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교도 합숙소로 이용되던 부지. 2021년 8월 철거 후 모습.ⓒ데일리굿뉴스

경기 과천시 문원동의 한 주택가. 1년 전만 해도 신천지 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도 합숙소 시설로 이용됐던 부지다. 지난 18일 다시 찾았을 때는 입구 전체가 펜스로 가로막혔고 기존에 있던 주택 6개 동은 모두 철거된 채 공터로 남겨져 있었다.

해당 부지에 있던 건물은 신천지가 2009년부터 소유하던 것으로 2013년 과천시의 허가 없이 불법 수리, 개조하면서 교도 합숙소로 이용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시작했던 지난해 2월, 해당 숙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시설은 폐쇄됐고 이후에는 불법 증·개축을 이유로 과천시로부터 철거 명령까지 내려졌다. 불법 개조한 주택을 원상복구 하라는 시의 명령에, 신천지는 결국 지난해 7월 해당 시설을 자진 철거했다.

철거 전 과천 합숙소는 주택 6개 동이 한 구역을 이뤄 흡사 판자촌 형태를 띠고 있었다. 위생이나 화재에도 취약해 보이는 그곳에는 당시 신천지 교도 12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모두 20~30대 젊은 청년들이었다.

인근 주민들은 "시설이 철거되기 전까지는 신천지 교도들이 모여 사는 숙소인지 몰랐다"며 "철거 이후로는 인적이 끊어져 누가 드나드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합숙소 경험이 있는 탈퇴자와 이단 전문가들은 철거 이후 청년들은 모여 살 수 있는 또다른 장소를 구하거나 일시적으로 귀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구리이단상담소 신현욱 소장은 "무리 지어 원룸이나 셰어하우스 등 다른 거주 공간을 찾아 지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최근에는 지낼 곳이 마땅하지 않아 가출했던 청년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략일 뿐 가족의 품으로 완전히 돌아간 것은 아니라고 신 소장은 설명했다. 
 
 ▲신천지 교도 합숙소로 이용되던 부지. 2020년 3월 철거 전 모습.ⓒ데일리굿뉴스

합숙소는 주로 강사나 전도사, 특전대(전도 특공대) 등 일주일 내내 전일 사역을 하는 이들이 주로 이용한다. 지파별로 운영하는 신천지 합숙소는 노출되지 않은 곳도 많다. 

전일 사역자는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종일 포교 활동에 매진한다. 지역장이나 구역장급의 중직을 맡고 있거나 사역을 위해 학업과 직장을 포기하고 온 청년이 대부분이다.

한 이단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일부 합숙소가 폐쇄되면서 합숙을 통한 교도 관리에 타격이 입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비대면 상황을 겪으면서 신천지 측이 오프라인 못지않게 온라인 통제·관리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천지는 코로나19 이후 은밀했던 포교전락이나 활동이 외부에 노출되자 최근에는 아예 드러내놓고 포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른바 오픈 포교 방식으로 주로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부산 장신대 탁지일 교수(현대종교 이사장)는 "신천지는 이미 이전부터 온라인 포교나 교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상태로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온라인 활용도가 높아진 것뿐"이라며 "숙소 철거 등 시설 이용 중단이 신천지에 주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천지는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내부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신천지의 전방위적 포교 활동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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