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희 작가와 대표작 '아버지'. 손 작가의 전시에는 ‘아버지’라는 글씨가 항상 등장한다. ⓒ데일리굿뉴스
2002년을 뜨겁게 달궜던 한일월드컵 당시 ‘오! 필승코리아’라는 문구를 직접 쓰며 서체로 개발해 이목을 끌었던 인물이 있다. 바로 손영희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손 작가는 월드컵 이후 지금까지 작품활동과 재능기부에 힘써왔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작품활동에 타격을 입었지만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공감의 장을 열었다.
 
손 작가의 글씨 작품을 모은 전시회는 경기도 양평에서 만날 수 있다. 300여 평의 공간에 종이와 천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 100여 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 중에서도 단단한 종이 위에 새겨진 ‘아버지’라는 큰 글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손 작가의 전시에는 ‘아버지’라는 글씨가 항상 등장하는데, 이 세 글자엔 손 작가의 신앙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손 작가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자라면서 아버지라는 호칭을 불러보지를 못했다"며 "기독교 신앙을 가지면서 하나님 아버지라는 단어가 입에서 터지면서 너무 좋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작품 곳곳에는 기억 속 아버지의 존재를 더듬어보고, 부모의 심정을 적은 애틋함이 새겨져 있다. 손 작가는 종이 위에 바느질하듯 글씨를 새겨 만든 작품들 속에 진정성을 담았다.

무엇보다 손 작가는 관람객들이 글씨를 통해 감동받을 때 진정성이 전달되는 것 같아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손 작가는 "바닥에 앉아서 우시는 분들이 꽤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저도 감사해서 같이 운다.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라는 글씨에서 저와 같은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절절함 속 아버지를 표현해 낸 작품들을 지나면 산뜻하면서도 위로가 되는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관람객들은 다양한 성경말씀을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관람객 A씨는 "마음에 평화가 필요해서 그런지 ‘내게 강 같은 평화’라는 문구를 보는 순간 제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는 느낌이 들었다"며 "글씨전을 통해 하나님의 위로를 받고 가는 시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관람객 B씨는 "9월부터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는데 여기서 ‘걱정하지 말아요’라는 문구가 자주 봤던 글귀임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며 "두려움과 걱정에서 다시 힘을 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손 작가가 모든 작품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데는, 손 글씨로 전할 수 있는 힘을 믿기 때문이다. 손 작가는 앞으로도 글씨를 통해 위로를 전하고 세계 속에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전시는 8월 한달 간 계속되며, 손 작가가 전시장을 지키며 관람객에게 직접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할 계획이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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