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이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29일 뒤늦게 알려졌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왼쪽)와 정철승 변호사(사진출처=연합뉴스)

유족 측 정철승 변호사는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권위가 피해자 여성 측의 주장만을 일부 받아들였다"며 "피해자 여성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박 시장은 강간이나 강제추행 같은 성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 대개 성희롱 여부가 문제 되는 행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지난 1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직권조사 결과 '피해자에게 한 성적 언동 일부가 사실이며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정 변호사는 "최영애 위원장이 한국성폭력상담소의 대모 격인 점이 인권위의 무리한 결정과 관련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1991년 한국성폭력상담소를 설립하고 초대 소장을 맡았다.

박 전 시장 유족의 행정소송 제기가 알려지자 피해자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도 SNS에 글을 올려 "소 제기는 법치국가에서 시민에게 인정된 권리"라며 "소송 제기 자체가 2차 가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절차를 회피하고 죽음으로 피해자의 법적 권리와 주장을 봉쇄한 자에 대해 비난할 수 있을지언정, 소송을 통해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사람을 비난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전 시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오히려 인권위 결정에 대해 "사망한 박 시장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음을 감안해 인권위가 최대한 신중하게 조사·판단하는 바람에 실제 피해의 최소한만 인정된 아쉬운 결정"이라며 "행정소송을 통해 피해 정도가 더 심각하고 중한 것이었음이 판결문 한 단락을 통해서라도 인정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전 시장 유족 측은 기사에서 박 전 시장이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언급한 중앙 일간지 기자를 상대로 사자명예훼손 소송도 추진 중이다.

정 변호사는 "사자명예훼손 고소는 다음 주 중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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