이상 웃도는 것이면서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17조 5,700억 원) 이후 11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매출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60조 원이 넘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상반기 매출도 역대 최대인 129조 원을 돌파했다.

1분기에 부진했던 반도체가 살아났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6조 9,300억 원으로, 1분기(3조 4,000억 원)의 2배 이상을 벌어들였다.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에서 거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지속되며 PC용 반도체 판매가 양호했고, 클라우드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용 서버 수요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D램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당초 예상보다 빠른 2분기부터 강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출하량이 시장 전망을 상회했고, D램·낸드 가격 상승폭도 예상보다 컸다"며 "시스템 반도체도 미국 오스틴 공장 정상화로 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갤럭시 S21 조기 출시 효과로 영업이익 4조 4,000억 원의 호실적을 냈던 모바일(IM) 부문은 2분기 들어 신제품 출시 효과가 사라지며 영업이익도 3조 2,400억 원으로 1조 원 이상 줄었다.

인도·베트남 등지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줄고 일부 부품 부족으로 인해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그러나 태블릿·웨어러블 제품 판매 호조와 원가구조 개선, 마케팅 효율화 등으로 작년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소비자 가전(CE)은 미니 LED 제품인 네오(Neo) QLED와 라이프스타일 TV 등 프리미엄 TV와 비스포크 시리즈 등 생활가전 부문이 선전하면서 1조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 펜트업·집콕 수요와 글로벌 주택시장 호황으로 신규 가전 수요도 증가했다.

디스플레이는 2분기에 1조 2,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전했다. 스마트폰용 OLED 패널 가격 강세와 LCD 가격 상승에다 애플의 일회성 보상금(5,000억 원 추정)이 포함되며 수익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시설투자로 반도체 12조 5,000억 원, 디스플레이 6,000억 원 등 총 13조 6,000억 원을 집행했다. 상반기 누계로는 23조 3,000억 원이 투입됐고 이중 20조 9,000억 원이 반도체 시설 투자금액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의 영업이익이 3분기에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서버용 수요 증가와 인텔의 신규 CPU 출시, 고객사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서병훈 IR담당 부사장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지만 시장 수요의 펀드멘탈 자체는 견조하고 반도체 재고가 상당히 감소한 상태"라며 "코로나 이후 하이브리드 근무형태가 확산하며 PC 시장도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5개 레이어에 EUV를 적용한 업계 최선단의 14나노 D램과 업계 최소 셀 크기의 176단 V낸드 출시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파운드리 시장은 5G 보급 가속화, 재택근무 트렌드와 고객사 재고 확보 노력 등이 지속돼 전반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작년대비 20% 매출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상승 랠리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이 70조 원, 영업이익은 15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5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스마트폰과 가전 등의 선전에도 반도체 등 일부 부품 공급 차질과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오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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