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송이가 피어난 향나무 십자가. 33송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나이를 상징한다.ⓒ데일리굿뉴스
          
기독교의 대표적인 상징하면 떠오르는 '십자가'. 십자가의 의미를 다양하게 재해석한 작품 500여 점을 한자리에 만날 수 있는 갤러리가 있다.

십자가 갤러리 'THE CROSS'(운영자 염영식 원로장로·꽃재교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부터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에서 수집된 십자가가 전시돼있다. 모두 갤러리 운영자인 염영식 장로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작품들이다.

염 장로는 디자인 회사 '그리심'을 운영하던 중 기독교를 형상화할 수 있는 이미지가 찾다가 처음 십자가에 관심을 두게 됐다. 이를 계기로 십자가를 만드는 작가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교제하고, 국내외에서 만든 십자가를 구하기 시작했다. 염 장로가 13년 동안 모은 십자가 작품만도 500여 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경기 양평군에 전원주택을 얻고 집 한편에 공간을 마련해 갤러리 ‘THE CROSS’를 열었다. 자신의 삶 속에서 경험한 십자가 은혜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나누기 위해서였다. 하나님 앞에 더없이 귀한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입장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

염 장로는 "은퇴 후 전원생활을 실현하면서 가장 먼저 십자가 전시실을 꾸몄다"며 "십자가를 통해 낙심 가운데 다시 일어나고 새로운 소명을 받는 등의 일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에게 십자가의 은혜와 사랑을 나누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에서는 염 장로가 직접 도슨트(관람객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로 나선다. 갤러리를 둘러보며 작품 하나하나 설명하면 2시간가량 소요된다. 염 장로는 갤러리를 둘러본 후 다양한 작품이 담고 있는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기며 눈물을 흘리는 관람객도 있었다며 이럴 때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하지만 갤러리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어려움도 적지 않다. 작가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면서, 새로운 십자가 작품을 만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염 장로는 뛰어난 작가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작품활동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기독교 미술계를 떠나는 안타까운 현실을 전했다.

염 장로는 "한국적 십자가를 만들 수 있는 뛰어난 작가들이 국내에 약 40여 명 산재해 있지만, 이들마저도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찾아 산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며 "기독 작가들이 작품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이 먼저 교계 안에서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십자가 갤러리 'THE CROSS' ⓒ데일리굿뉴스

[천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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